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한서진 상담사님 1차 지침 후기
럽리동
2019. 08. 16
안녕하세요, 고프저신 여자/70-80%/7개월 연애
저프의 헌신적인 남자친구랑 연애를 했는데요, 상대가 모든 것을 맞출 만큼 최선을 다하는 연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마음을 과소평가하는 제 문제가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헌신의 기준치가 높은 저는 사랑받지만 사랑을 느끼지 못했고 상대방은 노력을 해도 사랑을 인정받지 못했어요. 결국 상대는 지쳐서 무기력해졌고 텐션이 저하되었어요.
그런 모습을 본 저는 애정이 식었다고 판단하며 상대를 다그치며 화내고 서운하다며 들들 볶았어요. 제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하는 자신이 무능력하게 느껴지고 노력을 인정받지 못해 자존심이 떨어졌던 남자친구는 결국 어느날 제가 화내던 도중 사과하더니 시간을 갖자고 말하더라구요.
타고난 자존심으로 고프성향이었던 저는 자연스럽게 쿨내나는 척을 잘하는 순발력을 갖고있습니다. 소리내어 웃으며 오빠가 어떻게 나없이 사냐며 그래 2주간 쉬다 오라고 그담주엔 놀러나 가자고 의연하게 별일아니란듯 대처했습니다.
잡지도 않았고 넌 결국 내 손바닥 안이라는식의 반응을 보이며 응 편히쉬어~ 이러고 전화를 끊었죠.
하지만 전화를 끊은 저는 빛의 속도로 아트라상 상담신청을 했습니다. 그 후 상담 전날까지 궁상은 좀 떨었지만 남친 생각도 안 나고 다른 남자들이랑 술도 먹고 영화도 보고 친구도 만나며 제 할일 하며 즐겁게 지냈어요. Sns관리는 제 주된 취미라 당연히 필수였구요. 하지만 문제는 오히려 상담 후에 생겼어요.
상담사님께선 저에게 내담자수준에선 거의 완벽한 대처를 했다며 평소에도 그렇고 프레임엔 문제가 없다고 해주셨어요. 저에 대한 남자의 투자도도 아주 높은 편이구요.
저의 단점은 차분하게 생각하면 객관화가 가능할텐데 의존적인 면이 있어 감정에 휩싸여 이성적 판단을 하지 못하고 상대를 궁지로 몰아넣는다는 것이에요. 또 제가 말은 얼마나 상처받게 가시돋힌 단어들을 모아모아 하는데요. 싸울때 제가 본능적으로 상대가 반박할 여지를 다 막아놓고 구석으로 몰아가서 겁나 때립니다. 지고는 못사는 성격... 제가 싸우는 건 특별한 이유는 없구요. 그냥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안들어서에요. 너의 이런 행동으로 보아 날 사랑하지 않는다며 울거나 화내거나 둘 중하나. 사실 제가 명분 삼았던 이유는 기억나는게 몇개 없답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며 남자에겐 스트레스가 쌓여갔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남자의 상황적으로 피로하고 힘들 만한 시기가 와서 결국 지쳐서 나가떨어지게 된 거죠. 한서진상담사님은 신뢰감=남자의 스트레스 관리라고 하셨어요. 둘 사이에 어떤 성격적 차이가 있든 그걸로 인해 문제가 생겨 싸우고 스트레스 받을 일만 없으면 신뢰감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거죠.
저는 상대에게 스트레스를 준 것도 하나의 감정 소모를 시켰다고 생각하며 어쩌면 나로 인해 힘든 감정투자라고 여기고, 그 외에 별의 별 프레임 올릴만한 짓은 모아모아 다 하며 지냈어요. 상담사님은 이걸 제 의존적 성향을 스킬으로 보완하며 연애를 해온 것이라 하셨구요.
상담 후에 부드러운 뉘앙스의 1차지침을 받았는데요, 남자의 예상을 깨는 방법이었어요.
1차지침 전송 전, 저는 머리속에 시뮬을 굴려서 남자의 예상 답변을 생각해봤어요. 솔직히 1차 지침에서 시간 갖기를 멈추고 재회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2차 지침까지의 공백기를 버틸 자신이 없었거든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남자가 절 아주 편안히 그래 잘 지내라고 보내줄 것 같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덕분에 제 예상과 바라는바가 충돌하여 극도의 불안감에 밤잠을 설치고 내프는 바닥을 치며 초조해하다가 지침을 하루 일찍 보내버렸어요.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놈… 정말 절 아주 무던히 덕담까지하며 보내주었습니다.
꺄 이제 제 내프는 박살엉망진창이 납니다.
