재회 상담 후기
하서영쌤/뺨때린 고프저신 여자 내담자/1차 공백기 한달 지난 후기
벚꽃피는계절
2021. 06. 28
어느덧 1차 지침을 보낸지도 어언 한 달이 지났습니다.
상담사님께서 리바운드도 만들어보고 신뢰감 쌓기 연습을 하라고 하셨는데, 다른 지침들은 잘 지켰지만 이것 하나는 정말 되지 않네요.
마음이 가는 사람이 아니면 손톱만큼도 노력하기가 싫은 사람으로서 아직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으니 대체자면 모를까 리바운드를 만들기가 너무 귀찮습니다.
그래서 다이어트에 관심을 쏟아보았으나 이 역시 잘 되지 않고 있고,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흘러갈 공백기인데 별로 생산적으로 시간을 못 쓰고 있어서 짜증이 나기도 하네요.
저랑 전남친이랑 나이 차이가 꽤 나는데, 저는 30대이니 하루하루가 천금 같기에 카톡 프로필 관리를 잘해서 공백기를 앞당겨보고자 한방 한방 힘실어서 올리기 위해 놀러다니고 사진 찍는 기술이 일취월장한 게 그나마 성과입니다.ㅋㅋㅋ
얘는 프로필 뮤직을 무슨 본인 심경 담은 편지처럼 바꾸는 경향이 있는데, 1차 지침 보낸 뒤로 혼자 난리 부르스를 추는 걸 보고 참 만족했었죠.
그러던 사람이 보름 넘게 프로필에 개미 눈꼽만큼도 변동이 없어서, 처음엔 자존심도 상하고 짜증이 나다가 나중엔 '얘 살아 있나?' 하고 걱정이 되는 지경이 이르렀습니다.
사귈 때, 헤어졌을 때, 이중모션 심했을 때, 아트라상에 온 후까지 모두 종합해서 이렇게 꼼짝 안한 적이 처음이었거든요.
쓰잘데기 없는 '날 잊은 거 아니야?'가 몇번 튀어나왔지만 이론을 아는 내담자가 뇌의 장난 중에서도 극히 하급 어그로에 낚이면 안되죠.
'날 잊은 거 아니야?'에 멘탈 흔들리면 어디가서 아트라상 내담자라고 말하면 안된다 생각으로 그냥 제 할일 하며 지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봐도 이대로 공백기를 상대의 무반응을 보며 지나가기에 너무 약이 올랐어요. 자세히 언급할 수는 없지만 공백기 도중 상대에게 어떠한 연락이 오면 중간에 애프터 쓰고 이후 지침을 받는 식으로 상담 때 전달을 받았거든요.
저는 시간이 천금과도 같기에ㅠㅠ 제 나름 계산적으로 프로필을 짜서 이 기간을 줄여보고자 했습니다, 정말.
그런데 미동도 없으니 얼마나 약이 올랐겠어요?
선연락을 해서 망쳐놀 수는 없는 일이고 제 나름대로 머리를 굴려봤습니다.
보름만에 바뀐 카톡 사진이 아무 쓰잘데기 없는 사진인 걸 보니 리바운드는 커녕 리바운드 머리카락 한 톨도 못 건진 거 같기에 안심하고 제 프로필을 바꿨죠.
마침 약속이 있던 날이었고 예쁜 옷 꺼내 입고 한껏 꾸민 뒤에 풍경 예쁜 곳 가서 사진 잔뜩 찍었어요.
상대가 프로필 뮤직으로 편지 쓰는 사람이란 점을 감안해 저도 프로필 뮤직으로 공격을 하는 전략을 쓰곤 합니다. 대놓고 연애 느낌은 아니지만 애매한 것이 '남자 생겼나? 그냥 노래가 좋아서 했나?' 싶을 만한 거 잘 찾아서 매번 바꿨었죠.
일부러 궁금하라고 한동안 프로필뮤직을 싹 내려놨다가 이번에 바꾼 노래는 상대 타격을 주기 위한 노래로 설정했습니다.
상대가 좋아하는 가수가 있는데, 그 가수가 거의 이별 노래만 부르거든요. 혹시나해서 찾아보니 그 가수가 썸 느낌으로 부른 노래가 유일하게 두 곡 있더라구요. 당연히 약오르라고 그 노래 중 하나를 프로필 뮤직으로 오랜만에 올렸죠.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인데 그걸 딴 남자랑 연애하는 거 같은 상황에 프로필 뮤직 올리니 얼마나 약이 오를까요?
이걸 또 프사랑 같이 바꾸면 하수지, 이왕 패는 거 두 번 나눠서 패자 싶어서 낮에 나가면서 프로필 뮤직만 바꿔두고 그날 찍은 예쁜 사진은 밤 9시 쯤에 올렸습니다. 애매한 상태메세지도 덤이고요.
분명 반응 있을 거라 생각했고 역시 아니나 다를까 자정쯤 지나서 프로필 뮤직을 연달아 두개를 바꿨더군요.
널 사랑한 걸 후회한다는 둥 떠드는 노래 한 곡과 썸이라도 타는 듯한 노래 한 곡이었습니다.
누가 봐도 저 보라는 듯한ㅋㅋㅋ 너무 웃기기도 한데 그래도 공백기 한달이나 지났는데 아직 자존심 부리는 거 보니 좀 짜증나고 정도 살짝 떨어졌어요.
제 연락 기다린다는 듯한 내용이 들어있는 노랜데, 그렇게 기다려지면 자기가 연락 좀 하지^^
나쁜고프심리 발동해서 성질 같아선 새벽에 전화해서 욕이라도 하고 싶더라고요^^;; 저의 신뢰감 쌓기 능력은 멀었나 봅니다.
참 신기한 것은 상대가 원망하고 화내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 1차지침 보낸 날로부터 정확하게 딱 한달째 되는 날이라는 겁니다.
1차 지침을 보내고나면 상대방이 가지게 될 생각이라고 상담사님이 말씀해주신 그대로죠.
1차 지침 보내고 처음 2주는 슬퍼하고 울고불고하는 프뮤 반응이어서 '생각한 거랑 반응이 다르네?' 싶었지만 이제 슬픈 마음 가시고 안정기 접어드니 화도 나나봐요.
제가 요소 하나하나 고려해서 프로필 관리하는 게 어쩌면 소시오패스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ㅋㅋㅋ
그러나 SNS도 안하고, 마주칠 일도 없는 상대에게 제가 쓸 수 있는 전략은 이것이 유일하기에 BORN TO BE 잔머리를 영끌해서 쓰는 중입니다.
어쩌면 중간에 상대에게 리바운드가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난 힘든데 넌 왜 잘지내! 나도 연애 할래 이씽...'하는 중인 것 같거든요.ㅋㅋ
다음 후기는 큰 이변이 없는 이상 2차 지침 보낸 후가 되겠군요. 그때는 신뢰감 잘 쌓는 내담자가 되서 돌아오겠습니다.
게시글 삭제
게시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