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태풍, 영향권과 눈에 따로 서 보다
keepwork
2018. 05. 26
태풍의 오른편과 왼편의 강도가 확연히 차이난다는것, 초등교육만 받아도 아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재난 영화에서 주로 주인공이 있는 위치는 태풍의 눈. 고요하기 짝이 없죠.
이 상담을 받기 전, 저는 태풍의 가장 강력한 영향권에 서 있었습니다.
내 마음속의 바람이 불어닥치는대로, 앞으로 뒤로, 공중에도 떠 보고, 바닥으로 쳐박혀도 보았습니다.
상담사님께서 말씀해주신 저는 초고프레임 초저신뢰감.
상담을 받고나니 여자쪽이 상당히 힘들었을거란 생각.
아니, 늘 그럴거라 생각하고 있었지만 후회는 늘 마음속의 진심을 한층 더 짙게, 더 진솔하게 다가오는 듯 합니다.
4년간의 연애를 끝으로, 우리는 20대 초중반을 함께 했고, 갈라 서 보니 이제 후반에 접어들었습니다.
참.. 어딜 지나가도 같이 갔던곳이고, 무엇을 먹더라도 `아.. 그때 그 집이 맛있는 집인데..`라고 생각했죠.
우리는 이제 홀로서기를 해야 하고 또 다른 누군가를 찾아가야 할 자연의 섭리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겁니다.
하지만 상대는 제 미래 가치가 없고, 사랑을 더 나눠주기엔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끼며
없는 케이스는 아니겠지만 최악의 선택을 당하여 더 이상 행복할수 없다 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내담자는 살아오면서 반년이상의 연애를 해 보지 못했고, 누군가를 이토록 매달려가면서 잡으려고했던 적도 없습니다.
3번을 잡았으니 사랑이란 단어를 처음 심장으로 이해 해 본 시간이었죠.
늘 더 해주고싶었고, 늘 더 해주려 노력했지만 더 많은 것을 원하는 상대에게 어떻게 더 해주어야 할지 더 생각했습니다.
단 한가지, 제가 확신을 주지 못한 것.
말로도 확신을 잘 주지 못했고, 확신이 없다는 행동을 몇번 보여주게됩니다.
그것은 본의가 아니었고 그것은 제 힘으로 이겨낼수없는 상황이었지만,
이별에 대한 결정은 상대방이 내린 것이고, 전 그 결정을 당해야 하는 입장이었기에 일정 이상 해명할 수 조차 없었습니다.
제 말을 귀담아 들어주던 상대는 이제 등을 돌린 상태니까요.
상대방은 아직 태풍의 미약한 영향권에 있을 것입니다.
그 날의 선택에 대한 나를 증오하고, 미워하고, 진작 끝냈어야 할 사이를 질질 끌어버린 자신에게도 너무나도 화가 나겠죠.
철저히 저에 대한 그리움은 배제된 상태겠죠. 본인은 더 힘들고 싶지 않다고 했으니까요.
전 마주하고싶지 않은 태풍의 강력한 영향권에 있었습니다.
전혀 몸을 가눌 수 없고, 강력한 태풍의 위험을 느끼면서도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려 노력하지 않습니다.
사실 스스로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습니다.
날아오는 피사체들에게 온몸이 생채기가 나버리는 고통을 받아내면서 움츠리고 무작정 걸으며 찾아낸 곳은
바로 `아트라상`.
상담 대기시간이 꽤 길었습니다. 13일 가량. 분석은 정확했고, 아프도록 깊게 들어오는 말들에 대해 역시 무작정 다 받아냈습니다.
정말 상대방이 나를 사랑했고,
사랑해서 헤어진다는 말도 이제는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매달리는 순간에도 전 프레임이 낮아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프레임 계산법 이론을 보고 생각으로만 대조해 보았는데요.
프레임에 대한 점수만 깎였을 뿐,
초 고프레임인 제가 매달릴 때 들려오는 대답은,
"좋은 추억으로 정리하는데 이렇게 찾아오지 마"
"한번 더 믿어볼까, 라는 마음속의 감정을 내 이성으로 억누르고 있어"
"내가 오빠의 선택을 나중에 이해 할 때, 오빠가 나를 기다리고있다면 그땐 인연이라고 생각하자"
오히려 제 프레임이 낮아지지 않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지침을 받고, 공백기간 없이 내적프레임에 변화가 없을만큼 마음이 편안할 때 전송하라고 하였고,
상담 대기기간동안 무수히 읽고 외운 이론과 후기를 보고, 점점 마음이 이전보다는 요동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어젯밤 바로 전송하게 되었습니다.
