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라상-1

후기

후기는 단순히 아트라상에 대한 신뢰를 얻고자 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서로의 느낀점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소중한 가치를 얻어가실 수 있습니다.
후기는 단순히 아트라상에 대한 신뢰를 얻고자 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서로의 느낀점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소중한 가치를 얻어가실 수 있습니다.

재회 상담 후기

베스트 후기

재회 상담 후기

오랜만에 찾아와 상담받은 후기 및 새로운 교훈 :)

촛불하나

어제 오후 4시에 한서진 상담사님께 상담받았습니다. 마음을 좀 정리해보고자 상담 직후의 후기를 남겨요.

1년 미만, 30대초반 1살 연상연하, 남자의 잠수로 관계가 흐지부지된 케이스입니다. 공백기 충분했다고 주말쯤 보내라신 지침은 그냥 바로 보내버렸고 바로 읽더니 답은 없네요.

임박하게 상담이 잡혀서 사연을 너무 간단히 적기도 하였고... 뭘 많이 쓰고싶다는 생각도 없어서였는지 정보 제공을 제가 충분히 못 드린것 같기도 하지만.. 암튼 확률이 낮다 하셔서 다소 충격을 받긴 했습니다.

더 큰 충격은 프레임문제라고 진단하신 것이었고, 물론 저 역시 신뢰감 문제가 없었다고는 생각했기에 남은건 프레임밖에 없다고는 느꼈지만 그래도 이 또한 큰 충격이었고요. (한마디로 '내 문제(너 매력없는 여자야)'로 헤어진 것 같잖아요 ㅎㅎ)

어찌보면 애써 외면하고자 했던 것을 그냥 툭 덤덤히 말씀해주신것 같기도 하네요. 그래도 솔직히 말하면 지금까지도 기분이 좀.. 더럽긴해요(적나라한 표현 죄송. 상담때문이 아니라 이 관계를 돌아보며 더러운 기분이요;ㅎㅎ)

저는 여자치고 사회적 지위도 없지 않고 외모도 성격도 관리를 잘 하는 편이라 기본적인 자신감은 늘 넘치지만, 그래서 예전 상담에선 타고난 고프 성향이니 프레임 걱정은 하지말고 여유롭게 상대를 대하고 자존심부리지 말라는 조언을 듣곤 했지만, 그럼에도 한번 방어벽을 허물고 나면 내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관대하고, 성격좋고, 거의 무한대로 잘 맞춰주기도 하는 사람이더라고요.

이건 애쓰는게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되는것이고 제 생각엔 기본적인 그릇이 넓어서(? ㅋㅋ)이자 인성이 너무 수련(? ㅋㅋㅋㅋ)된 상태라 그런것 같아요. 예를들어 몇달 전에도 상대가 좀 큰 잘못을 저질렀는데 저는 "잘 챙겨줘야했는데 일 때문에 너무 바빴다." 정도의 말에 그냥 그러냐 하고 넘어가고 그랬을 정도에요. 뭔가를 퍼주고 저자세를 보인다고 저프레임이 되는 것이 꼭 아니라는 것...

아무튼 이런 대단한 장점이 똑같이 이런 장점을 가진 이와의 관계였다면 빛을 발했겠으나(저의 베프 중에 보면 대체로 이런 편) 그렇지 않은 일반적인 수준의 남자들과는 오히려 제가 눈높이를 못 맞추고 오히려 연애에 있어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쉽게 생각해보면 저도 상대만큼 좀 성질도 부리고 골 아프게 한 부분이 있었다면 차라리 연애 지속 면에서는 더 나았을 수 있다는 것이죠. 이게 아마 많은 괜찮은 수준의 내담자들이 되도 않는 레벨의 상대에게 프레임으로 휘둘리며 힘들어하게 되는 패턴일 거같고요.

상담사님께서 제가 한달이상 연락이 없는데도 별 타격을 안 받은 것은 남자가 나보다 괜찮은 사람을 못 만나리란 확신이 있어서라고 하셨는데 정확하고요.

