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처음으로 상대에게 연락 받았습니다 / 서예나 상담사님
타임옴므
2021. 02. 17
안녕하세요. 서예나 상담사님. 상담사님을 역대 가장 괴롭혔던 내담자입니다.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후기에서 저와 비슷한 내담자를 봤는데도 저의 급한 마음에 같은 실수를 저질러버렸네요.
어쩌면 저는 잊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제 자신이 전문직에 종사하면서도 간단한 이치를 잊었습니다.
아무리 똑똑하고 빛나는 신입사원도 그 회사에 10년 넘게 근무한 부장의 일 처리 능력의 발 끝조차 따라가지 못한다는걸요. 내가 아무리 똑똑하고 잘나도 그 업계에서 몇 년간 종사한 전문직을 따라갈 수는 없습니다.
저는 상담 시간 내내 반박을 했습니다. 상담사님이 참다참다 얘기를 들으러 오셨냐, 아니면 하러 오셨나고 역으로 질문하실 정도였습니다. 불편함을 느끼셨을텐데 죄송합니다. 또 도를 넘어선 발언을 한 것도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환불을 여쭤보실 정도면 그 수준이 어느정도였는지.. 가늠이 안되는군요.
어쨌든 저는 1차 지침을 전송한 상태이고 직접 반응을 목격했습니다. 몇달간을 온갖 별 걸 다해도 차단, 무시로 일관했던 사람이 장문의 답장과 전화 2통이 온 것이 지금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그 간단한 지침문자 한 번에 이런 결과를 얻다니.. 저는 이것만으로도 저는 만족합니다. 물론 상담사님은 그 짤막한 지침문자를 짜시는데 몇년의 시간이 걸리셨겠지요.
언젠가 아트라상 칼럼에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TV가 고장나서 수리공을 불렀습니다. 그러자 수리공이 TV 정가운데를 탕 하고 쳤습니다. 그러자 TV가 고쳐졌습니다. 나는 이런 간단한 방법으로 수리가 되었으니 돈을 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수리공이 말했습니다. 이 값은 제가 한 가운데를 치면 TV가 수리된다는 걸 깨달은 10년간의 노력에 대한 값입니다라고요.
참 많은 것을 느끼고 갑니다. 1차 지침만으로 이런 반응이 나온 것도 그렇구요. 반응이 없으신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의심의 끝판왕입니다. 해외로 개인정보가 샐까봐 네이버, 구글 등 모든 사이트에 가입하면서 쓴 아이디, 닉네임, 비밀번호를 정기적으로 바꿀 만큼 강박도 심합니다. 이 후기를 쓰는 것도 용기가 필요 했고, 몇몇 후기들만 빼면 블로그의 거의 모든 칼럼들을 다 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저를 설득해낼 만큼 디테일하게 이론을 정립하신 분들이라면 믿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걸 배우고 갑니다. 그리고 서예나 상담사님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2차 지침에 대한 반응으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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