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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후기는 단순히 아트라상에 대한 신뢰를 얻고자 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서로의 느낀점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소중한 가치를 얻어가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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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걸린 와중에 쉬면서 쓰는 후기

Rocio

안녕하세요. :-)
원래는 재회 후에 쓰고 싶었는데 제가 A형 독감에 걸려서 반강제적으로(?) 집에 혼자 격리되다 보니 시간도 많고 해서 쓰게 되네요.
어제 한서진 상담사님으로부터 애프터 메일을 받았는데 상담사님은 제가 누군지 바로 아실 것 같아요. :-)
저의 심경변화 및 반응을 후기로 써보려고 합니다. 생각 정리도 필요하고.. 마지막 지침 전 생각이 많아져서요.

6개월 연애/70%/고프저신/남자 내프낮음/남자 자존심도 좀 센 편/리바/자주 싸움/염탐 반응

남자는 사회적 지능이 낮아서 안 해도 될 말을 하곤 해서 저한테 항상 한 소리 들었던 그런 유형의 남자예요. 거기에 저는 자존심도 센 편이고 내프도 낮아서 그런 말을 그냥 넘기거나 달래면서 혼을 내면 되는데 ‘우린 안 맞아.’ ‘우린 안 돼.’ 하면서 화를 크게 내고 잠수를 매번 타고 신뢰를 계속 깎아먹었죠.
사소한 싸움으로 썸이 깨지고 상담을 받았는데 확률이 낮다고 하셨고 그래도 지침을 주셨어요. 그땐 정말 눈팅만 하고 이론 체화가 하나도 안 되어있던 상태라서.. 지침을 어기고 제가 3주 만에 먼저 연락을 해서 친구들이랑 놀고 있던 곳으로 오라고 했어요. 할 말이 있다고요. 정말 오더라고요. 제 프레임이 정말 높았던 것 같아요. 근데 이중모션을 보이며 절대 다시 잘해보려고 온 건 아니라고.
제가 먼저 연락해 붙잡아서 자존심이 상한 저는 연락 횟수를 좀 줄였더니 상대방이 안달 나서 그렇게 만나게 되었어요. 하지만 제대로 된 시작이 아니어서 그런지 저는 계속 자존심을 내세웠고, 불안 불안했어요.

그렇게 2달-3달 정도는 정말 좋았지만 어느 날 상대방이 신뢰를 깎는 행동을 했고 발견한 저는 난리를 쳤어요. 상대방이 미안했는지 안심시키는 행동을 했지만 저는 자존심이 풀리지 않아 또 잠수를 타고 맙니다.
상대방은 연락에 민감한 사람이고 저는 무딘 사람이라서 전 답장이 느리고 남자는 그걸 답답해했어요. 잠수타는 걸 정말 싫어했고 초반에도 제가 다신 안 그러겠다고 했는데 옛날처럼 또 해버린 거죠..
제가 답장 없으면 계속 카톡하고 붙잡았던 남자는 180도 달라져 그때부터 엄청나게 차가워집니다. 우리는 너무 다르다면서요. 그게 6월말이었는데 그때부터 저는 엄청난 고통과 혼란에 빠지게 되죠..
연애유지로 상담을 신청해서 마음이 편해졌고, 신뢰가 낮다는 것을 알게 된 전 남자에게 신뢰를 부어주려고 노력했어요. 하지만 그때 뿐, 상담으로 제가 신뢰가 많이 낮다는 것을 알면서도 남자의 차가운 태도에 오히려 자존심이 상해 '다른 남자 많다'라는 말이나 10시간 만에 답장을 하거나 남사친한테 받은 선물 사진 올리기 등으로 남자를 자극시켰어요. 자극에 대한 남자의 극적인 반응에 아직 프레임이 있구나 하며 안심했어요. 정말 나쁘죠? 신뢰감과 자존심이론, 당근과 채찍을 전혀 체화를 못했던 거죠. 하지만 남자도 밑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신뢰를 부어줘도 채워지지 않는 상황이었어요.
게다가 제가 상담 때 배운 건 신뢰가 그렇게 숫자 계산처럼 하루 며칠 만에 오르지 않는다는 것과 프레임도 하루 만에 떨어지는 건 아니라는 것. 제가 프레임에 집착이 있다 보니 상담사님께서는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좀 더 잘해줘도 괜찮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런데도 제 내프가 낮아..그렇게 하지 못했네요.

