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쌤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상담 후기 쓸게요~
SUNN93
2021. 01. 08
안녕하세요~ 원래 저는 상담 후기를 빨리 남기는 편이였었는데 이번에는 좀 늦었네요.
이전에 음성으로 시현쌤과 상담 이후, 같은 상대로 연애 유지 문제를 가장한(?) 저의 막장 내프로 문서 상담을 진행하였습니다. 원래는 시현쌤께 다시 재상담을 진행하려고 하였으나, 그 당시 제가 아무 것도 하기싫은, 아무와도 대화하고 싶지않은 쿠크다스 멘탈이였던 관계로 처음으로 문서 상담을 신청하였어요. 서진쌤께서 심혈을 기울여 작성해주신 상담 글을 보며, 야심한 밤 시간대여서 더 그랬는지는 몰라도 저 울었습니다... 엉엉 운건 아니고 쿨찌럭 정도랄까요^^;; 그 정도로 제 멘탈이 완전히 나가있는 상태였어요.
서진쌤의 상담 글을 보며 가장 첫 번째로 든 생각은 '상대방 탓만 하다가는 난 또 다시 같은 문제로 괴로울 것이다' 였습니다. 그 동안 저는 말로는 '나부터 달라지자! 나부터 바뀌자!' 외쳐댔지만, 무의식적으로 '너가 이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나도 이렇게 나쁘게 하지 않았을거야' 가 전제에 깔려있던 것 같아요. 이번 상대뿐 아니라 지금까지 만났던 모든 상대들에게도 같은 생각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 쓰지만 몸에 좋은 약이다~ 라며 서진쌤께서 제게 내밀어 주셨으니, 앞으로 제가 얼마나 잘 받아 먹는지가 중요했죠. 더 이상 상대방의 마음이 아닌, 나의 문제에 대해 고민할 때라고 느꼈어요.
대충 저의 연애 스토리는 이러했습니다. 이 사람과 저는 초반부터 알콩달콩 깨볶는 커플과는 전혀 거리가 멀었어요. 크던 작던, 다툼과 의견충돌의 무한 반복이였죠. 서로를 절대 이해 할수없었던 우리는 하루가 멀다하고 각자의 자존심을 내세우며, 상대방의 가치를 깎기에 여념 없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우리가 평온했던 적을 손에 꼽는게 더 빠르겠네요. 제가 생각해도 이렇게 안 맞는 상대와 반년 넘게 만나온게 참 신기할 정도입니다.
싸우면 화해하고, 다시 싸우고를 반복하던 저희 연애에 예상치 못하게 상대방의 사업 문제가 끼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일 적인 문제로 점점 더 소홀해져가는 상대를 보며 화내고 소리치는건 기본, 무수한 닥달과 원망, 그리고 끝없는 신뢰감 테스트까지... 시현쌤이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셨던 신뢰감 테스트를 전 멈추지 못했었네요.
이렇게 감정적으로 대응하던 결과는 불 보듯 뻔했죠. 그 사람에게 몇 번이나 '난 지금 너를 신경 써줄수 없다. 나 같은 놈 만나지 마라.' 라는 말들로 이별 통보를 듣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어찌저찌 잡고, 그 사람도 어찌저찌 잡히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끝에는 이렇게 이별이 찾아오게 되었어요. 그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그만하자라는 말을 들었을땐 그냥 '알겠다' 짧게 답한 후 아무런 연락도, 그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죠. 그 동안 수없이 그 사람을 설득하고, 잡고, 매달리기를 반복했던 제 스스로에게 한계가 왔음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더 이상 이렇게 전전긍긍하는 제 모습이 싫었어요. 헤어지자고 먼저 말을 꺼낸 그 사람의 행동보다, 사소한 것 하나까지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며, 스스로를 괴롭게 만드는 제 자신의 모습이 더 자존심 상했습니다. 이래서 평소에 내프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네요.
