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저프녀 재회후기입니다!! (저프고신/20대/CC/2년/60%)
자니
2021. 06. 23
서진쌤 저 기억하시나요??? 상담 때 자꾸 울먹이고 묻는 말에 대답도 잘 못해서.. 전화 끊고 냉수 한잔 마시고 다시 전화하자고 하셨던 내담자입니다ㅜㅜ (이런 내담자는 거의 없을테니까 기억해주시겠죠?)
지금은 언제 그랬나 싶을 만큼 잘 지내고 있어서 그런 제 모습이 너무 부끄러워 서진쌤께 애프터메일은 어떻게 쓰나 걱정될 정도였는데.. 마음을 비우면 재회가 가까워진다는 게 진짜인가봐요ㅋㅋ 남친한테 연락와서 재회가 되었답니다. 메일로 좋은 일 있다고 말씀드렸던 게 바로 이 재회 얘기랍니다! 넘 얼떨떨하고 완벽히 재회가 된건지 확신이 없어서 자세히는 말씀드리지 못했어요ㅜㅜㅎ
재회 얘기는 나중에 할게요. 이렇게 재회 후기를 남기는 게 자랑처럼 보이진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이 있어서 고민도 했었는데, 제가 그랬던 것처럼 제 후기로 누군가는 힘을 얻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이렇게 후기 남겨요. 재회 과정에 대한 얘기는 나중에 할게요!
연애를 시작한 지 반 년 쯤 됐을 때 갑자기 남친이 헤어지자고 했던 적이 있었어요. 너무 갑작스러워서 다짜고짜 매달렸었죠ㅜㅜ (흑역사..) 그랬더니 자기도 내가 완전 싫은 건 아니라면서 자기가 좀 더 절 좋아하도록 노력해보겠다고 해서 다시 만났어요. 그 뒤로는 제 마음이 어땠을지 다들 잘 아실거라 생각해요. 언제 헤어질까 매일매일 두려워하면서 살았어요.
친구 만나러 가서 두 시간만 연락이 안 되도 걱정하는 연락 보내고, 집에 들어갈 때까지 기다린다고 연락하라고 하고, 술에 취해서 제 자취방에 오면 재우고 아침에 해장까지 시켜줬어요. 이렇게 잘해주면 쟤도 날 좋은 여자라고 인정하는 날이 올거야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ㅋㅋ (지금 생각하면 무슨 드라마 여주인 줄;;)
그 땐 이해 못했지만, 제가 봐도 저는 너무 재미 없는 곰 같은 여자친구였을 것 같아요. 잘해주고, 챙겨주고, 걱정해주는 게 당연한 사람. 자기 밖에 없는 사람. 그렇게 6개월을 더 만나고 나니까 또 제가 걱정하던 일이 일어났어요. 아무리 노력해도 더 이상 여자로서 느껴지지 않는대나 뭐래나ㅜㅜ 이번엔 매달려도 너무 단호하길래 포기하고 좋게 마무리했었더랬죠.
사실 저도 정말 할 말이 많았지만 제가 여자로 안 보인다는데 말문이 막혀서 뭐라 말 할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혼자 가슴앓이 하다가 아트라상을 알게 됐어요. 서진쌤이 남자가 그런 말 할 때 도대체 뭐했냐고, 뺨이라도 한 대 쳐야 했다고 저 대신 화를 내주시는데 울다가 웃다가 했네요ㅋㅋㅋㅋ (물론 뺨 치면 재회 되는 것도 아니고, 좋은 대처는 아닌데 험한 세상 살아남으려면 이정도 깡은 있어야 하지 않냐고..ㅋㅋ)
이미 헤어진 지 몇 주가 지났는데, 상담까지 대기 시간이 필요해서 또 불안병이 도져서 댓글로 한 번 징징대기도 했었는데, 친절하게 답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관리자님ㅎㅎ 그렇게 기다린 상담 전화를 받고 서진쌤이 'OO님 전화번호 맞으시죠? 아트라상 한서진입니다'라고 말씀하시는 순간 왠지 모르게 눈물이 터졌어요ㅜㅜ 의지할 사람이 생겨서인지, 목소리가 좋아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위에 쓴대로 중간에 다시 전화주시기도 하고, 차분하게 팩폭?을 선사해주셨어요. 저 같이 여성스럽고 순한 사람들은 이해가 잘 되지 않을 수 있다고, 그건 괜찮은데 끝까지 듣고 노력해야한다고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일단 제 생각 빼고 듣기만 했습니다.
