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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후기는 단순히 아트라상에 대한 신뢰를 얻고자 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서로의 느낀점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소중한 가치를 얻어가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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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년 10월에 한서진 상담사님께 상담받은 30대 여성 내담자입니다. 저는 14년도부터 오주원상담사님 칼럼과 후기를 눈팅하며 연애노하우를 쌓다가, 도저히 답이 안 나오는 이별에 멘붕이 와서 19년도에 처음 유료상담을 받았습니다. 사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칼럼과 후기에 이미 답이 다 나와있으니 일단 이론 숙지 먼저 해보시고 상담신청은 신중하게 하시길 권해드려요.

저는 장거리로 시작해 2년간 연애하였고, 남자 쪽의 생존이 걸린 상황적 신뢰감 문제, 남자의 객관적 프레임에 치명적인 하자, 6개월에 걸친 남자의 양다리로 치명적인 신뢰감 상실 등 누가 들어도 막장드라마라고 말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너무 사적인 부분이라 더 적을 수는 없으나 앞서 서술한 부분 말고도 큰 문제가 몇가지 더 있었구요. 사람들이 그런 사람 왜 만나냐고 말할 정도로 제가 절대적 우위에 있는 입장이라 아쉬울것이 없었고 연애는 상대방 눈치 안 보고 편하게 했습니다.

상담 시작도 전에 확률이 거의 없다며 환불권유를 받았었습니다. 상대방은 내프가 형편없는 바람둥이 성향이 있는 남자라고 간결히 말씀하셨어요. 제 잘못은 아무것도 없다고, 아쉬운 점은 더 프레임을 높이지 않은 것과 상담 온 타이밍이 너무 늦은거라 하셨어요. 저도 재회가 안될거라 예상은 했던 부분이라 이성적으론 담담하고 재회를 원하진 않았으나, 성적 배신으로 상대방이 초고프가 된 상황에서 저의 뇌는 끊임없이 추억을 복기시키고 저를 괴롭혔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상담을 진행하고, 지침을 보내고, 공백기도 충실하게 지켰습니다.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며 한가지 결심을 했습니다. 공백기가 지나고도 저는 차단을 풀지 않았고, 모든 추억을 파괴한 그를 죽을때까지 용서하지 않기로 했어요. 아직 서로간 해결되지 않은 문제 하나가 남아 있어서 곧 제 나름대로의 지침문자 비슷한 것을 보낼 예정이지만, 이번 생에서 그와 다시 얼굴을 마주하는 일은 절대 없게 할 생각입니다. 애프터메일 두개 그대로 남아있는데 쓸 일은 없을 것 같아요.

객관적프레임에 치명적 하자가 있는 상대방의 상황을 알면서도, 제가 먼저 반해서 연락을 시작했었어요. 외적인 하자가 문제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멋있는 남자였거든요. 연애하는 내내 상대방은 저에게 아낌없이 사랑을 쏟아주었습니다. 저 역시 상대방에게 그랬구요.

상황적 신뢰감 문제가 터지기 전까지는 모든게 순탄했습니다. 그러나 상황에 문제가 생기며 조금씩 균열이 가다가, 결국은 그의 바람으로 모든 것이 다 무너졌어요. 저를 사랑하던 그 사람의 눈빛과 온도를 기억했기에, 믿을 수가 없었어요. 그 사람이 다른 여자에게 사랑을 말하고 다른 여자와 애정행각을 주고받은 모든 기록들을 보면서도 그게 현실이라는게 잘 인정이 안되더라구요.

처음에 상대방의 바람을 알게 된 그날부터 72시간은 한숨도 못 자고 아무것도 먹지 못했어요. 그 뒤로도 심장이 두근거려 잠을 설치고 거의 제대로 먹지 못해 한달만에 체중이 6kg이나 줄었어요.

그러나 퇴근버스에서 눈물을 뚝뚝 흘릴지언정, 출근하면 눈물을 참고 웃으며 일하는 그런 생활을 6개월 가까이 참 잘 버텨왔네요. 친구도 만나고, 취미생활도 하고, 여행도 가고 마치 아무일이 없었던 것처럼 예쁜 프사로 관리하고, sns에서도 즐거운 모습만 연출하면서 지냈어요. 살이 빠지며 외려 혈색도 좋아지고 주변에서 접근하는 이성들도 많아졌구요. 제가 남친이랑 헤어졌다는 소문이 나면서 제 근무지에서만 5명 이상의 이성이 호감을 표시하더라고요.

뜬금없이 5년 전에 헤어진 전전남친에게서 연락이 와서 만나기도 했는데 여전히 발전이 없기에 다시 차단했습니다. 누구를 만나도 제가 잊혀지지 않았고 자기 잘못만 생각나서 너무 괴로웠다는 말을 들으면서 제 프레임의 위력을 느끼긴 했지만.. 저에게는 이미 프레임이 초기화되어버린 사람이라 아무 감정이 들지 않았어요.

주변에 접근하는 이성은 넘쳐나는데 마음속으론 계속 그 사람과 비교가 되어 아무에게도 마음이 가지 않는 괴로운 시간을 꽤 오래 보냈네요. 이젠 좀 괜찮아지나 싶다가도 또 후폭풍이 오고, 쓸데없이 기억력 좋은 저의 뇌는 그와 나눈 모든 대화를 끊임없이 복기하고 추억을 끌어올려 겉으로만 잘 지내고 속으론 썩어들어가는 그런 상태였어요.

