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상담후기-한서진 상담사님
돌체
2019. 02. 11
토요일에 상담 후에 바로 후기 적었다가 멘붕이 와서 지웠다가 하루 지나서 다시 쓰는 후기입니다.
우선 제가 느낀 한서진 상담사님은 굉장히 차분하신 분이었어요.
상담사님이 짚어 주신 제 연애의 문제점은 상담 때도 다 맞는 말이라 다 조용히 듣기만 했던 것 같은데, 반복해서 들을수록 과거에 남자친구한테 했던 행동들이 하나하나 떠오르네요.
걔만 서투르고 제가 서운한 게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저도 조금 어설펐고 남자친구에 대한 보상이나 표현이 너무 적었다는 걸 계속 깨닫고 있어요.
제 객관적 가치가 남자친구보다 좀 나으니까, 또 남자친구의 힘든 시기를 같이 기다려 주었으니까 저에게 잘하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얼마나 안일했는지 이제야 깨닫네요.
지적해 주시면서도, 계속 이렇게 하면 결국은 제가 남자를 고를 수 있는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해 주신 애정어린 충고도 좋았어요. 잘나고 착한 남자면 더 좋지 않겠냐고ㅋㅋㅋ
헤어진 지 3주 정도 지난 상태에서 조금은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상담신청을 했기 때문에, 딱히 슬프거나 그러지는 않고 대체로 담담하게 상담을 받았는데요.
과거 사이트의 내담자이기도 했고 저 역시 이별 이후로는 계속 칼럼을 반복해서 읽었기 때문에 지침의 작용 원리에 대해서는 대충 안다고 생각했는데도 생각과는 지침 방향이 달라서 사실 조금 충격적이었어요.
상담내용 계속 듣다 보니 아무래도 제가 제 프레임을 실제보다 높게 진단하고 있었나 봐요. 그래서 지침 받자마자 "이걸 어떻게 보내요, 이거 안 믿을 것 같아요" 하면서 내담자들 단골 멘트도 날리고...
그래도 마음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지만 머리로는 이해가 된다고 생각해서 별다른 질문 없이 상담을 마쳤던 것 같아요.
보통의 내담자들은 미해결과제가 해결되어서 상담 이후로는 마음이 편해진다던데.. 사실 저는 상담 이후 주말 내프가 조금 무너졌어요.
상담사님께 판단을 들어서인 것도 있고, 지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계속 남자를 생각했더니 상대방의 프레임이 훅 올라갔나 봐요.
이별하고 어제 오랜만에 울었어요.
상담사님이 후기 보실지 모르겠지만 계속 애프터메일 보내서 지침을 수정해달라고 부탁하려고 고민했어요.
저는 남자친구가 저한테 매달리는 모습을 좀 보고 자존심회복을 하고 싶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지침 보낼 걸 생각하니 불안해서, 남자가 안 매달려도 괜찮으니까 좀더 부드럽게 재회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렇게 바꿔 달라고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칼럼 계속 읽으면서 지침에 대입하다 보니까, 어느순간 퍼즐조각 맞춰지듯 지침의 원리와 효과가 눈에 보이게 되는 느낌이었어요.
이렇게 보내고 나면 남자가 내 카톡 프로필 염탐을 엄청 하게 되겠구나, 하는 느낌. 그래서 그냥 애프터 아끼고 그대로 진행해 보려고요.
상담사님이 제가 그 동안 그래도 프레임을 쌓아 놓은 편이기 때문에 제 지침 별로 안 강한 거라고 해 주셨는데도 이렇게 불안한 거 보면 아직 갈 길이 먼 내프 소유자인가 봐요.
저에게는 이론과 상담사님이 있고, 남자는 연애 처음인 초보니까 당연히 제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잘 버텨낼게요.
상담 전후로 후기 보시는 분들을 위한 팁을 드리자면...
1. 남자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려는 노력이 저에겐 효과가 있었어요. 상담 신청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런 생각들은 마음의 여유로 이어지더라고요. 다음 연애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마음 속에 계속 가진 채로 고민하셨으면 해요.
2. 상담 신청 후에는, 최대한 많은 질문을 구체적으로 노트 같은 데에 적어 두시는 걸 추천해요. 저는 생각만 하고 있다가 보니 전화 끊고 나서 아 이거 물어볼걸, 싶은 게 굉장히 많아서 아쉬웠어요. 지침 때문에 멘붕와서 그런 것도 있지만요ㅠㅠ
3. 지침을 받고 멘붕이 오신 분이라면, 칼럼 중에서 하서영 상담사님이 작성하신 메타신뢰감 칼럼을 추천드립니다. 프레임 높이는 지침 때문에 힘들었는데 이 칼럼에 대입해 보니까 마음이 조금 편해지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상담사님!! 몸 안좋으셔서 힘드셨을 텐데도 여러 조언 해주셔서 감사해요. 저 리액션이 별로 없었는데, 마음에 들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냥 다 맞는 말씀 하시니까 대답밖에 할 말이 없었어요...
마지막에 지침 받고 정신이 혼미해져서 인사도 제대로 못드리고 횡설수설했던 기억이 나는데...ㅠㅠ 얼른 건강 회복하셨으면 좋겠어요.
정해주신 공백기 잘 지키고, 지침 당당하게 실행하고 나아진 모습으로 애프터메일 보낼게요!
게시글 삭제
게시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