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아직 공백기 중이에요 (하서영 선생님)
1990s
2020. 01. 22
다들 너무 힘든 심경을 겪고 있을 듯 하지만, 오늘 밤은 저도 조금 힘이 들면서 차라리 여기 있는 분들은 저보다 상황이 낫다는 생각에 부럽기도 하고 한 편으론 더더욱 우울해지기도 하네요.
자세히 쓴다고 누가 알아 볼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세히 상황을 쓰지는 못할 것 같아요.
분명 케이스는 적지만 저와 비슷한 상황의 분들도 계실텐데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합니다.
저는 다른 분들과 달리 연애를 했던 것도 아니고, 짧은 썸 이후 이어지던 짝사랑으로 아트라상에 오게 되었습니다.
첨엔 칼럼들을 읽고 후기를 읽으면서 말이 되네, 아 이럴 수 있겠다, 라는 생각으로 저도 도움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죠.
며칠 뒤 다시 블로그에서 읽었던 칼럼들을 읽으니 또 다시 더 이해가 가고, 개인적으로 바쁜 일이 있어서 생각만 하다가 마무리 되는 대로 상담을 신청해서 받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무엇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짧지 않은 시간동안 제가 너무 심각한 강박 속에서 힘들어했기 때문에 그 동안도 포기하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그러다가 작은 희망이 생기면 또 끌려다니고... 아주 괴로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잘되고자 하는 마음보다는, 독한 말을 듣고 나도 확실하게 잊자, 더 이상 흔들리지 말자는 생각으로 상담을 신청했어요.
제 내프가 워낙 오락가락 하는 시기이다 보니, 사실 상담 신청하는 순간엔 굉장히 기분이 상큼했고 (ㅎㅎ)
이런걸 구구절절하게 쓰고 싶지도 않다는 생각에 사연을 그냥 쭉 대충 써서 넘겨버리고, 다시 읽어보지도 않았는데.
그러다 보니 막상 전화 상담 시간은 조금 비효율적으로 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지금은 듭니다.
다만 제가 더 이상 이 사람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해야 할 지 결정 내리지 못하고 있었고 그 내적 갈등 자체가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일단은 주어진 공백기 동안은 고민을 멈추고, 생각이나 감정 투자를 더 하지 않고 있는 것 만으로도 좀 덜 힘들어지긴 했어요.
여전히 생각 하긴 하지만...
점점 우리 관계에 대해 객관적으로 보게 되고 있는데,
첫째는 여전히 그 사람은 저에게 고프지만, 절대적 가치라고 생각하던 이전과는 달리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진 않아요.
둘째는 그 사람도 저에게 마음이 있었다고 생각해왔는데, 이젠 그게 아니었다는 생각이 점점 확고해지구요.
그러다 보니 그 사람이 괜히 참 밉네요.
미워하는 마음도 다 감정이니까, 이 조차 저는 지워내고 밀어내려고 해 봐야겠죠.
전처럼 억지로 말고 그냥 나에게 더 좋은 생각들을 채워가는 방식으로...
지침은 약간의 공백기 이후 보내도록 되어 있고요,
사실 그 지침을 보내야 할지 말아야 할 지는 아직도 고민입니다.
첫째는 기술적인 부분인데 사연엔 쓰지 않았는데, 사실 거의 동일한 내용으로 얘기 했던 적이 있어서.
둘째는 아트라상에서도 누누히 얘기하는 거지만, 단지 좋은 사람이 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게 아닌 만큼...
그 사람은 저에게 참, 순수한 마음으로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었던 사람입니다.
나이가 좀 있는 편이다 보니 이런 감정 자체가 저에게 너무나도 소중했던 것 같아요.
자주 찾아오지 않으니까요.
항상 생각하던 거였는데, 사실 이성을 꼬시는건 저에게 크게 어렵지 않은 일이에요.
그런데 이 사람에게만큼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러다 보니 그냥 너무 저프가 됐고, 이 마음을 몰라주는 그 사람이 너무 답답하고 미워서 더더더 저프 행동을 하는 결과를 낳았지만 ㅎㅎ
그래서 그 사람을 얻기 위해 무언갈 하는 것 보다 내 순수했던 마음을 지키는게 저에게 더 소중할 수도 있을 것 같고...
그럼에도 제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어떤 식으로든 마무리가 지어졌음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머리로는 상담 내용이 왜 말이 되는지 알고 있는데 여전히 병신처럼 똑같은 고민 반복하고 있는 상태인가봐요.
그래도 그냥 뭘 하지 않는다는 것 자체로 객관적인 상황은 조금 나아졌다고 봐야겠죠.
후기 읽다 보면 다른 분들이 저랑 상황은 많이 다르지만, 겪고 있는 심경의 일부 일부는 조금씩 비슷하단 생각을 해요.
다들 나름의 결론을 찾아나가시는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고 나면 저에게도 그런 결론의 시기가 오겠죠.
그냥 오늘 밤은 어디에 털어놓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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