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상담받아야할 이유와 자기객관화
yellowjun
2020. 12. 24
2020년초에 상담받고 멘탈을 잡으면서 소위 내적프레임이 올라가고 이후에 이 환상적인 만족감을 글로 표현하고 싶어서 썼던 글인데, 어쩐지 도움이 될 분이 계실것 같아서 올립니다.
저처럼 프사관리에 거부감이 심했던 분이거나 하고싶어도 방법을 못찾은 분들이나... 아트라상 오셨다면 웬만한 글읽기는 하시는 분들일테니 부족한 글이지만 그냥 편하게 읽어주세요.
< 자기객관화의 중요성.>
우리가 상담을 받고 멘탈을 잡고 안정감을 가지게 되는 것은 나 자신에 대해 나도 잘 모르는 내 마음과 나와 상대방과의 관계, 상대방의 마음 등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멀리 떨어져서 생각하면 모든게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이 되듯이 현재와 과거 가 보이고 그렇게 되면 미래가 그려지기 때문에 불안함이 사라진다.
그것을 도와주는게 상담사님의 크나큰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7년전에 험악하고 험악한 연애를 했다. 내 평생 그보다 더 험악한 연애를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주원님이 칼럼에서 언급하신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여자,가 나였다. 애증의 관계였고 고통스러웠다. 증오하지만 사랑해서 놓을수가 없었다.
미치도록 미워해서 막말과 폭언이 난무했지만 서로 놓을수가 없었다.
그 트라우마로 몇 년을 자다가도 심장이 뛰어서 벌떡벌떡 일어났고 차안에서 한시간씩 울어야만 귀가할 수 있었고 살기위해 모든걸 내려놓고 일에만, 오로지 일에만 매진하느라 내 모든걸 내려놓았다. 천만의 다행한 일이다.
그래서 나는 외모도 멘탈도 정신력도 아무것도 챙기지 못했다는걸 지금에야 깨닫게 되었다.
최악의 연애로부터 7년이나 지나고 오래 알고지낸 남자를 연애감정으로 만나게된다. 별볼일 없었던 사람이지만 지금와서는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라는 생각이들었다. 아트라상을 알게된 지금은 그게 바로 리바운드라는걸 알게되었다.
본체가 7년전이라는게 가능한가 하는건 전문가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감정적으로는 리바운드이론에 딱 맞았다.
나하나 사랑하는 마음은 정말 최고라고 생각했고 나중에 이론공부하면서 이해했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 미친연애처럼 나에게 상처는 주지 않겠지, 그런 안도감 때문에 시작된 관계였다.
하지만 그는 멘탈이 너무 나약했고 십몇년을 오로지 나만 바라봤다는 사람이라기에는 사소한 스트레스에 너무 쉽게 나를 놓아버렸다.
갑자기 사람이 사라진 충격에 가질 수 없는 사람이 되어서 별볼일 없다고 여겼던 사람이 순식간에 너무 갖고싶은 사람이 되었고 나는 고통스러웠다.
7년전이 떠올라서 미치도록 고통스러웠고 피해의식에 사로잡혔다.
모두에게 화가났다. 어떻게 지나온 시간인데 싶었다. 어서빨리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만 싶었다.
타 재회 사이트를 찾았다. 그 사이트 후기에는 재회보다 자기자신을 사랑하게 되어서 기쁘다고 했고 내가 바란게 바로 그것이었기 때문에 나는 상담 신청을 했다.
절박함이 있었기 때문에 과감하게 큰돈을 썼다. 재회는 했지만 내가 원했던 근본적인 내가 나를 사랑하게 되는, 관계를 개선하게 되는 컨설팅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그 부분에 대한 요구를 했더니 상담 연장을 얘기했다.
