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수현쌤! 오랜만이에요!
뚱이인형
2020. 04. 17
작년 6월 7일에 상담을 받고 몇 달 고생하고 제 부족함 탓에 재회에 실패한 후 정말 오랜만에 아트라상에 들어오네요ㅠㅠ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작년 여름 상담 받았던 고3 여자 내담자예요!
그동안 더 공부하지 않으면 내 다음 연애도 똑같이 엔딩이 좋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갖고 살았으나 두 달에 한 번정도 들어왔는데 들어올 때마다 제가 너무 힘들었던 그 때가 생각나서 글을 읽어나가기가 힘들더라고요 애프터메일을 다 쓰지도 못한 채 끝났었죠 마지막으로 보냈던 애프터메일에 제 전남친과 제 친구가 잘돼가고 있다고까지 말씀드렸던 것 같은데 그때 이후로 저는 많은 일이 있었어요 엄마께서는 제 모습이 정말 제가 죽을 것 같았는지 제 유학을 고민했고 가족들과 여름 방학 내내 얘기하면서 미국이나 영국 쪽으로 자퇴 후 유학을 결정해나가고 있었어요
근데 엄마께서 제 졸업을 조심히 원하시고 비용 문제도 있어서 제가 그냥 그럼 전학이라도 보내달라고해서 원래 살던 곳에서 버스로 6시간 정도 걸리는 곳으로 도망쳐 저 혼자 이사를 와 큰이모네와 고등학교 3학년의 2학기를 무사히 마쳤습니다ㅎㅎ 전학 오기 전 친구들이랑 서로 울면서 미안하다고 얘기도 해가며 잘 끝냈다고 생각하고 올라왔는데 유일하게 제 옆에 있어줬던 친구가 그 친구들한테 왕따도 당하고 도망친 저보다 남아있던 친구들이 2학기는 더 힘들게 보냈던 것 같아요
제 전남친은 제가 전학가고 난 후 수능 전까지 매 야자시간마다 저와 멀어진 친구들과 잘 돼간다는 그 친구와함께 둘러앉아 제 욕을 엄청나게 해대고 제 친구들에게도 욕을 했다는 서식을 들으면서 친구들에게 너무 미안했어요 제 친구들이 너무 힘들어했어요... 저도 전학간 후 번호도 두 번이나 바꾸고 카톡, 애플 아이디까지 전부 새로 만들었어요
친구들이 저랑 연락하는 것 자체로도 욕을 먹길래 제가 그냥 수능 끝날때까지 번호를 바꾸고 친구들이랑 연락을 끊었었어요 지금은 연락 잘하고 있고 그 둘은 여전히 잘 돼가고있는 것 같더라고요 사실 약 8개월동안 제 집에 찾아가지 못하다가 저번주 금요일에 오래 고민하고 오게 되었어요
괜찮을 줄 알았으나 여전히 저는 이 시골동네에서 모자와 마스크를 푹 눌러쓰고 아는 사람을 마주칠까 집 밖을 잘 나가지 않거나 주로 차로 다니고 있어요 잠깐 할머니, 외할머니, 부모님을 뵈러 내려왔는데 오자마자 불면증에 시달리고 올라가서 쪘던 살도 다시 빠지고있어요 이상하게 밤에 자려고 눕기만 하면 제가 숨도 못쉬고 울더라고요
그래서 이틀 정도는 친구들이랑 잤는데 친구들이 없는 어제, 오늘 밤은 어김없네요 전학을 가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수현쌤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제가 너무 작은 세상에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세상엔 저를 좋아해주는 사람들도, 아껴주는 사람들도, 제가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인연들도 정말 많더라고요
대학을 갈 생각이 없던 제가 할머니의 걱정 때문에 수능 끝나고까지 대학도 안넣고 놀다가 급하게 정시로 전문대에 들어갔어요 다행히 수능에 관심도 없던 제가 뜬금없이 국어를 2등급을 맞아서 원래 나름 하던 영어 점수까지 해서 학과 수석으로 장학금도 받게됐어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곳에서 살아가면서 우울하다는 말을 달고 살고 팔에 피딱지가 가득했던 저는 이제 자주 웃고 우울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어요 물론 집에 와있는 지금은 조금 그렇지만...ㅎㅎ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수현쌤께 연애뿐만 아니라 인생에 대한 충고도 배우지 않았나 싶어요
연애도 많이 해보고싶지만 기회도 없고(기회는 만들어나가야하는건데 제 핑계죠 뭐...ㅎㅎ) 아직은 두려움이 더 큰 것 같아요 저는 일단 저를 사랑할 줄 아는 방법을 배워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수현쌤 너무 오래돼서 얘가 누구였지 싶을 수 있으시겠지만 다음에 또 찾아올게요 그때는 지금보다 더 성장한 모습으로 저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으로 돌아오겠습니다
폰으로 작성해서 말이 좀 뒤죽박죽이지만 결론은 그냥 너무 감사하고 저는 이렇게 살고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ㅎㅎ 얼굴은 모르는 사이지만 정말 고마운 분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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