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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는 단순히 아트라상에 대한 신뢰를 얻고자 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서로의 느낀점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소중한 가치를 얻어가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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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현 상담사님 | 팬과 스타 / 일본인 남자 / 남성호르몬이 많은 여자 케이스

베이징팬다

상담사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별거 없는 내용이지만 후기를 써 봅니다. 아마 제 케이스가 조금 특이해서 대다수 분들께 도움이 되진 않겠지만 상담중 '남성호르몬이 많은 여자'라고 평가되셨던 경우 도움이 되실 것 같아요.

글의 중점은

1) 프레임의 위대함

2) 남성호르몬 많은 여자의 자충수와 착각을 조심하자

입니다.

제가 팬이고 상대는 운동선수입니다. 상대가 운동선수라도 올림픽 종목이 아님(연봉 높지 않음) + 외모랑 연애 센스도 별로 + 객관적 가치는 높지 않은 편. 객관적 가치는 오히려 제쪽이 높고 대체자 풀이 많은 서울에 사는 저에 비해, 일본 소도시에 사는 그는 대체자를 찾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대충 이런 상황들을 알고 제가 먼저 접근했고 어차피 내가 시간과 돈을 계속 써야하는 그림이 나와서 크게 몇 번 볼 생각도 없었습니다. 오랫동안 동경했던 선수와 데이트를 하면 어떤 느낌일까? 그정도의 호기심으로, 빡센 일상에 잠시잠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만나러 갔어요.

분석과 실험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한국남자보다 훨씬 어렵다고 생각되는 일본남자를 공략한다는 재미도 있었고 일본어 공부를 하고싶었기 때문에 이참에 연애 일본어를 익혀보자! (외국어 공부에는 연애가 최고^^;) 일부러 메이드하려고 노력했던 점도 있습니다.

크게 좋아하는 마음으로 접근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저는 스스로 제가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생각했던 이유는..

1. 객관적 가치가 내가 뛰어나고
2. 만남 빈도를 내가 조절할 수 있고 (내가 가는 쪽이니까)
3. 나는 두 언어를 할 수 있지만 상대는 일본어밖에 할 수 없으므로 나의 사생활에 대해서 계속 알 수 없고
4. 상대가 사는 도시 + 상대의 성향 + 상대의 스케쥴 상 대체자를 찾기가 나보다 어렵다

그리고 심지어 저는 일본남자가 이 사람이 처음도 아니었기 때문에 (이남자는 한국여자가 제가 처음) 이 모든 상황에서 특이하게도 남자에게 엄청 적극적으로 다가가게 되면 이 남자를 KO시킬 수 있을거야!! 라고 생각했어요.

적극적으로 다가가라 - 는 일본에 오래 살았던 오빠들이 알려준 거네요. (초식남 성향, 연애 기피 성향, 남자 자존감 낮은 경우 많음 등)

그리고 한 덜 텀을 두고 두 번 만납니다. 10시간도 안되는 시간을 만나기 위해 이동하는 데만 꼬박 이틀을 쓰고 100만원 가까이 지출. 이렇게 두 번.

시간이 많은 편도 아닌데 이정도면 저로서는 단순 호기심에 굉장히 투자했던 거예요. 그렇게 두 번을 만나고 두번째 만남에서 예정했던 이틀 일정을 채우지 못하고, 하루가 지난 후 바로 제가 차였어요.

예상치 못한 전개와 싸가지 없는 상대 반응에 멘붕이 된 저는 저자세로 상대에게 잘못된 보상을 줘버렸고 호텔에 멍하니 앉아있다가 '이건 아니다' 싶은 느낌이 들자 곧바로 캐리어를 끌고 호텔을 나서서 편도 비행편을 사서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돌아오는 동안 기분은 정말 한마디로 '더러웠다'였어요.

당일 출발하는 서울행 직항이 하필 없어서 3시간 신칸센을 타고 가야하는 도시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을 예약. 듣도보도 못한 도시에 내가 과연 오늘 비행편이 출발하기 전에 닿을 수 있을까. 만에하나 기차 하나 잘못타서 비행기 놓치면 거기서 다시 이 도시로 와야하는 리스크. 감정 리스크. 시간 리스크. 비용 리스크. 별별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

결국 풍경을 보며 장시간 기차를 타고 있으면서 그에 대한 생각이 더 강화되는 상황에 놓입니다. ㅠ ㅠ 기차 밖으로는 벚꽃이 한창이고 날씨도 화창하니 정말 좋은 날인데 저는 기차 밖만 멍하니 보며 화, 분노, 자존심 구겨짐 등 모든 굴욕적인 감정들을 한번에 느끼고 있었어요.

한편으로는 오히려 자존감이 낮아서 혼자 삐진 걸까? 내가 뭔가 일본인에게 해서는 안되는 행동을 했던 걸까?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둘 중에서 어떤게 답인지 전혀 알 수 없었고 그닥 진심도 아니었던 상대에게 팽당하면서 그 남자가 나에게 했던 모든 달콤한 말들과 진심을 보이는 듯한 행동들 때문에 혼자서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한국에 왔고, 아트라상에 상담신청을 했고 상담을 받았습니다. 손수현 상담사님은 제 케이스를 남성호르몬이 많은 여자의 의도치않은 저프레임 케이스로 분류하더라고요.

