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정유현 상담사님 감사합니다.
레몬09
2025. 11. 06
안녕하세요. 이 글은 상담 이후 저의 삶의 변화와 정유현 상담사님께 감사인사를 드리기 위해 남깁니다. 한 번 올렸었는데 혼자만 진지한 것 같아서(ㅋㅋㅋ) 부끄러워서 지웠었어요. 그래도 글로 마무리하고 넘어가는게 저 자신에게도 좋은 것 같아 다시 올립니다. 재회에 관한 글이 아니라서 대부분의 분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겠네요. 하지만 한 분에게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 남겨봅니다. 저도 그런 후기를 찾고 또 찾았거든요.
이곳에선 상대방 잘못임에도 이별통보를 받아 고통스러워 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는 반대로 제가 큰 거짓말들을 하고 끝내 이별통보를 받아 상담을 받게 되었어요. 이번 연애에서 저는 자존심은 높은데 자존감은 낮은 기피해야 할 유형이었던 것 같네요. 저도 모르게 그렇게 행동을 해왔고 그게 칼럼에도 수없이 있었습니다. 칼럼을 많이 읽었지만 제 이야기가 되어서야 와닿았네요. 그리고 이런 행동은 '성격'이 아니라 '행동 유형'이란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일반화될 수 있습니다. 이론은 대단합니다. 다들 본인과 상대방의 행동에 대해 알고싶다면 칼럼을 잘 읽어보시면 좋겠어요.
23년 재회상담이 첫 상담이었는데.. 그 때 상담받았던 상담사님은 제가 밸런스가 상당히 좋은 편이라는 격려를 해주셨어요. 하지만 그 말이 무색하게도 정유현 상담사님 말씀에 의하면 제가 이번 연애를 '호러무비'로 만들었습니다. 점점 더 좋아져야 하는데 반대로 저는 나빠졌네요. 그래도 프레임과 신뢰감은 유동적이니 저프저신의 사람도 노력하면 고프고신이 될 수 있을겁니다. 저 또한 고프고신이 되기 위해 노력할거고요.
상담을 통해 제가 왜 거짓말을 했는지, 그대로 보여줘도 괜찮은 사람인데 왜 그러지 못했는지 알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나가는 말로 뭐가 안좋아도 안좋을거라고 하신 것, 편도체 활성화 등의 단어들이 기억에 남네요. 당시에는 대체 편도체가 뭔지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사람을 많이 보시는 전문가이니, 말씀에 힌트를 얻고 정신과에서 뇌파검사를 받았어요. 저의 행동이 저도 이해가 잘 되지 않은 점, 그리고 이전 연애에서는 하지 않던 행동들에 저조차도 혼란스러웠는데 전문가로서 내담자의 편에 서서 걱정해주신게 느껴져서 받아보았습니다.
괜찮을거란 제 예상과는 다르게 뇌파검사 결과는 언제 공황장애가 와도 이상하지 않은 정도라고 했습니다. 많이 당황스러웠는데 다행히 그런 상황에 빠지지 않고 약물치료와 상담치료를 병행할 수 있었네요. 약을 먹고 2주 후부터 굉장히 편안해졌습니다. 이런 편안함이 오랜만이었고 제가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불안에 시달렸다는 걸 알게되었어요. 꾸준히 약을 먹었고 의사선생님 판단하에 지금은 점차 약을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연말 전후로 단약을 해도 좋다는 결과를 받고, 동시에 시작한 심리상담은 상의 끝에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태를 빌미로 저의 거짓말을 회피하거나 외면할 생각은 없습니다. 변명하거나 합리화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도 알고있죠. 거짓말들은 오로지 저의 선택이고 책임도 제 몫입니다. 그리고 원인을 알게되면 원인은 이제 더이상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바뀌는 게 중요하죠. 그 후는 노력의 시간들이었습니다.
못알아 들을 사람이면 상담을 진행하지도 않는다는 정유현 선생님의 그 말씀이 제게 희망이었습니다. 그 말이 저를 때로는 채찍질하고, 달래고, 버티게 했습니다. 상담사님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자존감, 내프는 연애때문에 낮아지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연애를 통해 낮은 자존감과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죠..
자존감이 낮으면 남의 눈치를 겁나 보는데 모순적이게 눈치가 더럽게 없어집니다. 그래서 이별 신호도 잘 못알아차렸습니다.
제가 자존감,내프를 올린 방법은 자신을 긍정하는 것부터 시작이었습니다. 자신을 긍정하지 못하면 자존감이 높을 수 없습니다. 비슷하게 지난 연애를 긍정할 수 없으면 상처가 남고, 상처는 원망을 남깁니다. 내프가 계속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칼럼에서 '지난 연애에 대한 상처'를 운운하는 사람은 왜 자존감이 낮다고 하는지 이제서야 깨달았네요.
두번째는 독서와 운동이었습니다. 제가 왜 거짓말을 하는 바보가 되었는지 돌이켜봤을 때, 그간 성찰이 없었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집에 책이 이렇게나 많은데 읽지 않은지 몇 달이나 되었습니다. 또한 유산소 운동은 편도체를 안정화시킵니다. 불안이 꺼지고, 차분해지고, 말도 잘 하게 됩니다. 판단력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 시야가 넓어져 단기적인 이득인 거짓말을 하는 그런 오류를 범하지 않습니다.
세번째는 명상과 감사였습니다. 명상은 숨쉬는 것만 알아차려도 명상이라고 생각하니 조금 쉬워졌어요. 감사하게 되니 모든 것을 그대로 수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실에 감사하지 못하면, 그래서 현실을 긍정하지 못하면 묘하게 비현실적이 됩니다. 말도 안되는 자신만의 상을 지어놓고 그게 되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지요. 그런 부분에서 많이 벗어났습니다.
정서적 성숙은 타고나는 것도 아니고 우연히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시간과 연습, 배우려는 열망이 필요한 기술과 같은 것입니다.
프레임과 신뢰감은 알고나서 키우면 되는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편안한 마음을 갖게 되었어요.
알게 모르게 저를 가로막던 두려움과 수치심, 분노의 감정들을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이전연애를 현재로 끌고와서 투영하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부끄럽게 살지 않겠다고요.
제가 매일 되새기는 말들입니다.
- 기억할 것 : 프레임, 신뢰감, 자존감, 내적프레임, 도덕성, 지금 이 순간이 행복이다.
- 버릴 것 : 자기연민, 피해의식, 쓸데없는 자존심, 남탓
재회는 포기했습니다. 저로 인한 상대방의 고통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정말 미안한 마음만 들었네요. 그리고 상대방에 대해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되면서 자연스레 마음정리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그저 그 친구 덕분에 떳떳하게 사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어 고맙네요.
정유현 상담사님 감사합니다. 연애나 재회를 넘어서 내담자의 행복과 안녕을 위해서 상담을 해주셨습니다. 사랑했던 사람이 진저리치며 저를 떠난 상황에서.. 제가 못알아들을 사람은 아니라고, 더 나아질 수 있다고 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방법을 찾고 시간이 지나며 많이 편안해졌어요.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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