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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는 단순히 아트라상에 대한 신뢰를 얻고자 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서로의 느낀점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소중한 가치를 얻어가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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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나 선생님 :) 좋은 소식을 전합니다. 결혼했어요.

옹심

안녕하세요, 선생님!

약 1년 전에 음성상담 받았던 연상연하 커플입니다. 기억이 나실는지요.

제 옛 후기도 어딘가에 남아있을 거예요 ㅎㅎ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 그 친구와 결혼했습니다!!

그것도 아주 스무스하게, 코로나를 뚫고요.


내내 고프 모드였던 저였지만 내프가 참 낮아서 연애가 순탄치 않았고, 그 친구가 오히려 다른 곳으로 가고 싶게끔 했다 싶네요.

다시 재회했을 때에도, 제가 멘탈이 아직 미흡한데다 어쨌든 받은 상처가 다 회복이 안 되고, 그 친구도 제가 못 미더워서 저를 시험하는 시기였다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금방 비슷한 이유로 헤어지게 됐구요.

그 친구 또한 심히 낮았던 내프가 많이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올해 초 겨울에는
"에라 모르겠다! 소개팅 앱 장전하자!"로 신나게 보내면서도, 그 친구의 애매꾸리한 이중모션을 그냥 즐기고 있다!
- 까지가 예전 후기의 내용이었을 거예요.


그 뒤의 일들을 가볍게 말씀드리려고 해요.

정말 미친듯이 술도 마시고 떠들고 일도 열심히 하고 신나게 보냈지만, 맘에 차는 친구가 영 - 없고 학업도 다시 바빠져서 조용해졌을 때였습니다.

3월 즈음에 쭉 연락을 이어오던 그 친구가 그동안의 돈을 정산하자느니,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술 한잔을 하자고 하더라구요.

오 그래! 하면서 나갔더니 또 엄청 진지한 표정으로 쭉 얘기를 듣다가 난데없이 "그래. 그럼 진짜 다시 만나보자."라면서 안 어울리게 결의에 찬 표정으로 다시금 저에게 재회를 다짐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울면서 절하고 받았을 텐데, 여유롭게 웃으면서 "뭐야~"하면서 다시 이어졌네요.


그 뒤로는 정말 그 쪽에서 달라졌어요.

일에서도 좀 더 진중해진 모습이었고, 확실히 오래 헤어진 동안 저의 소중함을 매우 현실적으로 깨달은 듯한 모습이랄까요.

아시죠, 멋 모르고 자기 잘난 줄 알고 사회에 나갔다가 이래저래 치인 초년생의 무룩함과 함께... ㅋㅋ

저에게 애정표현도 무지막지하게 쏟아졌고, 저는 정말 한 게 없는데, 본인이 변했는데, 오히려 저에게 "정말 달라졌고 너무 좋다."라고 말하더라구요.


그렇게, 음. 뭐지? 하던 날들이 이어지던 봄이었어요.

저는 문득, 구린 집을 전전하면서 월세 내는 것이 너무 지긋지긋해지고 말았습니다.

그 친구도 너무 열악한 원룸과 무책임한 집주인 때문에 우울증 직전이었구요.

어느 정도의 목돈도 모았겠다, 부동산 정책으로 전세난이 올 거라는 이야기가 슬슬 나오던 때에 저는 그 친구에게 이야기했습니다.

"나 집 살 거야. 안 되겠어."

"엇 진짜? 음... (한참 뒤에) 그렇다면 우리 차라리 허락 받고 전세에서 동거를 시작하면 어때? 어차피 우린 결혼할 거고 - "


음? 결혼???? 얘가????? 나랑 어차피 결혼할 거라고???? 갑자기 뭔 소린가 싶었어요.

몇 년간 이어지던 지긋지긋한 싸움들과, 여차하면 "난 연애도 생각이 없었어. 결혼 생각은 지금도 없어."라는 말을 하던 통에 '아~ 나도 뭐 그냥 연애만 하지 뭐. 결혼은 사치다.'라고 이제서야 제 생각이 바뀌던 때였거든요.


잠시 당황했다가, 저는 하지만 집을 사는 것이 이 친구를 고려하든 말든 당장 중요했기 때문에 으름장을 놓았지요.

