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서진쌤 중간 반응 후기
마고
2020. 02. 23
안녕하세요. 저는 12월 중순 이별하고 1월초 서진쌤과 상담한 마고라고 합니다.
사실 다른 내담자분들 후기가 너무 디테일하기도 하고...다들 도움되는 말씀들을 잘 써주셔서 그만큼 뭔가 도움이 되는 내용을 써야한다는 생각에 후기를 쓰기 망설여졌어요.
근데 2주 전 서진쌤 애프터메일받고 감사하기도 하고 후기에 적어달라고 하신 대목이 있어서(ㅎㅎ)
이렇게 글을 적게 되었어요!
모든 내담자분들께서 힘든 마음을 안고 이 곳에 오시겠지만 저 역시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헤어지고 나서 2주 정도는 오히려 아무렇지 않다가 그 후로 한달 반 정도를 아무 기력이 없는 사람처럼 살았어요.
왜 살까 하는 생각에 우울증 약까지 처방받아 먹었구요. 집에 혼자 있으면 이렇게 살 바엔 그냥 지금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까지 할 정도였어요.
게다가 저는 사내연애 케이스이고, 상대방이 상사인 상황이어서 마음을 다잡는 게 더 어려웠어요. 일하는 공간이 달라서 매일 얼굴을 보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주변 사람들이 상대방에 대한 이야기만 꺼내도 너무 힘들었고, 사내연애가 으레 그렇듯 비밀연애여서 힘들어도 혼자서만 삭혀야 했거든요.
정말 힘들었지만, 저는 '연락해서 매달리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헤어지기 전부터 텐션이 죽은 상대방때문에 마음이 아팠던 기간이 꽤 되었고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제가 다시 연락해봐야 상황이 좋아지기보단 나빠질 확률이 더 높아 보였거든요.
게다가 저는 자존심이 센 편이어서 상대방에게 제 수를 읽히게 되는 그 상황이 끔찍히도 싫었습니다.
1차지침은 보냈구요. 저는 당연히 상대방의 반응이 덕담일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생각 외로 읽씹이었습니다;;
당황하긴 했지만 후기나 칼럼에서 1차지침 반응은 신경쓰지 말라고 한 게 기억나서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어요.
그 후에도 힘든 마음을 다스려지지 않았고 내프 안정을 위해서라도 애프터를 써야하나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지침을 보낸지 3주 정도 되었을 무렵, 밤 중에 뜬금없이 상대방으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술에 좀 취한 상태였고, 아무래도 같은 회사이다 보니 그 사람도 제 얘기를 자주 들었겠죠?
그것 때문에 전화를 했다고 하더라구요.
그 날은 프레임 최대한 지키면서 제가 먼저 통화를 마무리했고, 그 사람은 저를 만나고 싶어하는 듯한 이야기를 했지만 제쪽에서 시큰둥한 척, 그닥 구미가 당기지 않는 척하고 약속을 잡지는 않았어요.
그 다음날 바로 서진쌤에게 애프터로 도움을 요청드렸는데 제가 연락왔다고, '서진쌤 진짜 뭐예요, 마법사세요?'라고 적었었거든요.
다른 분들께도 서진쌤 정말 믿고 맡길 수 있는 분이라는거 알려드리고 싶어요!
어쩐지 조만간 상대방과 만나게 될 것 같아서 지침도 요청드렸는데 너무 디테일한 내용을 보내주셔서...이제는 만나게 되더라도 잘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애프터 메일 마지막에 적어주신 내용 보고 한참 웃었어요ㅋㅋㅋ 믿음직스럽기도 했구요.
아직 상대방과 재회한 건 아니지만, 첫 연락 후 10일정도 후에 전화가 또 왔었거든요.
첫 번째 전화나 두 번째 전화 모두 왜 제가 본인에게 연락하거나 다가가지 않는지 투정부리는 내용이었어요;; 저는 왜 내가 연락을 해야 하냐는 태도로 일관했구요.
두 번째 통화 때에는 회식같은 거 할 때 본인을 부르기 부담스러우면 본인 측근들 중 골라서 술 사달라고 하거나 하라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하면 자기가 몰래 오려고 그러는건지--...?
아무튼 그냥 알겠다고 하고 그 날도 적당히 마무리했습니다.
통화할 때를 떠올려보니, 헤어질 때 제 마지막 모습이 아닌 상대방이 처음 좋아했던 제 모습으로 저를 인식하고 있더라구요.
1차 지침문자 내용이 그랬던 이유, 공백기를 주시는 이유가 그거였구나 생각했습니다.
사실 상대방에게서 반응이 잘 나와서 기분은 좋지만 다시 만날지, 그냥 다른 사람을 만날지 아직 결정하지는 못했어요.
제가 힘들었던 이유는 이번 이별 과정에서 무슨 수를 쓰더라도 상황을 바꿀 수 없다는 무력감을 많이 느껴서였던 것 같아요.
헤어지고 싶지 않아서 다가갈 수록 상대방은 멀어져가는 것 같았거든요.
그렇다고 제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그대로 끝나버릴 것 같았구요.
하지만 그 때보다 지금 마음이 많이 편해진 건, 이제는 저에게도 상황을 결정할 수 있는 열쇠가 쥐어졌다는 생각 때문일 거예요.
힘들어서 다 망쳐버리고 포기하고 싶은 충동도 정말 많이 들었지만 (특히 저는 욱할 때마다 상대방을 비난하는 문자를 보내고 싶더라고요--;;)
그럴 땐 '서진쌤이 주신 지침을 다 수행하고도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그 때가서 생각해 봐야지' 라고 생각하면서 정말 억지로 참아냈습니다.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고, 어마어마하게 장기전으로 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어쨌거나 전문가가 제시하는 방법이 확률적으로 가장 성공률이 높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얘기가 길었습니다만, 저와 같이 지침을 수행 중이신 내담자분들 모두 힘내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서진쌤, 통찰력에 놀랐고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중간에 제 멘탈 잡아주신 관리자님께도요.
아직 애프터 하나 남았으니 이후의 상황은 메일로 전할게요! 그럼 그 때까지 잘 지내고 계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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