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한서진 상담사님 재회상담 후기
나는나지
2020. 11. 17
서진쌤. 안녕하세요.
약 2주 전에 상담받은 30대 여자 내담자예요.
(저는 30대 초중반 여자/고프저신/60~70%/1년 2개월 연애/결혼 생각 없는 남자)
대략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 후기가 다른 분들한테 희망이 안 될까 봐 좀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 그래도 저의 다짐+생각 정리 겸 써볼게요.
지난번에도 후기 잘 써놓구 망하고 와서 좀 민망하긴 하네요. 남친이랑 위기 왔을 때 내가 써놓은 거라도 좀 읽지.. 이번에 멘붕 올 땐 꼭 이거 보고 이 악물게요 쌤 ㅜ
암튼, 처음 남자랑 시작할 때부터 결혼 생각이 없어 보여서 좀 걱정됐었는데 역시나 이것 때문에 헤어지게 되었어요.
정확히 말하면 확신을 안 주는 남자 때문에 제 내적프레임이 한없이 낮아지고 남자의 프레임이 점점 높아지면서 저는 항상 남자에게 화가 나 있었고 뭘 해도.. '아 얘는 나랑 결혼 안 할 거니까 나에게 헌신을 안 하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나쁜 프레임을 정말 많이 사용했고, 남자는 지쳐서 저에게 헤어짐을 고했어요.
(서진쌤이 저보고 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나쁜 여자라고 하셨는데, 그 부분은 다시 들으면서도 너무 웃기더라고요ㅋㅋ)
실은 저는 작년 12월에 이강희 선생님께 상담을 한 차례 받았었어요.
하지만 지침을 크게 어겼어요. 강수를 두는 거였는데, 정말 끝장이 날까 봐 제대로 쓰질 못했구요.
어찌저찌 1년을 만나왔어요.
강희쌤께 너무 죄송해요! 잘하겠다는 후기도 써놓구 이렇게 헤어짐을 맞이하게 되었어요
제 불안증으로 인해 벌어진 것이에요. 정말 죄송합니다.
20대 중후반 때 헤어진 남친한테 미친 듯 매달려서 거의 혐오 수준으로 제 가치가 떨어진 걸 안 이후로 사람 심리에 대해 공부했어요.
그후 낭만적 사랑에 대한 환상이 거두어지고, 뭔가를 많이 알게 되었는데도 여전히 저는 불안증+낮은 내적프레임으로 인해 상대와의 관계를 망쳤어요.
아무튼, 6년 전에 깨달은 건... 미친듯이 매달리면 그 사람의 프레임에서 빠져 나오는 데까지 너무나 오래 걸린다는 것이었어요.
저는 거의 3년을 허덕였어요. 특히, 남친을 심하게 괴롭혀서 날 엄청 사랑해준 남친을 떠나게 했다는 점에서 엄청난 죄책감에 시달렸어요.
그런 경험이 있어서 이제는 심하게 매달리는 것까진 하지 않아요. (아니, 못 한다고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아무튼 다른 내담자분들도 본인의 미래를 위해 미친듯이 매달리는 건 한번 더 생각해 보세요
그래서 이번에도 상담 말미에 이 일을 하는 게, 제가 상대방을 계속 생각하고 가는 것일까 봐 두렵다고 하니 서진쌤이 내담자분은 '니가 나에게 미련이 있다면 너 하는 거 봐서 그때 가서 생각하겠다' 하는 마음만 가지라고 말씀해주셨던 게 계속 기억에 남네요.
이론 공부를 안 해도 된다는 말이 아니라, 제가 두려워하는 게 어떤 건지 대충 짐작을 하고 하신 말씀인 것 같았어요.
그말을 몇 번이고 돌려 들으면서 위안을 얻어요. 정말 감사해요. (쌤 사실 저런 과거가 있어서 너무 무서운 거였어요ㅜㅜ엉엉)
후기를 보는데 20대 내담자분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 없어요. 아직은 기회가 많으니까요.
그렇지만 어딜 가나 예쁘다, 몸매좋다 소리 들으니까 계속 만나보려고 노력할게요!ㅜㅜ
외모가 나쁘지 않은데도 30대의 소개팅은 힘이 듭니다.
20대 때부터 신뢰도가 문제네요 신뢰도가 ㅋㅋㅋ 한 성깔 하는 거도 한몫하고 이번 남친이랑 만난 지 얼마 안 됐을 때 남친이 "너 왜이렇게 착해?" 이렇게 말했던 적이 있는데 속으로 아주 코웃음을 쳤어요.
니가 아직 내 성깔을 모르는구나?!
사귄 후엔 역시나...ㅋㅋ 그때 자기가 속았다고 ^^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되려면 성깔 좀 죽여야 할 텐데 말이죠. 이번 연애는 남친이 결혼 생각이 없다고 해서 멘탈이 거의 나갔었고, 술만 먹으면 맨날 나쁜 프레임 높이고 그랬어요. 남친이 제 눈치를 보고, 받아주니까 갈수록 더 심해졌던 것 같아요.
남친이 기분 나빠하고 지쳐가는 걸 알았는데, 나한테 확신을 안 준다는 게 저한텐 너무 큰 상처였어서 저도 계속해서 나쁜 프레임높이기를 하게 되더라고요..
진정한 여우가 되는 게 정말 힘드네요. 6년 전에 그렇게 호되게 당해놓고도 말이죠.
많은 분들이 지침 보내기 전에 왜 후기를 쓰는지 알 것 같아요
이번주 주말에 1차 지침을 보낼 건데 지침 날짜가 다가와서 그런지 엊그제 주말부터 마음이 좀 흔들리네요.
