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1차 애프터 후기(저프고신 남자)
민트바닐라
2019. 10. 02
https://atrasan.co.kr/reviews/common/5d669984c809dd0028047d64
저프고신 남자, 30대 초반, 사내연애, 환승이별, 리바운드, 이강희 상담사님
7월에 상담을 받고, 8월 말쯤 첫 후기를 남겼었는데, 시간이 흐르고 흘러 어느새 10월입니다.
지난번 후기에서도 썼듯 솔직히 처음 공백기를 제시받았을 때 제가 그 시간을 온전히 견뎌낼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내담자가 그렇듯 아트라상을 찾으신 분들은 거의 상대방과의 빠른 재회를 원하기 때문이죠.
저 또한 그랬습니다.
디데이를 설정해놓고 하루하루가 언제 갈까 그 생각만 하던 날도 있었죠.
그렇게 시간이 흐르더군요.
지난번 후기를 남길 때만해도 시간이 얼른 지나주길 바라고 바랐던 저지만, 후기를 남기고 이상하리만큼 맘이 편해졌습니다.
공백기가 끝나고 애프터를 보내던 날엔 내가 왜 이러나 싶을 만큼 왜 이렇게 공백기가 빨리 지났나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애프터를 보내던 날엔 공백기 동안의 시간을 1,600자 안에 다 담아내야 한다는 생각에 하루 휴가까지 냈습니다.
하고 싶은 말들은 참 많았지만 줄이고 줄여 정성들여 1,600자에 딱 맞춰 애프터를 보내고 나니 뭔가 후련하고 기분 좋더군요.
강희쌤은 제 애프터메일을 읽어 보시곤 지침을 정말 잘 지켰다, 잘하고 있다고 응원해주셨습니다.
어느 누구한테도 상담을 받고 지침을 행하고 있다고 말도 못하고 두 달을 보냈는데, 그간 했던 고생에 대해 누군가에게 평가를 받았다는 사실에 뿌듯하더군요.
맞게 가고 있는 것일까 수없이 고민했던 시간들이었지만 그 고민의 시간을 온전히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지난번에 남긴 후기 잘 읽으셨다고, 후기 글 중에 꽤나 인기있는 글이라고 말씀해주셔서 참 감사했습니다.
아무래도 흔치않은 저프고신 남자 케이스에 사내연애, 환승이별이라 더더욱 특별하고 관심을 많이 받은 글 같습니다.
제 상황은 크게 달라진 게 없습니다.
상대는 여전히 리바와 잘 만나고 있는 듯하고, 여전히 SNS에 알콩달콩 도배를 하고 있습니다.
저와는 지극히 공적인 대화를 제외하고는 서로 눈 조차 마주치지 않고 있고, 뭐 거의 서로가 서로를 없는 사람 취급을 아주 최선을 다해 하고 있습니다.
상담사님께서 주신 지침으로 제 프레임이 상승한 결과죠.
어떤 분들은 큰 상황 변화가 없으면 지치고 힘들지 않을까 걱정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요즘은 그냥 뭔가 마음을 놔버린 기분입니다.
재회를 하기 싫은 건 아니지만, 이젠 그냥 될 대로 되라 하는 마음이 된 듯해요..
그렇다고 지침을 어기고 마음대로 하겠다는 건 절대 아닙니다.
지금까지 지켜온 지침을 어기는 건 그 고생들이 아까워서라도 싫고, 어차피 시작한 모든 걸 끝까지 하고 싶은 마음은 여전합니다.
다만 더 이상 상대와의 재회에 목매달고 싶진 않아요.
시간이 흐를수록 나 자신, 상대, 현 상황에 대해 객관화가 되더군요.
이별 직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서서히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안정되고, 내프가 가끔씩 울렁이더라도 금방 제자리를 찾아갔습니다.
사람 맘이란 게 이렇게 참 신기합니다.
그렇게 많은 후기에서 많은 분들이 이런 말들을 남기셨을 때 배부른 소리한다 생각한 적이 많았는데, 실제로 경험해보니 조금은 알겠습니다.
왜 그런 말씀을 하셨었는지..
저도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실 분처럼 수 없이 후기를 읽고, 칼럼을 보고, 제 상황에 대입해보며 버텨왔었는데요.
어느 순간 버티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즐기게 되더군요.
물론 아직도 제 내프는 단단하진 않습니다.
사내에서 매일 마주쳐야하는 상대를 보며 사소한 액션 하나에 가끔씩은 내프가 울렁거리지만, 처음보다는 나아졌다고 믿고 있고, 또한 실제로도 그렇기에 그냥 즐겨보렵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어차피 우린 답안지를 들고 있다.
더불어 답을 해설해주는 친절한 선생님이 옆에 있다.
답을 알려주시는 상담사님들이 있기에 절대 긴장할 필요는 없다.
답안지를 밀려쓰지만 않으면 성공이다.
상담사님 지침대로 난 상대에게 엄청나게 고프가 돼 있을 테니 상대는 겉으론 웃고 있지만 속은 나보다 더 타들어갈 것이다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해집니다.
편해지다 못해 나를 의식해 괜찮은 척 연기하는 상대를 보니 가끔씩은 짠하기까지 합니다.
저도 아직은 재회를 향해 묵묵히 걷고 있는 과정이기에 뭔가 막혀있는 듯한 답답함이 맘 속에 남아 있지만 끝까지 가봐야죠!
강희쌤! 늘 응원해주시고, 긍정적인 방향을 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신 지침 최선을 다해 해낼게요.
다들 쌀쌀해져가는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고, 다음번엔 재회후기로 찾아뵐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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