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파혼 후 재회후기
바람별
2019. 07. 04
안녕하세요^^ 저는 총 4회를 상담 받았어요.
사실 저는 지침을 잘 지키지 못했습니다. 수현샘 말씀을 빌리자면 미세하게 많이 어겼지요. 덕분에 비교적 쉽게 될 상황을 길고 어렵게 돌아왔네요. 덕분에 교훈은 많이 얻었지만요.
당연한 문장들의 나열이겠지만 저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시길 바라며, 그리고 상담사님들께 은혜 갚은 까치가 되고자 몸소 깨달은 점을 말씀드리고자 글을 씁니다.
저는 작년 9월 말 파혼하고 약 9개월 만에 재회했습니다.
일단 간략하게 상황 설명 드리자면,
- 여자의 경우 첫 연애. 10년에 가까운 장기연애. 재회경험 있음.
- 여자의 자존심이 세며 객관적 가치가 높은 (초)고프저신, 남자의 내프 아주 낮음.
- 바쁜 남자의 상황으로 인한 잦은 신뢰감 테스트로 지속적으로 갈등이 있어왔으며 결혼 준비 중 여자의 신뢰감 하락으로 이별
사건을 시간 순으로 나열하기보다 느낀 것을 중점으로 말씀드릴까 해요.
1. 지침도 중요하지만 내담자의 지침 수행 능력 또한 중요해요.
이론을 알고 있었기에 재회 자체에 대해서는 크게 의심하지 않았지만 빠른 재회로 결혼을 그대로 진행하기를 원하여 마음이 급했습니다. 높은 확률에도 불구하고 결국 공백을 다 지키지 못하고 상대방에게 연락, 당연히 원했던 반응은 나오지 않았죠. 마음이 급했기에 지침을 지킬 수 있는 마음이 되지 못했던 거에요. 모든 것을 고려해서 지침을 짜주시지만 그래도 수행하는 건 본인이니까 상담 신청하시기 전에 본인이 지침을 수행할 환경이나 마음가짐이 되는지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2. 지침의 전체적인 방향을 생각하세요.
상담사님께서 지침은 주시지만 변수가 있기 마련이죠. 저도 작은 것을 실수하거나 예상과는 다른 상황이 펼쳐지면 허둥대기 일쑤였어요. 우리가 받는 지침은 최대한 리스크가 없이 안전하고 확률이 높은 루트 No.1이지 거기에서 조금 벗어난다고 절대 재회가 안되는 유일무이한 것은 아니에요. 등산로처럼 루트는 많고 거기에 딸린 오솔길도 많아요. 지침을 어기라는 뜻이 아닙니다. 지침 하나, 행동 하나에 집착하고 일희일비하기보다 지침의 이유와 전체적인 진행 방향을 이해한다면 다소 돌아가더라도 다양한 변수에 여유롭게 대응하며 다시 길을 찾을 수 있어요.
3. 자기관리의 끈을 놓지 마세요.
저는 오히려 이별하고 더 피부나 몸매, 스타일 등 자기관리를 신경 썼어요. 내프도 올리고 상대방과 다시 만났을 때 반짝반짝 빛나고 싶었거든요. 덕분에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제 자랑 같아 부끄럽지만 20대 같다, 나날이 리즈라는 말 많이 들었구요. 제 사진을 보고 소개시켜달라는 분도 계셔서 내프 상승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여자 내담자 분들의 경우 외모관리가 특히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4. 이중모션 그리고 소망적오류, 정말 조심하세요.
공백기가 끝났지만 상대는 연락이 없었고 먼저 연락 올 때까지 기다리라는 말을 듣지 않고 기다리다 못해 제가 먼저 연락했죠. 직접 만나기까지 하며 재회에 가까운 상황까지 이끌어내었으나 내담자 특유의 급한 마음과 소망적오류에 빠져 그나마 쌓였던 신뢰감을 날려버리고 상대방은 다시 잠수. 세 번째 상담을 신청하고 공부를 아예 안했냐고 수현샘께 혼났네요.
5. 별표 다섯 개, 대체자를 만들려는 노력!
사실 객관적 가치 차이도 나고 남자의 내프도 낮아 상담사님들이 추천하지 않는 상대였습니다. 여자의 성격이 좋지 않기는 하지만....아무튼 어릴 때 만나 운 좋게? 남자가 얻어 걸린거죠.
헤어진 동안 객관적 가치가 높은 분들과 여러 기회가 있었지만 당시의 저는 어차피 상대방과 재회를 할 거라는 답정너의 상태로 마음을 잘 열지 못했죠. 저도 내프가 높은 편이 아니고 집안 문제도 조금 있어서 모든 걸 이해하고 함께 미래를 그렸던, 심지어 첫 연애였던 상대방을 고평가하고 있었거든요. 이것은 중요한 순간 상대방에게서 주의를 돌리지 못하고 일희일비하며 지침을 어기는 주요 원인이 되었습니다.
6. 리바운드는 오히려 기회일 수 있어요.
리바운드가 있었고 본인을 좋아한다고 해서 만났지만 계속 제 생각이 났다고 해요. 그리고 운이 좋게도 리바운드가 정말 상식 이하의 행동을 했고 그것이 더 저의 프레임과 장기적 가치, 신뢰감을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더라구요.
상대방의 반응이 좋았음에도 상황을 저평가하며 신뢰감을 크게 잃을 뻔 했으나(마지막 애프터에서도 혼났지요^^) 그때서야 정말 정신을 차리고 중심을 잡아 대화 기회를 만들어 재회하게 되었습니다. 만나기 전에도 남자의 사정으로 한 달 넘게 딜레이 되었지만 그저 가만히 있었고 남자는 만나자마자 자존심 발동도 없이 자신이 모든 것을 맞추겠다는 의사를 밝혔지요.
여전히 상대방은 바쁘고 연락이 잘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며 예전의 관성대로 불쑥 자존심이 올라오려고 할 때도 하고 싶은 행동과 반대로 하라는 말처럼 상대방의 노력을 인정하며 자존심을 지켜주고 여유롭게 기다리며 선순환을 그리려 노력 중입니다(방금도 연락이 와서 우쭈쭈 해줬더니 예뻐해줘서 고맙다네요ㅋㅋ)
고프레임들 하던 습관이 어디 안가잖아요. 거기에 제 상대방은 내프가 굉장히 낮아 그나마 주는 것도 완전히 받아먹지 못하니 어쩌면 지금부터가 정말 시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재회 후에도 신뢰감 회복 및 프레임 유지를 위해 긴장을 완전히 풀지는 않으셨으면 해요.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처음 예상보다 훨씬 더 먼 길을 돌아오기는 했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고서야 확실히 깨닫는 것이 있었으니 굉장히 인생에서 다시 있기 힘든 소중한 수업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해서 다시 하고 싶은 건 아니구요...:-9 수현샘의 젠틀한 목소리를 들을 일이 없다는 것이 다소 아쉽긴 합니다ㅠ
다른 내담자분들께서도 지금 밥도 제대로 넘어가지 않을 정도로 힘드시겠지만 다시는 없을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온 거에요. 그러니 부디 힘내셔서 좋은 결과, 나아가 남이 아닌 내가 가장 행복한 미래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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