남자가 우리 관계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면 제가 안달 나서 집으로 찾아갔고 전 찾아간 주제에 문 앞에서 째려보고 서있었어요. 상대방은 제발 오지 말라고 하면서도 항상 문을 열어줬어요. 예전처럼 제가 좋아하는 요리도 해주면서 먹고 가라고. 츤데레처럼 ㅋㅋ
상대방은 제가 친구를 만나면 남자인지 궁금해 하고 제 주위에 남자가 많다며 질투가 심한 편이었어요. 그러면서도 만나자고 하면 남자는 이직준비로 항상 바쁘다고 하고.. 잡힐 듯 안 잡히는 정말 애매한 이중모션의 기간이 두 달이나 지속되었죠. 저는 정말 지옥을 맛 봤어요. 제가 좀 마른 편인데 살이 더 빠져 40kg초반을 찍었죠.

그러던 어느 날 사소한 다툼에 더불어 남자가 저에게 했던 말을 깨고 예전과 똑같이 신뢰를 저버리는 일을 벌였다는 걸 발견한 저는 도저히 못 참겠다고 생각했고 잠수를 타고 다시 상담을 신청했죠. 상담을 기다리는 동안 제가 잠수를 타니 남자는 자기 집에 있는 제 물건을 다 찾아가라면서 엄포를 놓기도 하면서, 왜 이렇게 이상하게 행동하냐 등 계속 연락을 하더라구요.
상담 후 지침을 받았지만 남자가 어떤 반응이 나올지 몰라 무서워서 못하고 있었는데 다른 메신저에까지 연락을 한 남자의 행동을 보고 제 프레임을 느낀 저는 1차 지침을 보냅니다.(9월초) 결과는 완전 무반응. 그래도 sns관리를 엄청했고 질투심이 많은 남자를 자극하는 사진도 많이 올렸죠.

그러던 중 엄청난 사건이 일어납니다.
10월 중순 이태원에 친구들이랑 놀러갔는데 바에서 전남친과 그 친구들을 딱 마주친 거죠. 여자랑 있더라구요. 그 남자, 친구들 앞에서 애정표현 싫어하는 사람인데 보란 듯이 그 여자한테 뽀뽀하더라구요. 저보라고. 그날 술 진탕마시고 저의 리바남을 좀 괴롭혔네요. 근데 여자가 너무 객관적으로 별로였고 리바이론에 딱 맞는 부분이라서 금방 극복했어요.
리바 때문에 애프터 확인 후, 2차 지침을 좀 나중인 12월에 보내게 되었고 또 다시 읽씹이었어요. 덕담은 올 줄 알았는데 말이죠. 근데 그날 바로 남자는 제 인스타 스토리를 염탐하기 시작합니다. 그 횟수가 점점 늘어나더니 2주후 리바와 완전히 깨진 정황을 포착했고, 그 남자의 인스타 계정은 회사 계정인데, 근무 시간이 아닌 밤11시에도, 주말에도, 여행을 가서도 한밤중에 회사 계정으로 저의 인스타를 모조리 염탐을 하고 있어요. 그러면서도 연락은 오지 않았어요. 40일 동안 염탐만 하고 있는데 그게 오히려 저에게 역 가능성 제시로 다가오면서 흔들렸어요. 방문기록 남는거 뻔히 알면서 염탐만하고 내가 궁금하면서 왜 연락은 안할까?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40일 째, 마지막 애프터를 썼습니다.


애프터로 좋은 상황이라는 말을 들었고 3차 지침을 받았는데 이걸 써야하나 고민이 많아요.
얼굴 보고 싶긴 한데.. 3차 지침까지 쓰면서 답장이 안 오면 정말 자존심이 많이 상할 것 같아서요. (아직도 자존심을 생각하는 저란 여자 ^^;)
제가 상황적인 시기에 놓여있는데.. 내프가 흔들리면 어쩌나 생각도 들구요.
4개월 동안 10명 정도의 남자들을 만났고 프레임과 신뢰를 적용하면서 제가 상처를 주기도하고 받은 적도 한 번은 있네요. 그래도 4개월 전, 낮은 내프로 관리자님께 계속 메일 보내고 애프터 메일로 혼나고 했던 예전을 생각하면 지금 정말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저의 특이한 취향 때문에 대체자를 찾는다는 게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 연애보다 더 중요한 일이 생겨서 당분간 이성들을 만나는 일은 조금 멀리하고 있어요. 그래도 저는 괜찮은 것 같아요. 나쁘지 않네요. ㅎㅎ :-)


오늘 밤에는 핸드폰에 있는 옛날 사진들을 좀 정리하려고 해요.
새해를 맞아 과거에서 지울 건 지우고 앞으로 채워나갈 새로운 추억들을 위한 자리를 위해서요.
저 또한 그랬듯이 괴로운 마음으로 잠 못 이루고 있을 모든 내담자분들, 잠시나마 불안을 떨치고 편안한 마음과 고요한 평정을 찾기를 응원할게요.
새해에는 모두들 행복하시길 바라요. 아 그리고 모두들 독감 조심하세요, 정말 아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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