이론을 체화하지 못했다고 생각하지만, 연관지어 생각 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친구들과 함께 있었는지,
상대의 친구에게 문자가 옵니다.
"그만해라" / "잘 지내니까 xx이는 괴롭히지마라" / "이기적이고 찌질하다" / "시간이 지나면 만나더라도 지금은 아니다"
등.. 한심해하고, 염치없는걸 알면서도 저에게 문자를 보낸걸 보면
지침반응 중 부정적인 반응이었다는걸 예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일단, 상대의 친구에게
"아,, 연락 또 왔다" 는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먼저 했을테니, 저렇게 상대의 친구가 문자를 했겠죠.
저는 그 친구에게,
"매달리려고 문자 한 것 아니니 신경 쓰지 마라"
"배놓아라, 감놓아라 할 사이는 아니니까 그냥 할말만 하고 연락마라"
"어차피 xx의 편인건 부정할 수 없으니까 계속 편 들어 주어라. 나는 상관없다"
등.. 그냥 무던하게 지침문자처럼 사이를 끝맺을 수 있는 지침을 보냈기에,
그냥 자존심을 건드리며 비아냥대는 상대의 친구의 말에도 꿋꿋이 저런 반응을 보이고,
답장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여 무시해버립니다.
그 친구의 문자가 올 때에도, 상대방은 읽지 않은 상태였지만
3시간 정도 뒤, 읽음 확인이 되었습니다.
상담사님은 어떻게 생각할지 예측이 안되지만,
저의 자신감 없는 모습이라기 보다는..
4년간 봐왔던 모습이 있기때문에 읽지 않은채 대화방을 나갔다는 확률도 배제하지는 않습니다. 상담을 기다리는 순간부터, 저는 제 내프를 찾고 태풍에 흔들리는 제 프레임을 다시 찾기 위해서
재능만 있고 한번도 학습한 적 없던 음악 관련 활동에 투자하여 레슨도 받고있는 상황이고,
원래 친구들을 만나지 않고 여자친구에게만 집중했던 4년.
"오빠는 왜 친구를 안만나?"
일이 너무 시간과 체력적으로 모자란 직업이다 보니, 섭섭하게 하지 않으려 친구를 포기했었습니다.
그 노력은 언젠간 알아줄까요.
이제는 친구들과 사진도 찍어 올리고, sns에 친구들 댓글과 좋아요가 올라가고 있는 중이지요..
어쩌면 전 이제 태풍의 눈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완전히 태풍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많이 평안해 졌달까요?
지침 반응, 읽음 유무에 대해 유추는 하지만 그 이상 생각을 하지 않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제 확률은 90%.
10%가 100%로 변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은 이제 안합니다.
상대방에게 매달리며 사랑을 다시 갈구하는것은,
일시적이고 추억마저 망치는 일이란 것을 반성하고, 결국 나중에는 상대방의 가치만 올려주는 일이 되버립니다.
부디 제 글을 읽는 내담자분들은, 꼭....
매달리지 말라고 부탁하지 않겠습니다. 저 역시 매달리고 재회한 적이 있었고, 지금은 아닐 뿐입니다.
반드시 자신을 찾아가세요.
지금부터 새로 살아가야겠다가 아닌,
과거의 나를 찾아서 그 시점부터 다시 출발하세요.
상대방과의 만남이 성사된 것은, 내담자 과거의 시점입니다.
지금부터 바뀐다고 하여도, 상대방은 지금부터 바뀌는 모습에 그다지 초점을 잡지 않을 것입니다.
꼭 상대방이 좋아했던 과거의 내 모습을 찾고, 그 부분에서 더 극대화된 모습으로 발전 하시길 바랍니다.
2차 지침까지 2개월, 가만히 있으라는 단순한 지침을 받았습니다.
2개월 뒤 엄청난 스스로의 발전을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
게시글 삭제
게시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