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공수교대 후 존버ing (ft.이강희 상담사님)
뚜루뚜두
2020. 03. 02
안녕하세요? 오늘도 이별을 잘 참아내고 계신가요?
1차 지침 후 반응을 가시적으로 정리할 겸 두 번째 후기를 작성하려고 합니다.
키위드는 그때와 동일하게,
#연상연하 #1차지침 후 반응 #1년3개월 #12월이별 #공백기 #저프저신 #확률80%(1차지침 후 상향)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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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적인 상황은 12월 말일에 헤어지고 1월 중순말쯤에 1차 지침 발송, 공백기 보내는 중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첫 번째 후기에 제 케이스에 대해 전반적으로 설명을 드렸으니, 이번에는 지침과 반응에 대해 작성하려고 해요.
우선 지침은 1년 넘게 만나는 동안 지속적으로 프레임 관리가 되지않아 저프레임으로 헤어졌으니, 프레임을 극도로 높이는 강력지침을 주신 것 같습니다. 상대방과 저는 내적프레임이 낮아 만나는 동안 잦은 싸움이 있었어요. 지긋지긋한 연이라고, 제발 그만 좀 하자고 할만큼 서로 많이 지쳐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 지침은 강력지침 치고는 굉장히 잔잔했어요. 평상시 이 '사랑해서 지랄할게',의 저와는 180도 달랐습니다. 상대에게 예측을 깨어주는 듯한 지침이었던 것 같아요. 지침을 먼저 본 제 스스로도 담담하고 담백하다고 느꼈고, 그럼에도 들어갈 건 다 들어갔다라고 판단했습니다.
신뢰를 보호하면서도 프레임은 극도로 높이고 어느것 하나 빠질 것도 없이, 과하지도 덜하지도 그리고 가장 중요한 덤덤한 멘트. 치고 빠지기.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이 쏙 들었어요. 그래서 효과는요??!
1차 애프터에서 이강희 상담사님 말씀따다 "역대급 자존심 발동 + 아주 좋은 반응", 이라고 하셨습니다.
모든 짐을 정리하고 그 날 저녁 문단 나누기도 1분으로 나눠야 한다며, 강박가지고 심장 쪼여가면서 보낸 지침은 그대로 상대에게 직격타를 날렸고, 다음 날 오전까지 상대에게 10통 넘는 부재중 전화와 심한 자존심 발동의 카톡들을 보이게 했어요.
전 저에대한 미안함과 죄책감 때문에 힘들어하길 바랬는데, 화를 내더라구요. 아핳핳
근데 이건 뭐 차차 지침이 프레임을 높였으니 곧 저를 미화하기 시작할거다, 시간에게 맡겨보자라고 웃으면서 공백기를 보냈습니다.
그 후 며칠 간 상대방의 sns에는 잘 못지내는 듯, 잘 지내는 것 같은? 스토리와 사진들이 올라왔어요. 저는 약간 변태?기질이 있어서 보면서 더 보란듯이 이가는 스타일이라 염탐했지만, 다른 분들은 하지말아주세요 :) 심지어 여자옷 산 흔적도 있고, 모르는 커플링 끼고 찍은 사진도 있었어요 ㅋㅋㅋㅋ 혼자서 부글부글 + 내가 더 잘 지낼거야 딱 기다려, 하면서 프사 바꾸곤 했네요.
그리곤 시작된 지독한 무반응.. 이대로 더 반응이 없으니 저는 내프가 오르락내리락 했지만 그래도 견뎌냅니다. 내심 뿌듯합니다. 연락하지 않고 공백기 지낸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너 없이도 하루를 잘 보내는 가치있는 여자라고 카운터친거란 칼럼을 골백번 더 읽으면서 ㅋㅋㅋ 여기에 카톡사진들까지 더해지니, 효과는 아주 좋아요 :) 저는 정말로 받은 1, 2차 지침처럼 행동하고, 생각하고, 지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집에서 맥주 한 캔하고 청승떨어도 제 프사와 근황은 그 누가봐도 너무나 완벽하게 잘 지내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어떤 날은 슬퍼하고, 어떤 날은 니까짓게?, 어떤 날은 그냥 새로 연애할까봐, 내가 왜 이러고 있을까? 내프다지던 중, 한동안 아무런 반응이 없던 그의 인스타에 모든 사진이 내려가고, 단 한번도 바꾸지 않았던 메인 프사를 변경합니다. 나름 인스타 유명?인인 상대방이 저렇게 나오니 딱 떠올랐어요.