연장하지 않으면 같은 이유로 헤어진다며 협박 아닌 협박을 했는데 그렇게 되더라도 이 수법이 수상하다는 생각에 더 이상 진행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정말로 그말대로 되었다. 그는 또 같은 이유로 잠수를 탔다. 그러나 이번에는 내가 크게 실망을 하게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매이는건 똑같았다. 재회사이트 검색할 때 검색키워드 때문인지 우연히 아트라상 블로그에 들어가게 됐었다.
그때는 재회를 한 뒤였는데 칼럼이 너무 논리 정연해서 꽤 괜찮단 생각이 들어 나중에 시간을 들여 읽어보려고 즐겨찾기를 해두었었는데 두 번째 헤어졌을 때 생각이나서 곧바로 아트라상으로 찾아왔다.
상담을 받고나니 예상대로 처음 찾았던 업체가 너무 무모했고 내가 어리석었음을 알수있었고 재회할만한 상황이라 재회가 된것일뿐 업체의 역할이 있었던게 아닌것도 알게되었다.
상담사님의 객관적인 시각이 나를 정신차리게 해주었다.
머리로 아닌 것을 백번알았지만 마음이 안되던 그것을, 그래서 아닌건 알지만 그래도 만나고는 싶어요, 이던 그 마음을 머리와 일치시키게 도와주시는데 큰 역할을 해주셨다.
물론, 완벽히 일치되지는 않는다.
일말의 복수심 있다. 잠수라니, 얼마나 나를 무시했으면. 이라는 마음 가시지 않는다.
칼럼을 읽어서 그 심리를 이해해도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라는 마음이 불뚝불뚝 튀어오른다. 우선 지침대로 이행한다. 그런데 재회할 마음은 거의 완벽하게 사라진다.
여튼, 가만히 공부를 하면할수록 이사람 7년전 연애의 리바운드였다.
7년이나 지났는데, 리바운드라니, 충격적이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나는 자꾸 7년전의 남자를 이해하고 있다. 노력해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이해가 된다.
그가 왜 내게 막말을 했고 우리가 왜그렇게 상처만 줬는지 이해가된다.
내가 왜 거들떠 보지도 않던 사람이 갑자기 이성으로 다가왔는지 모든게 이해되기 시작한다. 신세계가 열리는 기분이다.
미안하고 안쓰럽다. 나도 전 남자친구들도. 모두 자기 자신을 모른채 서로가 상처를 주고 받는 기분이다.
< SNS란, 자기관리의 중요성, 또다시 자기객관화 >
수없이 많은 칼럼에서 말한다. 지침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보내지마세요. 지침을 이해할 때 보내세요, 라고.
나는 심각한 내상을 입고 나자신을 내려놓고 그저 생존의 목적으로만 살아온 세월이 길어서 외적인 관리를 거의 하지 않고 지내다가 최근 일이년 사이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연애가 아니라 일 때문에 좀 달라져야하지 않을까 싶어서 그때 세련된 지인에게 스타일에 대해 조언을 받고 시키는대로 입었었는데 어차피 스타일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정말 시키는대로만 했다.
뭐 좀 이상한거 같았지만 그게 유행이려니 했다.
나중에 어느 지인에게 그때 내가좀 노력해서 달라졌었잖아, 했더니 그랬었어? 했다.
그랬는데 소위 프사관리라는 것을 하기 시작하면서 나는 그때 몇 번 입어보다가 영 아닌가보다 하고 처박아 뒀던 옷을 꺼내입으면서 도대체 그녀가 왜 내게 그런옷들을 권해줬는지 제대로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옷이 어째서 내게 어울리며 그게 어떻게 이쁜옷인지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건 정말 예뻤고 무엇으로 화룡점정을 찍어야 예쁜지도 알게되었고 그녀에게 감사하기 시작했다.
SNS관리란 유치한 이미지 놀음이 아니라 자기를 사랑하는 아주 기초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알았다.
자기를 꼭 그렇게 유치하게 자기얼굴을 찍어서 카톡따위에 올리는 방법으로 표현해야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렇다고 대답하고 싶다.
누구보다 그걸 유치하게 생각했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을 찍는게 직업이고, 때로 고객을 미리 알아야할 때 카톡을 확인하곤한다.