남성호르몬이 많은 여자는 마치 남자처럼, 이성에 대한 정복욕이 있어 남자가 여자를 정복하고 다른 정복대상을 찾듯 여자도 그런 식으로 남자에게 접근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스킨십에 대한 두려움도 매우 적은 편이라고요.

보통의 여자들의 수동성이 여자를 고프레임으로 만들게 되고, 그 상황에서 연인이 되어야 무난하게 흘러간다고 하시더라고요. 이 남자가 만났던 여자들은 보통의 여자일 확률이 훨씬 크고, 그런 상황에서 제가 적극적으로 다가간 건 저프레임 상황이다- 라고 분석해주셨어요.

여자의 객관적 가치가 뛰어난데도 불구하고 특이하게도 자기에게 두 번이나 저프레임 행동을 하니 남자는 이 여자가 자기를 엄-----청 좋아한다고 확신해서 마음이 일시적으로 마음이 식어버린 거예요.

저에 대한 흥미를 잃었으니 하루 보고, (니가 다음날 뭘 할지는 모르겠지만 관심없고)다음날은 보지 말자는 식으로 이야기했던 거죠.

상담사님의 분석을 들으며 당시엔 정말 다시 한번 화가 났었습니다. 돈과 시간과 감정을 투자해서 어렵게 했던 행동이 그 남자의 밑빠진 자존감에 자신감을 채워주기 위한 행동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에 화가 났고.

마음 깊숙한 곳에선 '감히 너가 나에게...'라는 생각마저 들더라구요. 결국 객관적 가치가 나보다 낮다고 느끼는 상대에게 내가 이렇게까지 추가 투자를 하게 만드는 건 상대의 프레임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나 스스로가 가치가 없게 느껴지게 하는 저 행동들. 상대가 가치가 낮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는 나조차도 프레임의 장난질에 감정이 오락가락하더라고요.

프레임은 정말 위대했습니다.

상담사님은 저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주셨습니다.

1) 남자랑 잘해보는 방법
2) 한번에 복수하고 영원히 잊지 못하게 하는 지침문자

1)은 시간이 걸리지만 안전한 방법이고, 2)는 확률은 낮아지지만 프레임은 극도로 올리는 방법이었습니다.

저는 3일 정도 시간을 두고 제 마음을 관찰한 후 2번을 택했습니다.

두 번째 만남이 있은 후 다음날, 그가 아직 저를 팽! 하기 전에 아침 일찍 일어나 제일 먼저 제 감정을 그대로 옮겨 놓은 일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떤 사건이 있으면 최대한 감정이 살아 있을 때 + 판단력이 날카로울 때 그대로 기록을 해 두는데 나중에 돌발상황이나 판단이 흐려질 때를 대비해서 아무런 변수가 없을 때 스스로 가장 솔직하게 원하는 바, 느끼는 바를 잊지 않기 위합입니다. 그 일기를 우연히 다시 열어보니 제 솔직한 마음은 이거였더라고요.

"어제 만남 후 뭔가 그에 대한 메리트를 잃어버렸다. 내 일본어가 줄어든 건지 뭔지는 모르지만 말이 잘 통하지 않았고.. 함께 있는 게 첫날처럼 즐겁지 않다. 내가 다음에도 여기에 오게 될까? 다시 올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이번 데이트가 마지막이다. 남은 날을 즐겁게 보내고 한국에 돌아가서 열심히 일하자."

하지만 그에게 팽!당하면서 일시적으로 그의 프레임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저는 저의 솔직한 마음을 잊어버리고 있었던 거예요. 저는 그가 팽을 하든 안하든, 그와의 두번째 데이트에서는 이미 흥미를 잃기 시작했던 것이었네요. 이 일기를 아침에 쓰지 않았다면, 지금까지도 미련을 가진 채로 계속 잘해보려고 1번을 선택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의 프레임이 올라가서 마음은 그에게 아직 남은 상태지만, 일기를 썼던 당시의 제 느낌을 믿고 2번을 질렀습니다. 친한 언니와 상담 내용을 공유하면서 함께 맥주를 마시는 자리에서 2번의 지침문자를 보내고, 상담사님이 시키신 대로 바로 차단했습니다. 차단해도 상대가 읽었는지는 알 수 있어서 - 20분 정도 뒤에 읽은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언니와 축배를 들며 불토를 보냈습니다. (^^)


상대의 반응은 모르겠습니다. 페이스북 친구는 끊지 않았더라고요. 아마 초창기엔 자존심이 상해서 화가 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제 생각이 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이제 남은 것은 페이스북 프로필사진을 주기적으로 바꿔가며 상대를 괴롭히는 일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일본에서 여자를 만나려고 할수록 저만한 상대가 없었다는 걸 알게 될 걸 생각하니 기분이 좋네요.(^^)


정말- 상담료가 아깝지 않은 상담이었습니다. 나름 분석으로는 한 분석 한다고 자만하던 저였는데, 제가 분석한게 완전히 다 틀렸고 결국 프레임에 휘둘리고, 저의 성향이 상대에게 저프레임으로 보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몰라서 상담을 받지 않았으면 다른 상대에게 같을 실수를 반복하며 살았을 것 같아요.

짧게 써야지 했는데 쓰다보니 몰입해서 써버렸네요.(-.-) 죄송합니다. 저와 같은 성향의 분들에게 큰 깨달음이 있었던 내용이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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