"아, 곧 오겠구나."
제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드디어 자존심발동이 줄고 후폭풍이 시작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혹 선연락이 오지 않아도 그건 분명 막장 내프로 합리화하면서 자존심 지켜내려는 상대의 똥고집일 것이고, 공백기 끝내고 가능성제시하면 무조건 반응오겠다, 싶었어요.
한편으로는 상대도 저처럼 수시로 요동치는 내프에 괴로우면서도 마음속에서 채워지지 않는 공허감과 무기력함에 허덕이고 슬퍼할텐데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에게는 아트라상이 있어 미해결과제도 없고 상대의 허상프레임이 조금씩 벗겨져감에 따라 내프도 올라가고 있으니깐요.
조만간 말씀해주신 공백기가 끝납니다. 그 때쯤엔 상대방의 돌아가신 어머님 생신, 또 제 생일이 있는데 2차 지침에 msg 역할이 되었음 좋겠네요 ㅋㅋㅋ 하루하루 버텨야한다, 할 때는 시간이 잘 안가는 것 같더니 벌써 3월입니다. 이만큼 성장하고 버틴 제 자신에 신기하고 자랑스럽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공백기가 끝날 때쯤엔 조금 더 성숙해져있는 제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어떻게 될진 모르겠지만, 다음 후기는 2차지침 반응, 정말 제 추측이 맞았는지, 재회를 할지 포기를 했을지 가지고 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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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고 싶은 말,
후기 남겨주신 분 중에, "애도기" 에 대해 말씀해주신 분이 계셨던거 같아요.
이별을 받아드리고, 충분히 슬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 이 애도기를 잘 보내지 못하면 오히려 상대의 반응에 따라, 내프에 따라 지침을 어길 확률이 더 높아지는 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이 시간을 잘 보내시는 것이 중요하다, 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 역시도 상대방과 헤어진 후에 대체자를 만들려고 노력하였고, 강희 상담사님도 애프터로 이론이랑 칼럼 붙잡고 있는 것보다 이성 한 명 더 많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고 하셔서 지금도 노력 중이지만, 헤어진 초반에는 더 열심히 누군가를 만나려고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제 성향상 그런 것인질 몰라도, 그렇게 헤어지고 돌아오는 길에 이래도 되나, 마음 한 구석이 그렇더라구요. 더 좋은 조건에, 더 잘난 상대들도 만났지만 아직 상대를 정리못하고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 죄책감을 심어주는 것 같아서.. 에휴 ㅋㅋ
그래서 저는 저를 초점에 두고 살았던 것 같아요. 그동안 못누린 여행, 취미생활, 운동, 쏠로의 시간들을요 ㅋㅋㅋ 그렇다고 아예 리바를 안만들 생각은 아니었고, 혹시나 만나게 될 상대의 이중모션을 대비해서라도 연락하는 이들은 만들어두었습니다. 근래 코로나 때문에 미루(사실 좀 귀찮..;;)었지만 곧 뵙는게 좋겠죠? 더 완벽한 2차지침과 재회를 위해서라두요.
대신 그래도 가장가장 중요한 것은, 고프저신이던, 저프고신이던, 저프저신이던,
1. 지침 바꾸거나 어기지 않기.
저는 흔들릴 때마다 이렇게 흔들려도 상대는 모르게 하리라. 지침을 나에게 맞추는 것이 아니고, 나를 지침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단 한 글자도 바꾸지 않고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재회를 하든 안하든 상대방에게 마지막에 그렇게 매달리던...ㅠㅜㅠ 찌질한 모습으로 남겨져 있고 싶지 않았어요. 평생 잊을 수 없는 여자로 인식되고 싶다는 마지막 자존심? 도 한 몫했습니다 ㅋㅋㅋ
2. 공백기 반드시 지키기.
그리워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 상대도 나도 반성하고 성장할 수 있는 시간, 그 애틋함을 주는 것이 공백기인거 같아요.
1, 2차의 지침의 공백기, 너무너무너무 길어보였지만, 고지가 앞에 보이네요. 내프개막장인 저도 해내고 있습니다!!
잠깐 다시 만나 또 헤어질 거 아니니깐, 스토리가 있는 완전한 재회를 우리 모두 얻어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다들 오늘하루도 존버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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