이러다 정말 안되겠다 싶어서 지난달엔 휴가를 내어 멀리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하루에 3만보씩 걷는 여행을 하며 몸을 못살게 굴었더니 마음의 고통이 육체적 고통으로 전환되면서 조금씩 마음이 가벼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육체적 고통이 소멸되는 것과 함께 마음의 고통도 소멸되는 것이 느껴졌어요. 이래서 순례자의 길을 걷는 사람들이 있는건가 싶을 정도로, 육체적 고통 덕분에 마음의 고통이 잊혀졌어요.

이 여행 전에는 누구를 만나도 그 사람과 자꾸만 비교가 되어서 다른 이성을 만나는게 더 큰 고통을 가져왔었는데.. 조금씩 괜찮아지는 것 같아서 소개팅 어플을 돌려 대체자 찾기를 시작했어요. 연애를 시작할땐 30대 초반의 생기발랄하던 제가 이젠 30대 중반에 접어들었어요. 아무래도 20대때만큼 사람이 쉽게 만나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객관적 프레임이 전남친보다는 더 괜찮아보이는 이성 몇몇과 연결이 되더라구요. 그 중엔 저를 사모님(?)으로 만들어줄만한 경제력을 갖춘 대표님도 계셨는데, 성격이 안 맞아서 거절했어요. 저 좋다는 객관적 프레임 높은 남자를 이렇게 걷어차보는게 얼마만인지..

아직 전남친을 잊기에 충분할 정도의 대체자를 발견하지는 못해서 아직도 대체자 찾기는 현재진행형입니다. 한두명씩 만나고 엇갈리고 하면서 점점 더 전남친의 기억은 희미해져 가고, 새로운 사람과 프레임 싸움의 긴장감을 느끼며 대체자 찾기 과정 자체를 즐기다 보니 어느새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긴 했었던건가, 싶을 정도로 그 사람의 존재가 옅어졌어요.

제가 글을 너무 담담하게 써서 제가 그 사람을 얼마만큼 사랑했었는지 잘 안느껴지실수도 있는데.. 사실 저의 이별엔 더 큰 충격적인 상황이 있지만 너무 사적인 부분이고 읽는 분들 충격을 방지하고자 적지 않았어요. 한서진 상담사님은 아시겠죠. 제가 이 사랑에 목숨까지 걸었다는 사실을요. 이별하고서 체중이 10키로나 빠졌어요. 표준체중에서 10키로가 빠지는건, 비만인 사람이 10키로를 빼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죠..

처음 그 사람 만났을때 저는 실성한 사람처럼 한달을 끅끅거리며 웃고 다녔을 정도로 심하게 행복해했었고, 연애 하는 내내 장난치면서 즐겁게 만났었어요. 싸우기도 많이 했지만 너무나 행복한 연애였어서 그 사람을 도저히 미워할수가 없는게 제일 힘들었다고 말할 정도로 뜨겁게 사랑했어요. 부모님 가슴에 못을 박을 수 없어서 그 사람과 연애하는 사실은 가족들에게도 극비사항이었지만, 오래 걸려서라도 주변의 인정을 받고 결혼을 한다면 그 사람일거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러던 제가 지금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준비를 하고 있어요. 인생이란 참... 한 치 앞도 알 수 없네요. 한서진 상담사님은 상담때 운명이라고 생각하는게 차라리 마음 편할거라고, 다 잊어버리고 행복해지라고 하셨어요. 저는 원래 누구와 이별하건 그 후유증으로 2-3년을 고통스러워하고, 연애를 시작하는 것도 끝내는 것도 참 어려워하던 사람인데. 그러던 제가 이런 글을 쓰고 있다니 이상하네요.

연애, 사랑, 결혼.. 다 좋아요. 그런데 제일 중요한건 내가 행복한거에요. 저는 그 사람을 온 힘을 다 해서 사랑했지만, 이제는 재회해도 행복해질수 없는걸 알기에 재회를 포기합니다. 내가 싫다고 떠난 사람에게 미련두지 말아요. 모든건 다 내가 행복하려고 하는거에요. 한번 뿐인 인생, 나를 사랑하며 사세요. 상담을 통한 자아성찰로 내 연애문제가 뭔지 아는건 중요하지만 나를 잃어가며 하는건 사랑이 아니라 일방적인 희생이나 집착이에요. 그러니 행복해지기 위해 본인 중심 잘 잡고 사는 것이 진정한 내적프레임 관리가 아닌가 해요.

아. 글을 쓰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담자 중에 괜찮은 사람끼리 매칭시켜주는 소개팅 서비스 같은건 혹시 해 보실 생각 없으신가요? 재회포기를 하고나니 제가 별 이상한 소리를 다 하네요.. ㅎㅎ

그동안 애써주신 한서진 상담사님 고맙습니다. 핵심 내용이 다 담긴 칼럼과 후기들 무료로 공유해주시는 아트라상 그리고 오주원 상담사님께도 늘 감사하다는 인사를 한번쯤 드리고 싶었는데.. 조금 씁쓸하지만 이렇게라도 뒤늦은 감사 인사 전해봅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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