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저프저신에서 먼저 이별을 고하기까지
Mio1430
2020. 08. 30
안녕하세요.
작년 4월에 첫 상담받아 올해 4월까지 한 남자로 다섯번의 상담을 받은 여자내담자입니다.
사내연애고, 상대와 저 모두 낮은 내적프레임으로 수많은 싸움과 이별을 겪었으며, 프레임과 신뢰감 관리가 모두 안되는 상황을 반복하여 아트라상을 찾아왔어요.
그리고 1년 반 가량 지난 지금은, 먼저 이별을 고했고 재회를 포기한 상황입니다.
마지막 만남으로 50여일이 지났네요.
하나 남았던 애프터 메일로 상담사님께 간단히 상황 말씀드렸었는데 혹시 아주 잠깐이라도 제 뒷 이야기가 궁금하실까봐, 또한 아트라상을 체화하려는 모든 내담자분들께 조금이라도 지나치듯이라도 용기를 드리기위해 씁니다.
저는 처음에 저프저신이었습니다.
좋으면 좋은 티 다 내다 못해 '더' 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싫은건 참고 말 못하곤 했죠.
상대가 선을 넘는 언행을 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널 사랑한다!" 외치던, 전남자친구에게는 한없이 쉬운 여자였어요.
또한 낮은 내적프레임탓에 상대의 마음을 지속적으로 의심하며 신뢰감 테스트를 반복했습니다.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프레임에 민감하여 연애를 오래 지속하지 못하는 상대 특성 상, 역시나 제게 이별을 고했습니다.
그런 상대가 제게 처음 마음을 열었던건 동기로 지내온 시간동안 봐왔던 고신뢰감과 고프레임 모습 때문이겠죠.
결국 이별을 만든건 상대의 문제도 있으나 결과적으로 제 탓이었습니다.
그래서 아트라상 상담들과 수많은 칼럼, 후기와 큐어릴 pdf를 통해 고프레임이 되기까지 많이 노력했습니다.
나는 탑연예인이다, 나는 이런 대우 받을 사람이 아니다, 나는 오빠가 아쉽지않다, 나는 더 나은 남자를 충분히 만날 수 있다.
이 마인드를 행동으로 녹여내기까지 정말 오래 걸렸어요.
상담 지침으로 고프레임이 되기는 정말 쉬웠어요.
하지만 체화되지않은 고프레임은 약이 아닌 독이었죠.
차(상담)를 사서 운전면허증(고프레임 지침)을 땄는데 운전(고프레임 행동)을 못하는 상황이었어요.
그러면 당연히 사고가 나겠죠. 이별을 몇 번 더 반복했어요.
고프레임이 체화되지않으면 올라간 내적프레임도 쉽게 떨어지고 쉽게 저프레임 행동이 나오게 되요.
그래서 그때마다 제가 선택했던 방법은 "멈춤" 입니다.
내적프레임이 낮아져 감정적이게 되고 충독적인 행동을 하게되면 일단 그 행동을 멈추고 빠르게 아트라상 칼럼에서 답을 찾으려했어요.
데이트를 하다가도 상대가 제게 이해가 안되는 행동을 했을 때, 잠시 짬을 내어 아트라상 블로그에 현재 겪고있는 감정과 상황의 키워드를 바로 검색하여 나오는 칼럼을 읽어 상대의 행동을 이해해 신뢰감을 올리고 자연스레 프레임도 올렸습니다.
"이에는 이, 코에는 코" 마인드도 좋았던 것 같아요.
상대가 이성 문제로 저를 서운하게 했을 때 평소라면 서운한 티 내고 싸웠었는데, 세번째 상담쯤부터 쿨하게 넘기는 척하고 저도 이성 친구들과 어울리고 연락도 자주 했더니, 한참 지나고 나서 '내가 그렇지 못해서 네가 이성들과 어울려도 뭐라 안했지만, 나도 이성친구들로 너 속상하게 안할테니 너도 그런 행동들 하지마!' 라고 하더라구요.
이때 완전 쾌감!!
또한 저와는 다르게 새벽 늦게까지 술 마시는 걸 좋아하고 놀 때 연락 잘 안되는 상대였는데,
이 행동도 제가 약속이 있으면 똑같이 행동해주고(프레임 올리기), 약속이 없으면 노는거 터치 안하고 조용히 상대 자취방에 가서 집안일해주고 돌아오는 행동(신뢰감 올리기)으로 바뀌었더니, 어느순간 제가 약속이 있으면 이전에 제가 했던 행동과 비슷한 형태의 행동을 상대가 하더라구요.
제 술모임을 터치한다거나 제가 집 갈 때까지 안자고 기다린다거나 하는 것들이요.
언젠가 상담에서 상담사님이, 고프레임 행동이 자연스럽게 바로 나오지는 않지만 시간을 두고서라도 천천히 나오는 것을 보니 다행이다, 많지는 않지만 위기라고 생각되는 상황에서 고프레임 행동이 나오고 있으니 걱정말라. 라고 했던게 떠오르네요.
음, 그리고 지침문자의 반응 얘기도 해드리고 싶어요.
지침문자는 절대반지예요. 상담 받으신분들 문자 결코 수정하지마세요.
저의 경우, 첫 지침문자 직후 상대는 원망의 문자를 쏟아내더니 그 다음날 저녁 얘기 좀 하자며 집앞에서 두세시간을 기다렸어요.
이때 만남을 거절하다 하는 수 없이 만났는데, 지침문자에서 상담사님이 콕콕 찝어준 부분만 골라 캐묻더라구요.
이때 거짓말해가며 상황 모면하려고 진짜 진땀뺐어요....
또 다음 지침 땐 완벽차단했더니 헤어진지 십여일만에 잠깐 보자는 연락이 왔어요.
