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최시현 상담사님 재회 후기
Sirena
2020. 10. 03
안녕하세요,
아트라상의 오랜 내담자입니다.
그전 상담의 후기는 남긴적이 없습니다. 일단은 완벽한 결말을 이루지 못했다는 생각이 1번 이유였고, 그리고 어딘가에 후기 쓰는것을 싫어하는것이 2번 이유였어요. 저의 흔적을 남기는게 싫어서요. 저의 신상도 상담 중 공개를 꺼렸고, 평상시에도 혹시나 아트라상의 언어들이 입밖으로 나올까 조심하면서 사는 강박적인 내담자에요.
이런 강박적인 성향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후기를 쓰는 이유는 진짜 최시현 상담사님에게 감사해서에요. 전 최시현 상담사님께 2017년부터 수없이 (?) 상담을 받았거든요. 수많은 남자들이 있었고, 알콩달콩 누군가와 사귀고 싶은 마음은 있었는데4년간 어떻게 해도 풀리지 않던 고프저신+ 상황적 신뢰감 있는 내담자의 연애가 드디어 재회로 마무리가 되어 이렇게 후기를 씁니다.
(상담사님, 잘 되어서 후기 쓴다는 약속 지킵니다 ^^)
이번 상담 전 수없는 상담을 하게 했던 저의 고질적인 문제는 바로 고프저신 연애 습성이었던것 같습니다.
나이가 어릴때는 객관적 가치 + 프레임만 가지고도 충분히 남자들을 휘두를 수 있었기 때문에 남자가 파도파도 끝없이 나오는 연애를 할 수 있었고, 한명 가면 또 오고, 한번에 여러번 만나고, 남자를 못살게 구는 마녀같은 여자였어요. 아쉽지 않았어요, 저는 제 객관적 가치에도 자신이 있었고, 만약 나보다 못한 남자라면 목멜 필요없다! 하는 마인드도 강했구요.
그러다가 30대 초반이 지나며 제가 만나는 남자들의 판도가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30대 초중반이 지나는 남자들은 프레임에만 흔들리진 않거든요. 이 나이에는 신뢰감이 매우 중요해지고, 고프저신 여자에 아직도 흔들리는 30대 초중반의 남자는 객관적 가치가 떨어지던지, 아니면 멘탈이 건강한 남자가 아니죠.
객관적 가치가 좋고 신뢰감 좋은 분들은 저를 보며, “본능적으로 끌리기는 하지만 뭔가 진이 빠질것 같다. 너무 어려운 관계일것 같다”는 생각에 썸이 길어지고, 제대로된 연애로 넘어가기 어려워지고요, 객관적 가치가 좋으면서도 저의 프레임에 흔들려 저에게 다가오는 친구들은 너무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연하들이었기에 결국 또 연애 유지가 어렵게 되고요.
그렇기 때문에 전 항상 연애가 매우 어려운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어려운 시기를 거치면서 저 자신에 대해 항상 "내가 문제가 있나? " 하는 생각을 하게 되며 자신이 너무너무 없어졌어요. 내프가 너무 낮아지고 있었고, 그렇다고 나보다 객관적 가치 낮은 애들은 만나고 싶지 않고 그랬습니다. 어찌보면 남자는 많았지만 내실은 없었던 우울했던 기간이 바로 이때였던것 같아요.
아트라상에서 많은 남자 상담을 받았지만, 장기 연애로 상담을 받은적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제 남친은 저보다 연하에 객관적 가치도 나쁘지 않고, 저의 상황적 신뢰감도 이해해주는 남자였어요. 그러나 그는 장기적 연애에 대한 개념이 거의 없고, 프레임에 흔들리는 스타일로, (멘탈 건강하지 않음) 저의 프레임과 객관적 가치가 높았기에 초반에는 저를 엄청 좋아해줬지만, 결국 결혼이 걸린 문제에서 확신 없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여자 문제로 속을 썩이기 까지 했습니다.