그러면 자기얼굴을 올린 사람은 외모적으로 괜찮은 사람이라고 판단하고 만난다. 어차피 사진이 잘나오고 못나오는 것은 요즘 시대에 어플이 다할테니까 믿을것이 못된다.
그런줄 알면서도 나는 그것을 유치하게 생각했다. 모순적이다.
그러니까 나는 나에게 자신이 없었다.
그래도 나는 나에게 자신이 없는게 아니라 그런건 유치하고 나는 신비주의이기 때문에 하지 않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신비주의가 꼭 아니라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사진을 찍힌다는 행위는 자기를 시각적으로 객관화 시킨다.
우리는 상담을통해 정신적으로 객관화를 거쳤다면 이 SNS관리를 하기위해 사진을 찍는 행위를 함으로써 시각적 객관화를 하게된다.
무슨말이냐면 자기를 찍음으로 내가 얼마나 못생겼고 못났고 이쁘고 사랑스러운지를 확인하게 된다는 말이다.
내가 이렇게 못났고 뚱뚱했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관리하게 되고 생각보다 사랑스럽고 예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내가 그렇게 형편없지 않다는 자존감을 되찾게 된다.
앞으로 나아가는 나를 발견하는 재미를 느끼면 더 이상그건 상대방과의 싸움이 아니라 나와의 싸움이 되고 사람들이 그 싸움을 응원하면 그것은 싸움이 아니라 즐거움이 된다.
그렇게 나를 사랑하게된다. 나를 사랑하게되면 사람들도 나를 사랑한다.
그 루틴을 찾는 것은 생각보다 그렇게 어렵지않다.
처음이 어렵다. 포기하지 않으면된다. 혼자가 어렵다면 조력자를 한사람만 찾아서 커밍아웃을해도 괜찮다고 본다.
상담을 받은 사실이라든지, 단순히 헤어졌다는 사실이라든지, 뭐라도 좋다.
나는 내가 남성적이고 화장도 치마도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분명7년전 나는 그렇지 않았다. 그때의 사진을 봐도 그렇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나는 화장품도 없지만 화장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화장을 하기위해 유투브를 보고 열심히 따라한다음 동생에게 보여주며 너무 화장이 잘되지 않았냐고 했더니
동생이 어처구니없이 나를 보며 말했다.
예전에 했던 화장을 해놓고 그게 그렇게 자랑스럽냐고. 나는 그냥 예전의 나를 되찾았을 뿐이었던 거다.
그래도 일단 내가 살고봐야겠다. 프사관리, 이거 나 한번도 안해봤고 낯부끄럽다. 안하던 짓이라 상대방이 오히려 자기 의식한다고 생각할거 같고 사람들이 비웃을거 같고 여튼, 못하겠다.
그런데 정말 손발 오그라들 것 같은 기분으로 첫 번째 상담했던 업체에서 반 강제적으로 억지로 했던 적이 있는데 반응은 좋긴했던 기억이 있어서 해보았다.
당사자는 모르겠고 주변사람들이 요즘 연애하는거 티내냐고(헤어진거모르니) 카톡이 온다.
좀 약간, 신기하다. 이 사진이 뭐라고, 싶다. 나중에 남친도 그사진에 제대로 꽂혔음을 알게됐다.
아직 어설프지만 시키는대로 프사관리를 해본다. 아, 이거 계속 이짓을 해야하나 싶다.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강박과 스트레스에 힘들고 핑계를 찾아야해서 힘들고 생전 안하던짓(사진찍어달라는)을 해야해서 여간 불편하고 어렵고 힘든게 아니다.
블로그를 할거라는 핑계 누군가에게 보내야 한다는 핑계 온갖 핑계를 만들어 찍는 사진은 결코 예쁘지 않다.
그러다가 주변에 평소에도 원래 외모관리 프사관리를 잘하는 친구랑 이야기를 하게된다. 헤어진 이야기를 커밍아웃하고 상담얘기는 말하지 않았지만 상대방을 약올리고 싶다고 고백한다.