한번 튕기고 만났더니 이중모션을 보이며 지침 해명을 요구하길래
"우리는 이미 헤어진 사이이고 난 더이상 오빠에게 해명할 이유가 없다" 라고 하며 프레임을 높였구요.
이때부터 상대는 제 프레임에 헤어나오지 못해 이별하고 재회할 때마다 "너는 정말 여시고 썅년이야.." 라고 했죠.
상대에게 평생 못잊을 여자가 됐다는 생각에 기분 좋았어요.
그 뒤로도 지침 쓰자마자 새벽 4시에 제 자취방으로 찾아온다거나,
찔러보는 연락부터 미련있는 문자가 오고, 부재중 전화나, 안하던 sns를 갑자기 한다거나, 회사에서 인사를 하면 모른척하는 등 좋은 반응들이 꾸준히 나왔어요.
가능성 제시를 조금만 해도 상대에게 만남 제의가 왔고,
5차 상담 후 상대는 제게 모든걸 맞추겠다고 다짐하며 재회를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상대는 3개월만에 결국 제가 원치않던 예전 모습으로 되돌아갔어요.
저는 더이상 상대와 미래가 그려지지않아 예민해졌고, 싸웠고, 그에게 이별을 고했습니다.
상대는 마지막에 '내가 네게 얼마나 노력했는데! 넌 얼마 안 가 후회할거야!' 라고 했죠.
이 말 듣고 내프 올라갔어요. 몇몇분은 이해되시죠?
그래서 스스로 한달의 공백기를 잡았습니다.
그때, 당장은 괜찮아도 며칠만에 마음이 달라져 재회하고싶을 수 있으니, 상담받기 전에 상담사님이 주실만한 공백기일을 미리 혼자 채워 버텨보자 생각했었어요.
그리고 이제 50일이 넘었네요.
아직까진 크게 재회 의지가 생기진 않습니다.
가끔 상담을 받고싶긴 했지만 잠시 지나면 가라앉더라구요.
50일동안 술은 첫 2주간 피했습니다.
헤어진 다음 날에도 평소처럼 운동을 했고, 미뤄둔 집안일을 모두 처리하고 주말마다 사람들을 만났어요.
가족들도 자주 보고, 셀프 사진관에서 프로필도 찍어보고, 친구와 전시회를 가거나 여행, 드라이브를 가며 데이트 한 듯한 사진들도 많이 찍었습니다.
리바도 만들까했는데, 제가 이전 이별에서 섯부른 리바 때문에 오히려 더 비교가 되고 상대가 그리워졌던 경험이 있어서.
리바운드 만드는건 공백기 채울 때 쯤 하는거로 잠시 미뤘어요.
내프가 떨어지는 사건도 있었어요.
3주쯤 지났을 때 상대에게 먼저 리바가 생긴걸 안거죠.
머리로는 네가 많이 힘들구나 싶지만 참 슬프더라구요.
그래서 술김에 전화해봤는데 다행히 차단되어있었어요!
차단된거에 기분이 좋아서 전 sns 관리에 박차를 가했고, 그쯤부터 자연스레 소개팅도 하며 리바운드가 만들어졌어요.
리바의 외모가 제 취향에다, 같이 있으면 전남친 생각이 안들정도로 한없이 다정하고 애정표현도 많았어요.
그러나 프레임이 참 무서워요.
리바 덕분에 내프가 많이 오르고 한달이 이미 일주일이나 지난 시점임에도, 전 전남친에게 다시 전화했습니다.
사실 4주째에 상대로부터 부재중이 한번 오기도 했구요.
차단이 풀려있었고, 저는 전화 연결된 전남친에게 "마지막날 모질게 한게 미안하고 잘지내는지 문득 궁금해서 전화했다. 사실 헤어지기 전 부터 힘들어서 놨던거고 이제는 많이 정리됐다, 만나는 사람이 있고, 그 남자는 오빠와 싸운 것들이 하나도 문제가 되지않더라, 오빠에게 남아있는 감정이라고는 미안함뿐이다"하고 전했습니다.
상대는 그동안 힘들게 지냈고 우울했다고해요.
그게 꼭 저때문은 아니지만 말못한다고는 하네요.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그 감정에 저도 포함이었겠죠.
그 뒤로 전남친에게 하루이틀 간격으로 먼저 연락이 오고있습니다. 상대는 시덥지않은 주제를 던지거나, 가끔 힘들어하는 티를 내고, 어떨 땐 옛날 얘기를 꺼내죠.
그런데도 여전히 저는 재회하고픈 마음이 썩 들지않아요. 그래도 상대가 어떻게 행동하나 조금 더 지켜보고싶어요.
전남친의 프레임이 남아서인지 리바의 행동이 모두 저프레임으로 느껴져서 정리할까 생각도 하고있습니다.
섯부른 리바운드가 아닌, 좋은 리바운드를 만드는게 내적프레임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된다는걸 요즘 많이 느꼈어요.
"나 원래 이렇게 많이 관심받고 사랑받는 여자였지!" 라는 생각때문에 더이상 전남친에게 큰 의미를 두지않는 것 같아요.
선순환, 그게 이런 의미였네요.
제 상황은 이렇습니다.
글을 쓰며 마음이 더욱 무덤덤해졌네요.
상담사님들이 보시고 뿌듯해하시면 좋겠어요.
힘들어하는 분들에게는 정말 예외없이 칼럼대로 되는구나, 내담자들이 모두 떠먹여줘서 재회하고 선순환 그리는게 아니구나하고 조금이나마 깨달음과 의지를 드렸으면 좋겠구요!
전 앞으로 또 아트라상 눈팅 상태로 들어갑니다.
상담사님들도, 다른 내담자분들도, 계속 응원하고 있을게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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