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하서영, 손수현 상담사님 상담후기입니다.
그냥하자
2019. 10. 06
안녕하세요 20대 중반 초고프저신 남자내담자입니다.
하서영 상담사님, 손수현 상담사님과 상담진행하였습니다. 이론적 강박증 때문에 손수현 상담사님께 확인차 재차 상담 받았습니다. 원래 계정은 신상정보가 너무 많이 노출되어있어서 새로 계정 파서 후기 남깁니다. 손수현 상담사님. 저 금요일 9시에 상담했던 내담자에요.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재회해야할 지 대전략도 짤 겸 상담후기 올립니다. 제 나름의 전략 보고서(?)같은 글이기 때문에 평소 성격과는 다르게 진지하게 글을 쓰겟습니다.
1. 상황
제 케이스는 2018년 1월까지 1년 4개월 정도 애매한 관계가 이어졌고 저의 일방적 관계 단절 통보로 상황이 끝이 났습니다. 상대방은 자존심문제로 저를 잡지 않았습니다. 서로 연락이 없다가 2019년 4월에 아트라상을 보고 자신감이 생겨서 스스로 재회에 도전해봤습니다. 문과 출신이라 인문학,심리학을 예전부터 공부해서 그런지 아트라상 이론은 저에게 신세계 그 자체였습니다. 스스로 초고프초저신 진단을 내렸고 이것저것 시도해봤으나, 여러 이유로 지금까지 질질 끌어왔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재회가 이루어질 거 같았으나 방향을 제대로 잡고 싶어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아무리 자기 확신이 강해도 전문가가 인정해주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차원이 다르니까요!
2. 상담
기대 반 긴장 반으로 상담을 기다렸습니다. 어떤 평가를 들을 지 긴장됐거든요 ㅎㅎ.. 손쌤과의 상담은 최고였어요. 의문이 드는 부분을 모두 논리적으로 명쾌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상담사님 덕분에 평정심을 되찾았어요. 우리 통화하는 동안 꽤 라포르를 쌓은 거 같아요. 그렇죠?
여하튼, 상담사님은 제 자가분석이 모두 맞다고 인정해주시며 95% 확률을 불러주셨습니다. 다만 스스로의 프레임에 너무 확신을 가져서 전략적으로 실수를 몇가지 했다고 조언해주셨습니다. 제가 굽히고 들어간 것이 프레임을 떨구지는 않았지만 상대방에게 ‘내가 팅기면 얘가 굽히는구나’라는 보상을 주게 되어 자존심이 발동되는 기간이 늘어났다는 취지의 말씀을 해주셨어요.
3. 당근과 채찍
상담사님이 저에게 알려주신 두개의 칼럼 중 하나입니다. 상담사님이 이 칼럼을 주신 의도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제 문제점과 향후 전략이 모두 담겨있더군요. 지금까지 저는 상대방이 잘 해 줄 때 밀당한답시고 제대로 표현하지 않고 상대가 그로 인해 불안해져 까칠하게 나오면 신뢰감을 준답시고 잘해줬었거든요. 상대에게는 ‘잘해주니 쟤는 차갑게 나오고 내가 자존심을 부리니 잘해주네?’ 라는 좋지 않은 보상회로가 형성됐다는 걸 상담사님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제 연애의 모든 문제점을 관통하는 원인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부분이 저 같이 초고프 진단 받으신 분들께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싶어요. 상대는 우리를 매우 좋아하지만 우리의 진심이 의심되고 우리가 언젠가 떠나갈까 매우 두려워하는 상태입니다. 상대는 우리의 ‘지랄’에 언젠가 처음으로 예측을 깨며 저항했을 거고 우리는 그제서야 매달리며 잘해줬을 겁니다. 상대는 그런 경험 때문에 아주 좋지 않은 보상회로를 가지게 되었을 겁니다. 상대가 우리를 공격하고 깎아내리고 팅기는 주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죠. 이 회로를 깨는 것이 우리들의 재회, 더 나아가 연애 유지의 핵심이 아닐까요?
4. 대전략
공백기 동안 SNS 관리하다가 보낼 지침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강박증이 있는 내담자라 그런지 상대가 잠수타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이 있었습니다만 상담사님이 주신 칼럼에 답이 다 있는 거 같더군요. 저도 맞잠수를 타며 잘 사는 척하며 상대방의 자존심에 부정적 처벌을 주면 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론적으로 상대가 불안해하며 제 진심을 원할 때는 저도 잘 해주면서 보상을 주고, 상대가 팅기거나 틱틱대면 저도 감정을 살짝 식히면서 처벌을 해나가면 재회는 시간문제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5.간절히 원하지 않아야 우주가 도와준다.
손쌤이 쓰신 칼럼 중에 ‘재회는 노력의 결과일까?’라는 글을 굉장히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특히 저 같이 불안감, 강박이 심한 타입들에게는 열번 추천해드리는 칼럼입니다. 고등학교 때 저는 잘 쳐야겟다 마음 먹은 시험은 못 치고 그냥 포기하고 공부 안 한 시험은 잘 치는 역설을 여러번 겪었습니다. 수능 때 이런 현상을 발생시키지 않기 위해 왜 이럴까라는 고민을 스스로 참 많이 했습니다.
원인은 간단했습니다. 잘 쳐야겟다 마음 먹으면 긴장을 해서 평소 실력이 나오지 않았고, 망했으니 그냥 쳐야겟다 마음 먹으면 평소 제 실력이 나와 시험을 잘 치게 되었던 것이죠. 저에게는 시험공부를 하는 것 보다 훨씬 가치있는 깨달음이었습니다. 저 같이 강박증이 있는 타입은 공부 자체 보다 실전에서의 ‘릴렉스’가 훨씬 중요합니다. (물론 공부를 아주 많이 한 상태라는 것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수능 때 저는 시계를 시험장에 챙겨가지 않는 치명적인 실수를 했었습니다. 저는 ‘겁 먹지 말자. 나는 연습이 실전보다 뛰어난 사람이다. 재수한다 생각하고 시험에 임하자’고 마음먹었고 연습문제 풀듯이 시험에 임했습니다. 대성공했습니다. 30분이 남았습니다. (국어 잘 치고 너무 신나서 뒤에 시험들을 평소보다 좀 못 쳤습니다...)
지금 저는 이 때 얻은 귀중한 경험을 다시 꺼낼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꼭 재회해야겟다는 강렬한 열망 보다 ‘실패해도 상관 없다’는 여유가 훨씬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가슴에 새깁니다.
6.결론
말로 어찌어찌 하겟다고 주저리 떠들어봐야 소용 없다는 게 제 평소 신념입니다. 행동이 수반되어야겟죠. 상대가 저한테 받은 상처가 많아서 이중모션이 심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은 있습니다만, 당근과 채찍으로 잘 조절해나갈께요. 다음에는 재회 후기로 뵙도록 하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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