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서예나 상담사님/저프저신/1차 지침 전
tired
2020. 09. 22
저는 상대방의 끈질긴 구애 끝에 사귀기 시작하다가 저프저신으로 확률이 너무 낮다고 듣게 된 사례입니다. 이 글은 재회후기도, 지침 후기도 아닙니다. 오늘 적어주신 문서 상담에 대해 담당 상담사님께 피드백을 드리고, 저의 상담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서 입니다.
제가 판단하기에는 저프저신의 상황도 상황이겠지만 상담사님께서 저라는 사람 자체를 판단하셔서 내린 결정이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적은 사연이나 제 지난 말투, 행동들을 보면서 강박을 느끼셨을 것 같아요. 맞습니다ㅎㅎ 그래서 여기까지 일을 그르치게 되었겠죠. 그렇지만 저는 강박이 있으면서도 배움 자체를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고 저와 다른 것들을 인정하는 것도 잘하는 편이기도 합니다. 제가 하는 일도 그게 아니면 힘든 일이거든요.
두 번에 걸쳐 상담지속에 대해서 여쭤보셔서 겁을 많이 먹었습니다. 그 겁은 '재회가 되지 않으면 어떡하지?'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걱정이 되었던건, 이 정도 상황이면 강력지침이 있어야 할거라 생각했고 '강력지침이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였습니다. 이게 저의 태생적인 저프레임 성향인 것 같아요. 남에게 상처를 준만큼 나도 상처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착한아이컴플렉스가 약간 있습니다.
그럼에도 상담을 이어가겠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상담사님이라면 이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시고 어떻게 풀어가실까가 궁금했습니다. 제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0%의 확률이었겠죠. 그리고 상대방은 저를 그저 착했던 여자친구로 기억했을 겁니다. 그러나 상담사님이 판단하셨던 것처럼 저는 지적능력이 높은 편입니다. 연애 경험도 많고 친구들의 연애도 제가 나름의 지침(^^)을 해서 주면 다 잘 풀렸는데 왜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받고 싶었습니다.
상담사님께서는 제가 혹시나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에 상처를 받았을까 걱정을 하셨는데 전혀요... 이미 환불권유의 상황이었고 저도 제 일을 객관적으로 보기 시작하면서 상담사님이 적으신 모든 내용 중에서 상처 받을 말이 단 하나도 없었어요. 그것에 대해서는 너무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처음 상담을 신청할 때까지는 이별한지 얼마 되지 않아 "무조건적인 재회"라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상담이 지연되었고 어느 정도 공백기 동안 시간이 지나게 되니까 제가 원래 인기가 많은 사람이었다는 것, 상대의 친구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상대에 대한 판단을 다시 하게 되면서 재회의지를 살짝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내가..굳이 저런 사람들의 친구와... 끼리끼리인데 상대방도 저 정도인데 내가 너무 과대평가를 하고 있었을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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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님이 주신 지침에 대한 초보 내담자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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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단 문자 지침에 대해서는 저는 너무 만족했습니다. 사실 강력지침을 예상했는데 '아? 이게 될까?' 이렇게 생각했거든요ㅎㅎㅎ 논리적으로 안 맞는다는 얘기가 “절대” 아닙니다..! 저라면 너무 유치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절대 하지 않을 말이었는데 이런 말로 누군가의 마음을 흔들 수 있었다니 놀랐거든요! 그렇지만 약간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침에 나와 있는 곳은 저와 상대방이 각자 일을 하는 곳이거든요. 큰 수정 없이 상담사님의 지침에 약간 동사만 바꿔서 풀어갈 예정인데, 정말 모르겠다면 애프터 메일로 확인받도록 하겠습니다. 확인 부탁드려요!!
2. SNS지침도 알려주셨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제가 하고 있는 모든 행동을 다 적어주셨습니다!! 정말 제 SNS를 보고 계신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어요. 제가 꾸준히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 방법들이 그대로 적혀 있어서, 오히려 제 비법을 남들이 알면 안되는데 싶을 정도였어요^^ 그래서 SNS관리는 평소에 하는 것처럼 꾸준히 진행하면 될 것 같아요. (상담사님과 제가 통한게 있었어요..ㅎㅎ)
3. 제가 판단하기에는 상대방의 자존심에 절대 공백기까지 연락이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원래도 하루 종일 일과 자기계발, 친구와 약속으로 일주일이 꽉 차 있는 사람인데 주신 공백기 동안에도 저는 여러 일정과 약속, 소개팅이 꽉 차 있습니다. 그래서 그 시간동안 지침의 여러가지 반응으로 제 내프가 내려가지는 않을까, 대체자를 안 찾지 않을까 걱정은 안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이런 말씀 드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인기가 많습니다ㅎㅎ). 대신 반응이 오면 판단 후에 애프터 메일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상담을 통해 일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는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안그래도 요새 과거 사진을 정리하면서 원래 이 정도의 사람이었고 그래서 오랫동안 썸만으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 중이었습니다. 헤어짐과 동시에 프레임이 많이 씌워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그런 깨달음에 객관적인 평가까지 더해지니까 오히려 걱정되었던 제 내프는 올라가고 있네요^^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이고 멋있는 사람인지 경험을 해봤으면서도 제 일에 잠시 눈이 멀어 모르는 척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고작 자기 방어적으로 저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며 헤어짐을 얘기한 상대방이 얼마나 스케일이 작은 사람인지를 다시 깨닫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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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이 요새 심적으로 많이 흔들린다는 걸 SNS에서 티를 내고 있고 프사도 아직도 저랑 같이 있을 때 찍은 사진으로 되어 있습니다. 자기는 한 번 아니면 아니라고, 여자친구랑 헤어져도 바로 뒤도 안 돌아보고 다 지운다고 했던 사람인데 왜 그러는지 궁금하네요..ㅎㅎ 사악한 마음이지만 그래서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이 들어서 남은 시간 동안 칼럼과 후기를 읽으며 저희가 약속한 그 날에 지침을 수행할 예정입니다. 어쩌면 재회의지가 사라져서 애프터 메일도 감사메일로 마무리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상담사님 제 상황이 좋지 못한데도 정성껏 지침을 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 걱정(내담자의 내프가 내려가지 않을까...)을 많이 하실 것 같은데 다행히도 저는 상담사님의 생각보다는 조금 더 강한 사람입니다ㅎㅎ 관리자님도 너무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그 강함이 있어 지금의 제 자리에 오게 되었고 또 그 강함 때문에 강박이라는게 생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러한 소중한 시간동안 강박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면서 더 발전적인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이 추분이라던데 앞으로는 더 일교차도 심해지고 추워질 것 같습니다. 몸 조심하시고 다음 메일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다른 내담자 여러분, 저희 모두 좋은 사람과 건강한 관계를 맺었으면 좋겠어요~ 끝까지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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