헤어진 당일에는 생각보다 덤덤했어요. 그 이후에도 전처럼 크게 힘들진 않았던 것 같아요. 이별을 하게된 이 상황이 당연히 안타깝고 마음도 좋지 않지만, 지금 당장 상대에게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강박 같은 건 없어요. 서진쌤께서 상황적 문제 + 신뢰감 문제 때문이라고 애프터메일에서 상세하게 설명해주신 터라, 어쩌면 장기전이 될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했거든요. 제가 아직 후폭풍 같은게 오지 않아서 그런 걸수도 있겠지만, 제 나름데로의 여유가 생겼던 것 같습니다.
현재는 지침문자 후 공백기를 가지는 중이예요. 지침문자 반응은 처음엔 읽씹이였다가, 이틀 뒤에 ‘좋은 사람 만나. 행복하게 지내.’ 와 같은 덕담으로 답장이 왔습니다. 전 지침은 잘 지키자라는 주의라, 당연히 지침데로 읽씹했구요. 그 이후에 제 SNS를 끊었더라구요. 예상 못했던 상황도 아니니,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언제까지고 이 사람 행동 하나하나에 흔들릴 순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더 연락 하지않았고, 더 매달리지 않았습니다.
어느 덧 그 사람과 헤어진지 한 달이라는 시간이 다 되어가네요. 전 아직도 이런 제 모습이 좀 어색합니다. 이별 후 이렇게 차분했던 적이 이제껏 단 한번도 없었거든요. 시간이 지나면서 그 사람 때문에 힘들었던 것들이 제 기억 속에서 미화되기도 했고, 그 사람 생각이 자주나고 그립기도 했지만, 그건 이별을 겪으면 자연스레 생기는 심리 현상이라 생각했어요. 사람의 마음이라는건 언제든 다르게 변할 수 있는거고, 이별 후 덤덤하다고 해서 제가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았던 건 아니니까요. 그 사람 입장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저는 이 관계의 끈을 놓지 않으려 노력했던 것에는 자신있어요. 그 사람과 안정적인 연애 유지를 위해 두 번이나 상담을 받았고, '내 방식이 잘못됐을 수도 있겠다' 깨달았고,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으니까요. 그리고 서툴지만 조금씩 그 변화를 위해 노력했고,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예정이예요.
지금도 제 마음을 정확히 정의 할 수는 없지만, '어차피 아쉬울 건 상대방이다. 선택권은 나에게 있다.' 라는 생각으로 내프 올리는데 집중하고 있어요. 전 앞으로 누구를 만나던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고, 많은 시간이 흘렀을 때 죄책감과 자괴감으로 괴로울 사람은 그 사람이 될테니까요. 시국이 시국인지라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하기엔 제약이 많은 건 사실이예요. 그래도 전 요즘 제 생활, 제 자신에게 좀 더 투자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꼭 연애를 해야겠다라는 고집도 부리지 않으려고 해요. 지금은 그 동안 마음 고생 많이했을 저에게 주는 일종의 휴식 기간으로 생각하려고 합니다.
이번 연애뿐만 아니라 지난 제 연애들을 되돌아보면, 전 그 동안 상대방을 사랑할 줄만 알았지,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는 방법은 몰랐던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연애에 휘둘릴 수 밖에 없었고, 상대에게 바라는 것이 더 많아졌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제 인생에 이와 같은 문제들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그러기 위해선 지금껏 그래왔듯이 더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게 되겠죠.
저에게 큰 깨달음을 주시고, 항상 저를 응원해주시고, 제 편에서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셨던 서진쌤, 시현쌤 두 분께 너무나 감사하는 마음이 큰데, 이렇게 후기로만 감사의 인사를 전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안타깝네요. 제가 미숙하게나마 조금씩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드리는게 진짜 감사의 인사가 아닐 까 합니다. 앞으로 연애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두 분이 저에게 해주신 말씀들이 가장 먼저 생각날 것 같네요. 조만간 두 분께 메일로 안부 인사 전해드릴게요~
이 곳에 계신 모든 분들~ 추운 날 건강 잘 챙기시고, 다들 행복해지시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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