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1차 지침 전 후기 ㅎ
아들러
2018. 08. 18
안녕하세요. 저는 정수아 상담사님께 며칠전에 상담 받은 시즈젠더 호모로맨틱 호모섹슈얼 남성입니다..(용어가 어렵지만. ㅎ 쉽게 말씀드리면 동성애 남성입니다.)
사실 상담받기 전까지 이런저런 고민인 많았어요. 동성애라는 사실도 밝혀야하고 진화심리학의 경우에는 분명 일리는 있지만 헤테로(이성애자)분이 아닌 경우에도 진화심리학이 잘 맞아들어갈지..
그래도 혼자서 되도 않은 방법으로 끙끙거리다가 놓치기에는 너무 아까운 사람이라서 수단을 가리지 말자 생각하고 상담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흠 저는 연애경험은 적지 않지만 지금까지 연애에서 앵간해서는 차이기만 해서 그런지..
적당한 초기 프레임만 충족되면 그담부터는 저한테는 낮은 자세로 헌신 해주는 사람이 오히려 프레임이 높은거 같습니다. 아예 너무 프레임이 낮지 않은 이상 신뢰감을 보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걸 수도 있구요.
저는 프레임 이론을 비롯해서 이런저런 칼럼들을 읽으면서 제가 고프고신인데 상황적 신뢰감이 많이 낮아저버려서 이별을 맞이 했다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었습니다만..
정수아 상담사님이 분석해준 저는 저프고신(확률 70퍼)이었습니다. 프레임이 낮았다니.. 사실 엄청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덕분에 그날에 뜬눈으로 밤을 새워버렸습니다. 이별했을 때 다가왔던 감정들이 순식간에 그대로 되살아나더군요..
처음엔 저프라는 걸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인간이란 근거들을 모아서 결론을 내리는 존재가 아니라 직관적인 판단으로 결론을 내리고 그다음에 그 결론을 뒷받침할 근거를 모으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이때까지 연애하면서 있었던 일과 그 사람의 반응들 말이죠. 하지만 정수아 상담사님이 말씀해주신 저프라는 걸로 시각을 바꾸면 제가 저프일 수 밖에 없는 근거들도 모였습니다. 지금까지 저의 행동들..말이죠.
조금 갈등하던 찰나 같은 직관적 판단이라 가정하더라도 데이터 베이스가 적은 제 직관보다는 상담사님의 직관이 더 맞을거라고 결정지었습니다.
제가 중고등 학생들을 가르치는 직업이라 제 경험에 비추어보아도, 성적과 관련하여 학생들이 내리는 스스로에 대한 판단보다는 제가 내린 판단이 더 맞았기 때문이죠. 제가 학생 개개인 보다는 학생들에 대한 데이터 베이스가 더 방대하기 때문입니다.
천천히 상담 답변 글을 읽으면서 지침부분을 특히 꼼꼼히 읽었습니다. 처음엔 저도 지침이 와닿지는 않아서 계속 곱씹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군요. 1차 지침은 자세히 말씀 드릴 수는 없지만 일단 크게 봐서는 프레임을 끌어올리는 지침이었습니다.
제가 저프였던 고프였던 연애에서 프레임이 중요한것도 사실이고,
(근데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너무 프레임만 집중하셔도 안됩니다. 아시죠? 대체자가 적은 집단에서 이성애자보다 더 잦은 바람, 지속기간이 짧은 연애들이 일어나는 현실, 물론 결혼이라는 골지점이 없으니 연애는 '아 아무리해도 우리는 연애가 고작'이라는 생각이 있고, 이는 관계의 발전이 차피 한정 되어있다 라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때문에 사실 성소수자분들의 연애는 상황적 신뢰감이 많이 낮습니다. 그렇기에 엔조이가 아닌 이상 서로 신뢰감을 더 잘 보여줘야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지침은 제가 알고있는 상대방이라면 분명 그의 잔잔한 감정에 큰 파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당장 1차지침만 보내고 재회할 것도 아니구 말이죠.
이제 1차 지침을 보내기까지 약 1주일가량 남겨두고 있는데요. 상대방의 카톡 프로필이 좀 거슬리는 중입니다.(긍정적인 말이에요.)
상대방은 인간관계라는걸 불필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 말이죠. 연애하면서도 상대방이 저 말고 연락하는 사람은 가족이 유일합니다.(친구도 단 한명도 두지 않고 살아가더군요.) 그래서 장기연애 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보는 그 사람의 신뢰감은 무척 높았습니다.
덕분에 상대방의 대체자 걱정은 안해도 되고 맘 편합니다. 헤어지면서 '앞으로 연애 할 생각이 없다.'라고 말하기까지 했으니 실제로 이대로 가만히 둬버리면 한 1~2년동안은 연애안하고 살 가능성이 90퍼입니다.
무튼 그래서 인지 상대방이 카톡 프로필에 손을 대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한두달에 한번정도 좋아하는 가수를 프로필로 해두는 정도려나요. 근데 요 며칠동안 갑자기 프로필을 몇 번 씩 바꾸더라구요. 상메도 제 상메에 반응듯하는 느낌으로 바꾸고, 사실 큰 의미부여를 하지마라고 하지만서도 의미부여가 되는건 사실 입니다.