하지만 선생님 말씀처럼 머리를 차갑게, 냉정하게 생각하려고 해요.
인생의 갈림길에서 몇 개 선택지가 놓여지는데... 연애라는 문제에서 저는 항상 오답만을 눌렀던 것 같아요.
쌤 말씀처럼 머리론 아는데 그걸 실천을 못 하는... 그런 사람이요
혼자 하는 것들은 자신 있는데, 항상 연애라는 문제에서 저는 왜케 작아지는지.. 나 정말 나쁘지 않은 친구인데ㅜㅜ 이 정도면 괜찮은데 말이죠. 주변 사람들도 제가 아직 결혼을 못 하고 진득하게 연애를 못 하는 걸 의아해할 정도 (물론 그들은 제가 남친만 쥐 잡듯 잡는 걸 모르지요)
실패의 경험이 크다고 생각해서 자기 연민이 너무 큰 게 문제인 것 같아요.
남자 없어도 내 인생 끝나는 거 아니고, 그 누구도 불쌍하게 안 보는데 말이죠. 나만 당당하면 되는데!!!
서진쌤 혹시 <왕좌의 게임>이라는 미드 보셨나요? 거기서 산사라는 캐릭터가 나오는데 극 초반에 산사라는 아이는 왕자와 결혼하는 게 인생의 전부이고, 약간의 허영심도 있는 인물이에요.
하지만 산전수전을 겪으며? 독립적인 사람이 되고 결국엔 한 나라를 다스리는 여왕으로 추대받아요.
산사가 마지막 편인가에서 한 말이 있는데
"난 결국엔 깨닫는다. 조금 늦더라도." 이런 식의 대사를 치는 게 있는데 전 그게 꼭 제 얘기 같더라고요 ㅋㅋㅋ
나도 꼭 깨달아서 멋진 여자가 될거야....하고 ㅋㅋ 좀 더 일찍 깨달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꼬 싶긴 하지만 인생 100세시대잖아요?
암튼, 다시 이번 연애 이야기로 돌아와서 물론 남자에게 상황적인 문제가 있고 결혼 생각이 없는 마음이 확고해서 장기전이 될 수도 있고 쉽지 않은 길이긴 하지만, 제 프레임을 다시 한번 꼭 느끼게 하고 싶고 잊지 못할 여자로 만들어주고 싶어요.
근데 어젯밤 남친이랑 예전에 톡 주고받은 걸 봤어요. 저 정말 못됐네요 쌤..
남친이 주말 출근을 한 날, 늦게까지 일하느라 약속 시간을 좀 미뤘는데 전 또 거기서 기분이 상해서 오늘은 그냥 보지말자고 하고 오빠한테 열받으면 나 인기 많으니까 날 좀 놔줘 이런 말까지 하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오빠는 여자친구한테서 편안함과 휴식이라는 걸 한번도 못 느꼈을 것 같아 미안해요 또 죄책감이 차였는데도 미안한 감정이 이렇게 크다니..
만날 때는 제가 상처받은 거에만 집중해서(얘는 나랑 결혼 안 할 거니까 약속을 이렇게 잡는 거다, 얘는 나를 별로 안 좋아하니까 헌신 안 하는 거다)
그 사람의 노력을 보지 못했는데 상대는 정말 많은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제가 해서는 안 될 말까지 서슴없이 한 게 도대체 몇 번인지.. 셀 수가 없더라고요.
이번 1차 지침도 강력 지침을 받아서 저걸 보내면 내가 또 엄청 상처주는 걸 텐데, 해서 정말 미안하기는 한데 어쩔 수 없겠지요? 오빠 미안해 대성통곡할 것 같네요
상대는 엄청 상처받겠지만, 티를 내거나 흔들림을 보일 것 같지는 않아요. 그냥 읽씹할 듯.
(여태 사귄 제 남친들의 특징은 제 지랄을 잘 받아주다가 마지막에 한번 돌아서면 결코 연락이 없었거든요. 항상그랬어요. 왜왜? 제가 그렇게 싫어? 내가 왜!?)
그래도 프레임은 서서히 상승하는 것이고, 미화되는 것이 있으니 제 프레임이 올라갈 거라 믿어요. (제발!!!!)
아직까지는 카톡 프사 이런 거 변동없고 제 블로그나 인스타도 들어오지 않는 것 같아요 벌써 날 잊었니!? 안돼 이자식아.
위에서 말했듯, 저는 신뢰감 하락으로 미래가 보이지 않아서 헤어진 케이스인데, 신뢰감 지침이 아니라 프레임 높이는 지침을 받았어요.
그 이유에 대해서 꼼꼼하게 다 설명해 주셨고 저도 납득이 되더라구요.
혼자 판단했다면 결코 생각하지 못했을 지침이었을 거예요.
정말 아트적인 지침에 대해 엄청나게 감탄했어요. 떨어져 나갈까봐 진짜... 걱정되는데 아트라상을 믿어보겠습니다!
여태까지 제가 혼자 하거나 쌤들 말 안 들어서 다 망했으니 이번만큼은 꼭 지키고 싶어요!
서진쌤 저 잘 도와주세요. 그리고 이번에는 저도 멘탈 잘 부여잡고 독한 여자 되보도록 노력할게요!!!!
녹음 파일 매일 듣는데, 제 목소리가 너무 기어갈 것 같더라구요ㅜ 쌤 저 원래 밝은 애예요!
서진쌤 남자쌤인 거 상담 하루 전날 알았어요 이강희 선생님도 남자분이더라고요
챙피했어요....
쌤, 이번주에 지침 보내고 반응 좀 살핀 후에 애프터 보낼게요!!!!
감사해요 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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