"차라리 그냥 혼인신고를 하고, 매매를 하자. 이제 전세난도 올 거고, 다시 집주인들 눈치 보고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상황 자체를 나는 막고 싶어. 게다가 여러 모로 신혼부부 혜택도 받을 수 있을 거야. 어때?"

그 친구는 잠시 당황하더니 말을 이어갔어요.

"어? 어... 어 그럼 나에게 시간을 좀 줄래?"


진짜 이 친구 시간달라는 말이 또 지긋지긋했던 저는 대답했습니다.

"일주일이야. 나는 내일부터 매물을 볼 거고, 결혼하든 말든 나는 무조건 내 집 사서 들어간다."

그리고 그 친구는 다음날 저랑 결혼하겠다고 대답하러 찾아왔답니다.


오히려 그 다음부터는 모든 게 수월했어요.

워낙 오픈마인드에, 다 큰 너희가 알아서 해라 마인드,
+ 오랫동안 저흴 지켜보신 양가 부모님은

"코로나도 그렇고, 돈도 없는데, 결혼식할 돈으로 집에 한푼이라도 보태겠다." 라는 저희의 의견을 존중해주셨구요.

대출이라든가, 인테리어라든가, 이런 외적인 부분이 저희를 힘들게 했지만 덕분에 저희가 더 돈독해지고 서로 의지하고 존경하게 되는 과정을 지나오게 되었다고 느껴집니다.


정말 신기한 것은, 마지막으로 재회한 뒤에는 한 번인가 투닥거렸고, 그 친구가 저에게 "무섭다.."고 더이상 생각하지 않게 되었구요, 혼인신고는 7월에 했지만, 10월부터 같이 살았는데 같이 산 뒤로는 더더욱 좋기만 합니다. ㅎㅎ

그냥 에, 뭐야, 이런 정도고 금방금방 대화가 되구요. 본인은 차라리 결혼해서 좋답니다.

제가 "설마 나랑 결혼한 놈인데 어설프게 굴겠어." 혹은 "설마 나랑 결혼한 놈에게 누가 감히 어줍잖게 접근하겠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자기가 더 당당할 수 있다고...

그런 말 한 적 없는데, 뭔가 그렇게 느껴진다니 신기합니다.


물론 이 친구가 너무 힘들었던 회사를 그만두고 지금 잠시 쉬면서 여유와 건강을 찾아가는 중이라, 더욱 서로에게 너그럽기 때문도 있겠지만요.

그만큼 집에서 바지런하게 집안일도 열심히고, 저 주말에도 일한다고 새벽에 밥 해두고, 참 고맙네요.


개별 사건사건들만 보면, 대부분 나쁜 놈은 명확합니다.

그렇지만 말씀하셨던 대로, 사람은 막상 자기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형성된 특정한 관계가 그런 국면으로 서로를 밀어넣게 된다는 것도요.

내프가 높아진 이들은 언제부턴가 자신도 모르게 여유가 묻어나고, 누군가는 자기가 왜 그렇게 상대에게서 도망가고 회피하고, 잘못된 건지 알면서도 이중모션을 취하고, 등등...

이런 부분들을 대체 "왜!"라고 움켜쥐고 살아갈 뻔 했던 제가, 아트라상 만나고 한 시름 그냥 포기하고 내려놓고, 한 걸음 뒤에서 살펴보니, 이제야 뭔가 좀. 알 것 같습니다.

특히 상대방을 안정시켜주고, 또 그런 상대방에게서 신실한 사랑과 대우를 받는 법을요.


제 남편은 친구라면 사족을 못 쓰던 사람입니다. 지금도 저는 열심히 일하는 토요일 밤이고, 그 친구는 어젯밤도 오늘도 신나게 놀러나갔어요.

그런 와중에도 저와 시간을 보내는 중에 한 마디 하더라구요.

"나는 ㅇㅇ(10년간 베프)마저도, 아주 만약에 나를 배신하거나, 사라지는 일이 있더라도, 누나만큼은 내 옆에 반드시 변치않고 있어줄 거라고 생각해. 그래서 너무 든든하고 힘이 나. 다 너무 좋아."


저 진짜 표면적으로 나타났던 일만 요약하면 별일 다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금 모자라도 덮어주되, 자신을 지킬 수 있을수록 서로 더 애틋해지는 마법. 모두 느끼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좋은 소식을 마무리합니다. 저 잘 살게요, 아트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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