근데 좀 뭐랄까 불안하다기보다는 제가 스스로의 자존감이 좀 높아서 그런지 '거봐 너도 슬슬 후회되고 내가 그립지? 일주일 정도만 기다려봐 내가 받은 지침으로 세게 한방 먹여줄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괜히 작은걸로 일희일비하시는 분은 상대방 프로필 보지 마셔요..)
뭐 그에 비해 저는 카톡 프로필을 3~4일 주기로 워낙 자주 바꾸는 성격이라 별로 괘념치 않고 제가 잘 사는 모습들로 그리고 상대방이 봐오지 못했던 모습들로 카톡프로필을 관리 중입니다.
사실 헤어지고 매달리다가 카톡 차단 당하고 저도 홧김에 카톡계정을 아예바꿔버려서 상대방이 실제로 제 카톡프로필을 보고 반응하는건지는 모릅니다..ㅎ
그래도 이런 소망적 사고를 품고 이상한 돌발 행동만 제어하면 소망적 사고는 인간에게 희망을 주고 의욕을 불어 넣어주니까요. 애초에 안될거야..라는 생각보다는 될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쪽이 스스로 내프도 좀 다져지고 좋은거 같습니다. (하지만 소망적 사고가 스스로의 행동을 지배하게 두지는 마셔요.)
저랑 상대방은 성격이 정말 특이합니다. mbti성격유형 검사를 하면 저는 intp(논리적 사색가 유형)입니다. 대한민국에서는 1%정도 존재하는 희귀 성격이지요. 그런데 상대방 성격유형도 intp가 아니지 뭐겠습니까..(근데 사고의 방향이 정반대여서 ㅋㅋ 같은 intp라도 정반대로 치우쳐 끝없이 사색하는 사람..) 희귀성격끼리 모여서 연애하는 거라 연애도 좀 특이했습니다.
싸움도 없었고요. 갈등이 생기면 우리 둘다 스스로의 감정을 진지하게 성찰합니다. 그리고 2~3시간 가량의 아주 긴 대화로 갈등을 해결합니다.
이번 연애에서 저의 자존심 발동이 적었다고 하시는데 사실입니다. 저는 자존심이 없지는 않고.. 오히려 자존심이 매우 센 타입입니다. 하지만 자존심이 세기 때문에 싸움으로 오히려 피하는 타입이지요. 싸움이라는 원시적인 행위를 하는 것에 제 스스로의 자존심이 용납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어릴때 워낙 쌈닭이어서요.. 싸우지 않고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서 몇년이고 고민을 하곤 했습니다. 실제로 친구들 중에서도 제가 화를 내는 것을 본 친구는... 거의 없습니다.
화가 날때는 정말 감정이 급격히 요동치는 상황이 아닌 다음에야 스스로의 화에 대해 분석합니다.
(만약 이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 너무 싸움이 잦으신 분은 아래 방법을 연습해보세요!)
'나의 분노는 어디서 와서(화가 난 원인) 어디로 향하는가(화를 내서 내가 얻고 싶은것)'
화를 비롯한 여러 감정을 '어떠한 행동이 불러온 최종 결과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ex) 어떠어떠한 너의 행동때문에 화가 난다(×)
어떠어떤한 너의 행동에 내가 사과를 받고 싶어서, 혹은 반박을 하고 싶어서 등등 때문에 화라는 감정을 선택한다(O)
라는 시각이죠.]
화가 난 원인을 분석하면 상대방과 나의 잘잘못을 따질 수 있고, 화를 내는 목적을 알게되면 내가 이후에 만들고 싶은 상황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화를 내는 목적을 알게되면 그 목적을 이루는 수단이 비단 화를 내는 것만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을 만들 수 있죠.(그래도 수단으로서 화를 내는게 적당하다라고 판단이 내면 화를 내기도 합니다.)
무튼 그런식으로 제 사고 시스템이 작용하는데, 이것이 저의 프레임을 낮추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화를 낼때 상대방도 화를 내면 같이 싸우기라도 하겠는데, 제가 화를 내면 상대방은 숨어버리기 때문에 사실 자존심 부려서 싸울 상황을 만들지 않기도 했습니다.
일단 글이 길어졌네요. 벌써부터 1차 지침의 반응이 매우 기대 되긴하는데요. 반응 보고 에프터를 쓸지말지 고민해보겠습니다. (에프터는 소중하니까요 ㅎ)
그나저나 이부분은 저도 엄청 놀랐는데요.. 혹시 정수아 상담사님 예지능력이 있으신가요..? 상담해도 좋지만 돗자리 펴서도 떼돈 벌거 같은데요.ㅋㅋ
저.. 감기 걸렸습니다 ㅋㅋㅋ 제가 감기 걸릴지 어떻게 아셨나요. 그리고 대체자를 만들어야하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ㅋㅋ 제가 사연에서 대체자의 존재를 1도 언급하지 않았는데도.. 대체자가 제가 지금 가볍게 만나고 있는 사람과 매우 비슷한 느낌입니다.
이 대체자 분은... 나중에 어떻게 정리를 해야할지.. 지금은 프레임을 높여서 대체자가 더 저한테 반하게 만들고 있는데 최소 3달정도는 대체자가 버텨줘야할 거 같아서 약간씩 신뢰감도 던져주고 있습니다. 제 에프터메일은 혹시라도 '상담사님 아주 빠른 단기간에 프레임을 급격히 낮추는 방법을 알려주세요'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정말 미안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사실 할말이 너무 많지만... 일단 이쯤에서 하고.. 1차 지침후에 새로운 후기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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