시간을 가져보기도 하고 상담사님과 관계유지로 상담을 하면서 관계를 이어나가보려 했지만, 저의 낮은 내프와 휘둘리는 성향에 늘 불안에 떨며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었고, 결국 어느날 남자친구와 결혼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남친에게 “결혼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또 다른 관계유지 문제로 남친에게 실망과 한대 맞은 것 같은 느낌으로 저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너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다가 먼저 명분을 잡아서 헤어지자고 이야기 했어요. 오랫동안 이 관계는 내가 손놓으면 놓아질것 같다는 불안감으로 떨며 지속해왔었기에 어쨌든 무언가 결단을 내려야겠다는 마음은 들었습니다만 그래도, 헤어지자고 말하는 마음은 많이 떨렸습니다. 상대와 잘되고 싶은 마음이 가득인데, 이 관계를 내 손으로 끊는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지요. 하지만 다들 아시는 컬럼에서의 그 구절- “수술을 하면 80%의 확률로 살 수 있다”는 그 구절 아시죠? 이 관계가 잘되려고 해도 이번에 헤어지는것이 맞고, 이 관계가 끝나게 되더라도 나의 프레임을 위해 이번에 헤어지는 것이 맞다고 되뇌이며 이별을 말했습니다.
남친은 태연하게 이별을 받아들이는 척했지만, 몇일 후 집에 와서 매달리는 등 이중모션을 보였고, 아트라상 짬이 있기에 흔들리지 않고 다 돌려보내고 연락을 씹으며 상담을 신청해서 받았습니다.
상담사님이 대처가 매우 좋은편이었다고 말씀주시고, 앞으로 우리가 원하는대로 방향을 잡을 수 있을거라고 말씀주시고, 특히나 남자가 매달리게 될거다 라고 하셨는데, 그 얼마가 대체 몇일인지 가늠할 수가 없어서, 1주일 2주일 지나면서 멘탈 잡는게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이 시기에 술도 많이 마시고, 친구들에게 하소연도 하고, 관리자님께 진상 이메일도 보냈었어요. ^^; 그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 제가 깨달았던 몇가지를 공유합니다.
1) 한달정도는 공백기를 두는게 나를 위해서도 상대를 위해서도 유의미하다. 일단 이별의 충격과 1차적 슬픔등의 감정이 걷히고 맨감정을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에
2) 그 기간동안 SNS 훔쳐보더라도 별 의미없다. 그의 마음도 절대로 편치않고, 편치 않기 때문에 SNS가 조용하던지 아니면 시끄러운 것임. 이거에 절대로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음. (나중에 남친에게 물어보니 SNS 에 했던 모든 행동들은 저 보라고 한 짓이었고, 제가 비공개 계정으로 돌리자 게시물 수랑 팔로워 수를 세어가며 저를 생각하고 있었다고 했어요)
3) 친구들과 상의하고 떠드는건 그닥 도움이 되진 않았습니다. 또한 저는 다른 남자들도 만날 사람은 많았지만 헤어진 극 초반에는 오히려 남친 생각이 더 나고 비교가 되며 멘탈이 더 흔들리더라구요. 조금은 진정이 된 후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습니다.
4) 내프가 낮은 사람들은 상담사님이 좋은 말씀을 수없이 해주고, 좋은 싸인이 수없이 있어도 한개의 나쁜 싸인에 집착하며 부정적인 생각의 루프에 빠지게 됩니다. 저는 상담사님이 좋은 말씀 해주신 부분을 집중적으로 돌려들었어요. “남자가 매달리게 될겁니다” “결혼까지 무난하게 가실거에요”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을거에요” 이런 말들을 상담사님의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거의 뭐 상담내용을 외울 정도! 상담사님이 저의 고막남친이 될 때까지 돌려 들으면서 심리를 조금이나마 안정화 시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헤어진지 1달이 지나고 얼마 되지 않은 시점, 남친에게서 여러 루트를 통해 연락이 오게 되고 드디어 얼굴을 마주하게 됩니다. 물론 이중모션을 보일경우 보내면 되고, 절절하게 매달리면 시간을 가지고 받아주면 된다는 지침은 마음속에 간직한채 제가 할말을 머릿속에 꽉 채우고 만났어요.
남친은 한달만에 수척한 모습이었지만 당당했습니다. 제가 그리웠다고 이야기 했지만 아직도 확신없는 모습? 매달리지 않는 모습에 저는 또 간단히 애프터를 쓰고 남친에게 카운터 펀치를 날립니다. 담담하게 이야기 했어요.