말씀드렸듯 저는 의존적인 성향이 있고 이번주도 그다음주도 그그그다음주도 공백기동안 잘생긴 그 얼굴을 못볼거란 생각에,, 어쩌면 영영 못볼 거란 생각에 하던 일 다 내팽겨치고 집앞 공원에서 몇시간을 울다 왔네요. 모기물려가며... 나만 울고 남자는 일상을 사는 것 같고 그게 너무 억울하고. 날 이렇게 울게 만들다니 건방지단 생각이 들고(미친 자존심+고프 마인드) 가슴에 대못을 박아 상처 주고 내앞에 당장 무릎 꿇리고 싶단 생각까지... 안드로메다까지 멘탈이 갔다 온 것 같아요.강력지침이라도 써서 당장 내 옆에 데려오고 싶었어요. 저 혼자 답장 의미 분석하고 난리난리.. 머리로는 아는데 눈물 나면 그 순간부터 게임 끝인 거 아시죠?ㅠㅠ
너무 고통스러워 내프 안정을 위해서라도 애프터를 써야겠다며 서진 상담사님을 찾았습니다. 답장 오기 전이었지만 그걸 써서 보냈다는 것만으로도 좀 안정이 되더라구요. 답장을 꾸중이겠지만 그래도 안정된 마음에 심심한 자기 합리화를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제 내프 안정에 엄청나게 기여한 사람이 있었는데요, 바로 구썸남이에요^^ 안타깝게도 핑크빛은 아니구요. 이 친구는 외적으로 제 스타일이라 대낮에 길에서 제가 번호를 따서 알게 됐는데요, 연락 하는 동안도 방어기제가 있고 구여친에게 크게 데였던 것 같은 느낌이 심해 결국 친구로 남았 거든요. 이 녀석에게 한풀이나 할겸 새벽 내내 카톡을 하는데 저는 이 날에서야 이 아이의 옛 연애가 어땠는지 알게 되었어요. 무슨 제 연애를 데칼코마니 해 놓은 줄 알았네요. 저 같은 정신학대자 초고프녀를 만나.. 헌신에 헌신을 하여도 그녀는 웃지 않았고 그래서 노력을 해도해도 불안했다네요. 모든걸 다 맞춰주려해도 너무 힘들어 도저히 맞출 수 없는 부분이 있었고 그걸로 여자는 이별을 통보했다고 해요.
구썸남이 하는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제 남자친구가 털어놓지 못한 말을 듣는 것 같았어요. 아 이런 마음이었구나..그랬겠구나... 보통 고프녀들 중 내프가 낮은 사람이 상대방의 마음을 알고 나면 더이상 화를 내지 않는다고 하죠? 딱 그 마음이었어요.
또 저는 구썸남에게 여자입장에서의 마음을 설명해주고 비록 우린 이어지지 못했지만 서로가 서로의 연애에 해설지가 되어주는 밤이었어요. 전여친 얘기를 꺼내며 나쁜년, XX년 보고싶다 나쁜X 이렇게 말하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도 그리워하고 기다리고 애증 마냥 사랑하는 모습이 보였어요. 그걸 보니 제 남친두 제게 쿨한 척 쑈 하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사실 힘들어하고 있겠구나 사랑하지 않아서 날 떠나보낸 게 아니구나 싶더라구요.
또 구썸남이 나열한 그녀와의 추억들? 그걸 들으며 아 이런 기억들이 다 장치가 되어 헤어져도 잊혀지지 않게 만드는구나 싶었어요.
특히 전 사귀는 동안에도 혹시라도 우리가 헤어진다면 날 죽어도 못 잊게 하고싶다는 생각이 강해서 습관적으로 늘 세뇌(?)시켜둔 게 많았어요. 예를 들면 매일특정카페의 음료를 아침저녁으로 두 잔 씩 마셨고 종종 남자친구에게 그 음료를 기프티콘으로 받은 적이 많았다거나, 일부러 데이트장소를 다양하게 배치해서 서울 어디를 가도 제 생각이 나게 만들어놓고 좀 다이나믹한 데이트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 거 할 때마다 “너 어디 가서 여자랑 이런 거 해본 적 없지? 아마 앞으로도 나 말곤 널 이런 곳에 데려와 주는 여잔 없을 거다. 장담하건데 만약에라도 나랑 헤어지면 XX앞만 지나가도 내 생각날 걸 분명.” 이런 말을 많이해뒀어요. 그리고 생활하면서 쓰는 물건들을 일부러 제 생각나라고 모조리 제가 선물한 걸로 떡칠시켜 뒀어요. 폰 액정 필름, 여름 샌달, 이어폰, 셔츠2벌, 티셔츠1벌, 추리닝 바지1벌 등등 옷도 몇 벌 없어서 맨날 저것들 자주 입고 프사 보니 그 샌달 신고 친구들이랑 놀러 다녀왔더라구요. 집 갈 때마다 버스에서 이어폰으로 노래도 듣겟죵? 19금이라 여기서 말은 못하지만 밤에도 제가 좀 개방적이라^^... 나 아니면 못해보는 경험이란 식의 생각을 주입시켜뒀구요.
구썸남과의 긴긴대화를 끝내고 나니 제 내프는 다시 두둑해졌고 내가 사귀면서 열심히 금전적, 감정적, 시간적으로 투자 받고 프레임올리고 날 못 잊게 해놓은 장치들이 드디어 빛을 발하는 건가 싶어 뿌듯했어요. 내프가 무너졌을 땐 당장에 내 곁에 데려 놓고 싶었는데 오히려 쟨 공백기 동안 내가 깔아둔 밑밥들에 맘 고생 좀 하고 나의 소중함을 좀 느낄 필요가 있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2차 지침을 보내게 될텐데, 길게만 느껴지는 공백기이지만 오히려 제 강박적 성격을 이용해 시험이란 목표에 집중하고 나면 금방 지나갈 거 같았어요. 역시 오늘 연습하는데 어쩜 이리 집중이 잘되고 하루가 빨리 지나가던지요. 또, 저 다이어트를 시작했어요. 이별다이어트라고 하죠? 일주일도 안되었는데 좀 울고 좀 덜먹고 벌써 5키로가 빠졌네요. 남자친구가 동경하던 제 비키니몸매를 되돌릴 시간인가봐요^^
제 일에 집중하며 시험을 마치고 살도 빼고.. 다시 남자친구와 재회까지 한다면 딱 아름다운 결말이 될 것 같아요. 내프가 무너지지 않도록 열심히 관리하며 공백기를 보내보려구요. 그도 분명 날 그리워하고 날 사랑한다는 걸 아니까.
서진 상담사님 제 애프터메일에 기절초풍하셨죠? 죄송해요 저 지금 회복했어요. 2차지침까지 보내고 애프터메일로 다시 찾아뵐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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