여자는 좋은 여자가 맞고, 남자가 분수를 모르는 것도 맞는데 여자가 너무 프레임 관리를 못했다고 하셨어요. 조금만 덜 예뻤으면, 조금만 덜 착헀으면 6개월 전에 진작 헤어졌을거라고.. 남자에게 저는 좋은 여자고 애틋한 여자지만, 자기는 여자를 소홀히 대해도 여자가 모든 걸 맞춰주고 잘해주기만 하니 사랑하는 마음이 안 생겨서 헤어졌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저는 잘해주고 챙겨주는 게 좋은데, 그런 걸 하면 안 되나요? 저는 남자한테 여우처럼 못할 것 같아요. 밀당도 어려워요ㅜㅜ 같은 한심한? 질문을 하고 맙니다. 상담사님은 빵 터지시면서 안 되면 늘 마음이 식어가는 남자들에게 차이며 살거에요? 하시더니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클 땐 아무래도 상관 없지만, 나만 잘해주고 챙겨주고 균형이 안 맞게 되면 그때부터 문제가 생기는 거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평생 못 잊을 법한 말도 덧붙이셨어요. 남자는 여우 같은 여자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저자세를 보이는 여자에게 마음이 가지 않는 거라구요..... (뜨끔)
맞는 말만 하셔서 그냥 지침이 얼마나 강하고 거부감이 있던 그냥 100% 따르기로 결심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가만히 있었고 공백이 필요 없어져서 지침 문자는 며칠 뒤에 바로 보냈어요. 읽씹이라 불안했지만 어차피 제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생각해서 사진이나 찍으러 다녔네요ㅋㅋ
그리고 한 달 쯤 지났을까? 살만하니까 연락이 왔어요. 다시 만나자는 얘기도 아니었고, 제 집에 자기 짐 좀 달라고 하길래 얼굴 보기 싫으니까 나 없을 때 들어가서 짐만 가져가라고 하고 그날 친구랑 약속을 잡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제가 저렇게 냉정해졌는지.. 진짜 잘 살고 있어서 그랬나봐요ㅋㅋㅋㅋ
실컷 놀고 집에 들어갔더니 남친이 아직 기다리고 있더라구요ㅋㅋ 신고할 뻔 했는데 일단 나가라고 하고 집 앞 놀이터에서 얘기했어요. 지침문자 받고 자기가 그렇게 잘못했나 싶어서 처음에는 화가 났는데, 생각할수록 제가 잘못한 건 하나도 없더래요ㅋㅋㅋ 근데 진짜 자기한테 마음 없는 것 같아서 필요하지도 않은 짐 얘기로 연락했다고 술술 불더라구요? 전 그냥 듣고만 있었더니 자기한테 기회가 없냐고 묻더라구요.
근데 넘 쥐구멍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라ㅋㅋㅋ 누가 그렇게 자신감 없는 목소리로 고백하는데 받아주냐고 넘 늦었으니까 들어가고 나중에 밥이라도 먹으면서 얘기하던가 하자고 하면서 돌려보냈어요. 속으로는 은근히 이거 이렇게 보내면 진짜 자신감 없어져서 연락 안 오는 거 아닌가? 쫄렸습니다 솔직히......ㅜㅜ
상담사님이 남자가 내프 낮아서 조금만 프레임 높여도 타격이 클거라고 하셨는데 그래서인지? 다음날 또 연락이 와서 만났어요. 쫙 차려입고 와서(끝에는 맨날 데이트할 때 쪼리 신던 놈인데..) 안 받아주면 마음 접겠다면서 고백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내 대답도 듣기 전에 안 받아주면 어쩌고 그런 얘긴 왜 해서 점수 깎아먹냐고 구박하고 나서 받아줬어요.
아직 재회하고 얼마 되진 않았지만, 예전처럼 잘 해주네요ㅋㅋ 제가 이번주엔 약속 있어서 주말에 보자고 하니까 삐지기도 하고 이런 게 고프의 삶?인가 싶습니당. 저는 제가 여우가 됐다고는 생각 안 해요.. 하지만 그냥 제가 해야할 말은 하게 된 것 같아요.
찔러보는 짐 연락에는 무심하게 대하는 게 맞고, 자신 없이 고백하는 건 거절하는 게 맞고, 고백하면서 자존심 지키려고 쓸데없는 말하면 구박하는 게 맞잖아요? 이 당연한 걸 못해서 저프레임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쉽지 않겠지만, 쌤이 말씀해주신대로 강단 있는 여자 되겠슴다!!!!
감사해요 서진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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