상대가 언제 정신을 차리고 객관적 진실을 볼 수 있게 되느냐의 문제이지 결국은 제 가치를 인정하게 되긴 할 거에요. 물론 제 생각보다 남자의 수준이 훨씬 더 낮아서 이게 불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암튼 기본적으로도 제 프레임이 결코 낮지는 않았고, 이번 관계를 통해 제가 의외로 굉장히 여성스럽고 애교도 있고 결혼하기 좋은 성격까지도 다 갖추었음을 처음 확인했기 때문에 저는 만족합니다. 여성스럽지 못한 부분이 언제나 결핍처럼 자리하고 있었는데 이게 도리어 저의 숨은 가장 큰 장점임을 알았다고 할까, 제 개인으로서는 이보다 큰 성과가 없어요. ㅎㅎ

혼내야 할 아이를 따끔하게 잘 훈육하면서 길러야 spoiled child가 안 나오긴 하겠죠.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라는 말도 동의하고, 이것은 그만큼 일반적으로 남자들의 수준(그릇)이 여자들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알고보면 남자들이 훨씬 더 감정적 충동적이고, 나중에 가서 후회하는 비율(대체자 생긴 이후 전남친 전여친 그리워하는 비율 등)도 높더라고요.

그러한 수준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나 역시 눈높이를 맞춰야 함을 다시 한번 몸소 깨달은 계기였습니다. 상대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물론 이 사람에게 저는 마음이 많이 가긴 했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하지만 훈육이 훨씬 덜 필요한 남자, 왕관의 무게를 견디기 위해 최선을 다할 줄도 아는 남자를 만나야 한다고도 생각합니다. 일단 제 자신이 이렇게 살고 있는데다가, 남자 훈육을 신경쓰기엔 제 인생만 해도 할 일이 너무 많고 충분히 치열하고 힘들거든요. 즉, 애초에 혼날 일을 안할 남자(0.000001%에 불과하겠지만)겠지요 ㅋㅋㅋ (제가 혼날 명분을 안 만드는 사람인것처럼)

상담은 잘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지침 보내주시면서 제 자신감이 떨어질 것을 신경써 주셨는데,, 프레임 떨어진 여자라고 자신감이 떨어졌다기보다는 그냥 제가 생각지 못했던 측면에 뒤통수를 쎄게 맞은 느낌이라 그랬네요 ㅎㅎ 객관적 절대적 가치가 높고 매력과 신뢰도 문제가 없더라도 말씀하신 ‘주관적 가치’의 관리 측면에서 매질도 필요하다는 것이겠지요. 사실 저는 상대에 비해 객관적으로 제 가치와 매력이 너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을 간과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예전처럼 제가 연애를 못하고 뭔가 여자로서 부족하고 일에서는 완벽하지만 사랑에선 취약하고 서툰 그런 여자에 그치는 단계는 아님을 알아요. 이 단계는 확실히 넘어섰어요. 확실히 저는 계속해서 훨씬 더 행복한 사랑을 새로고침 하고 있고, 이번에도 정말 다시 없을 한 해를 보냈기에 그 부분에선 상대에게 평생 고마워할거에요. 인생에서 유일하게 저를 눈물짓게 하는 연애와 사랑이지만 뒷걸음치거나 제자리걸음이 아닌 앞으로 분명히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저와 비슷한 분이 왠지 많을 것 같아 이 말은 쓰고 싶었어요. :)

겉보기에 비해 생각보다 정이 많은 편이라 정이 쌓인 상대를 쉽게 놓지 못했지만 상담 후에 조금씩 가치를 제대로 보게 됩니다. 한편으로는 남자가 좀 소심하기도 하고, 관계가 좋았을 때조차 리액션은 없는 편이었고, 스스로 자기 분수를 모르는 편도 아니었고, 저를 ‘과분한 여자’로 확실히 인식하긴 했기에 그런 사람이 해 온 노력에 제가 눈이 다소 가려진 측면이 있었고 마음도 혼란스러웠네요.

저 자신을 위해 실제로도 관계 정리는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냥 바로 차단을 해버리고 사진도 다 지워버렸어요. 다른 패턴의 연애에서 느낀 짜릿함, 제 기준에선 장기 연애를 해냈다는 점에서 부여했던 특별한 의미부여도 희미해져 갈듯 합니다. 지금에야 의미가 있지 늘 그랬듯 날 더 행복하게 해 줄 대체자를 찾는 순간 결국 퇴색되는 것이니까요. 그게 바람직하고.

긴 글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모두 힘내세요! 재회후기는 아니지만 이런 글도 섞여있으면 나쁘지않을 것 같아서 올려봅니다. :D

게시글 삭제

게시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scroll-upscroll-down
채팅 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