그러자 남친은 당장 그날 밤 집으로 찾아와서 다시 한번 생각해달라며, 제가 자기 인생 가장 중요한 존재라는 걸 이제서야 깨달았고 자기가 노력하겠다, 결혼해달라 등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번에는 이중모션까지는 아니고 제대로 매달린 상황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무언가 100%는 아닌듯한 마음이었습니다.
흡사 “밥이 끓기는 했지만 뜸은 덜들은“ 그런 느낌이랄까요?
저의 낮은 내프도 한가지 이유이기도 하겠지요.
남친이 매달리긴 했지만 그 이후 행동 지침은 남친을 애태우고 프레임을 극도로 끌어올린 후 재회였습니다. 재회 후기를 보면, “재회후 재이별” 이런것들이 굉장히 많지요. 제 생각에 바로 재회가 눈앞에 왔는데, 또 시간을 가지는게, 마음이 불안정하고 내담자 입장에서는 힘든 시간인것 같습니다.
이별한 직후보다 이때의 마음이 참 힘들수 있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재회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어쩌면 바로 이 순간인것 같습니다. 상대가 다시 만나자는 얘기를 꺼내기까지는 상담사님들이 시켜주는대로 하면 사실 어렵지 않거든요. 그 이후에 이사람과 어떤 관계를 이어갈것이냐는 공백기 후, 상대가 재회 의지 표명을 했을때 어떻게 잘 뜸을 들여서 만드느냐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본다는 말을 하고나서 남친은 어떻게든 저와 연락을 이어가고 싶어하는 모습이었고, 저는 답도 해주다가, 다시 잠수타고 연락 안하고 생각해보고 알려주겠다고 했다가 하는 기간을 가졌습니다. 남친이 아트라상 내담자였다면 그의 입장에서는 제가 보이는게 이중모션으로 보여졌겠지요? ㅎㅎ 바로 재회가 가까워 온 순간이지요.
그리고 남친이 집으로 다시 찾아와서 재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재회하는 순간까지도 저는 프레임을 지켰어요. 남친에게 어떠한 조건들을 내세우며 재회를 이야기 했고, 그 조건이 내가 원하는 연애의 기본이다. 그러나 그걸 너에게 강요하거나 해달라는게 아니고, 그런 사람이 너가 아니라면 나는 헤어지는게 맞다고 본다. 그러나 너가 노력하겠다면 나도 우리에게 기회를 다시 주고 싶다고요.
이말을 할때 마음은 진심이었습니다. 한달 반의 기간동안 여러 마음의 흔들림이 있었지만, 그기간 동안 얻은 깨달음은 저는 소중하며 어떤 관계도 나를 버릴만큼 소중한 관계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만약 이 관계가 제가 원하는 행복을 가져다 주지 않는다면 다시 헤어질 각오도 되어있습니다.
재회 전까지 모든 기간을 돌아보면 뜸들이는 기간이 참 힘들었네요. 이별한 직후보다.
저는 이론과 상담내용에 대해 모든것이 완벽하게 이해가 된 상황에서도 힘들었습니다. 그러니 지금 이별에서 재회로 가시는 분들, 본인이 부족해서 마음이 힘들고 괴롭다고 생각하지 않으시기 바래요. 누구나 이별 후 재회로 가는 길은 어렵고 괴로운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못나서 힘든게 아니라, 그 누구라도 이 상황이라면 힘들겠지.. 하고 버티시면 그나마 나을거라 생각합니다.
재회하고 안정되고나서야 완벽한 재회라고 생각해서 후기를 남길까 하다가 그동안의 과정을 돌아보고 저를 돌아볼겸 바로 후기 남깁니다. 별로 길지 않은 시간인데 길게 느껴진 시간이었어요. 지금부터 관건은 관계 유지라고 생각하고, 계속 칼럼과 후기글들 읽으면서 오늘의 마음을 잊지 않고자 해요.
행복한 관계로 가는 길은 단연코 나 자신을 지키는 일인것 같습니다. 그래야 상대에게도 나를 좋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것 같아요. 다시 상담할 일 없으면 좋겠다고, 늘 응원하고 있으니 자신을 가지라고 언제나 도와주신 최시현 상담사님, 그리고 늘 챙겨주신 관리자님 ㅠㅠ 정말 감사했습니다. 저도 앞으로는 안부인사로만 연락드리고 싶어요. 관계유지도 모범생같이 잘 만들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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