본격적으로 외모관리와 프사관리 잘 하는걸 도움받기 시작했다.
그래도 어려워하고 힘들어하다가 그냥 이짓을 내가 왜하나 싶어서 굳이 이렇게까지 할필요 있겠나 싶다 했더니 그친구가 그랬다.
그사람 때문에 왜해, 그냥 즐겨, 좋잖아. 자기를 위해서 하는거아니냐고. 예뻐지면 좋지않냐고. 그말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7년전 망가지기전의 내사진을 찾아봤다.
나는 사진찍히는걸 나름대로 즐겼고 여성스러웠고 나름대로 꾸미고 나만의 매력이 있었다. 그걸 모조리 다 내려놨었다.
그렇구나, 싶어서 사진찍히는걸 즐기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다. 두 번째 자기객관화가 시작된다. 소위 카메라 마사지라는 말이있다. 이것은 시각적인 자기 객관화이다.
카메라로 찍힌 자기모습을 3자의 눈으로 보면 자기의 단점이 쉽게 보인다.
그러면 사람은 자기의 단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그러면서 예뻐진다. 나는 사진에 찍힌 나를 보면서 충격을 받기 시작한다.
운동을 하고(운동을 뭐 대단한건줄 알았다. 헬스를 하거나 요가를 하거나 조깅을 하거나 그래야 하는줄, 그런데 그냥 유투브보면서 집에서 그저 팔뚝이나 승모근 하나만을 위한 홈트를 하는것도 충분히 운동이었고, 그것만으로도 마음부터 건강해지고 잠도 잘올수있었다)
피부관리도 다녔고, 머리를 셀프로 만지는것도 잘하는 친구에게 배웠고 유투브, 참 여러모로 배울게 많았다.
그렇게 두달가까운 시간을 너무 쉽게 보내게됐다.
나는 이제 사진찍히면 예쁘게 나오는 내가 좋고, 카메라앞에서 자연스러워졌다.
내 얼굴이 자신이었어졌고 내 얼굴의 어디가 예쁘게 나오는지도 안다. 내 몸은 단점이 너무 많은데 어떻게 입어야 커버할수있는지도 알게되어서 너무 기쁘다.
직업적으로 찍히는 사람의 마음도 이해하게되어 일석이조였다.
이제나는 재회할 마음이 1도 없다. 그정도로 상대방이 좋지않다. 애초에 그정도로 매력이 있는사람이 아니었다.
그걸 알면서도 깨달을 수 없어서 고통스러웠을 뿐인 것을 마음이 몰라서 힘들었다.
나는 7년전에 미치도록 고통스러웠을 때 연애로 인한 정신병은 웬만한 중병보다 치명적이라고 생각했었다.
심장병이나 치명적 외상만큼 치료센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약이 있어야한다고.
하지만 어디가서도 도움받을수 없었고 치료해줄 수 있는곳은 더더욱 없었다.
당연히 심리상담센터 갔었고 인문학 강의도 들었고, 점집도 갔었고, 종교에도 가봤다. 해볼수 있는 모든건 다해봤다.
이런 일이 일어나야 하는 이유를 알고싶었고 어떻게 하면 내가 살아갈 수 있는지 방법을 찾고 싶었지만 아무도 알려줄 수 없어했고 그래봤자 연애잖아, 라는 시선이었다.
나는 오로지 정신력으로 버티는거 말고는 할수있는게 없었다.
그때, 아트라상을 알았다면. 나는 그와 재회하지 않았더라도 그토록 상처받지 않았을 것이고. 최소한 지켜야할 것들을 지키고 끝낼 수는 있었을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때 그럴 수 있었다면 지금 나는 현재의 남자친구와 이렇게 잘못된 관계를 유지하고 또다른 상처를 낳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인간의 이 '원리'를 '발견'했다는 점은 인정해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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