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이한 상담사님 후기입니다.
sdflkj77
2018. 04. 13
저는 3월 초에 이한 상담사님께 상담 받은 20대 후반 남자 내담자입니다.
간단하게 제 연애를 요약하자면 늦은 나이에 첫 연애를 시작했고, 지금까지 살아온 저의 잘못된 가치관과 미숙함으로 이별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누군가 옆에서 '그건 잘못된 연애야!' 라고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참 힘이 되네요. 물론 제 잘못만 있는 것은 아니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상대방에게도 문제가 있었겠지만, 연애하면서 느꼈던 묘한 불안감과 모호함이 단숨에 해결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아트라상에 대한 신뢰감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저 상담 받기를 주저하시는 분들은 주저 말고 상담 받으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저도 나름대로 칼럼과 후기도 많이 읽고 이론적으로도 이해도가 높다고 생각했지만, 실상 자신의 문제로 다가오면 객관적으로 볼 수 없으니까요. 전문가와 아마추어의 가장 큰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남자분들 아무리 축구 좋아해서 이리저리 공부해봐도 우리가 프로가 될 수 있는건 아니잖아요. 같은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1. 상담 내용에 대한 후기
상담 내용으로 들어가자면, 저는 저프고신으로 이별한 케이스입니다. 상담사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프레임이 없는 수준이라는 소리를 들었네요. 저자세와 헌신의 차이점에 대해 명확히 알 수 있었죠.
상담받기 이전의 분들이라면 저자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어서 간단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연애에서 찌질하다는 표현을 많이 하잖아요. 드라마나 유튜브 영상을 봐도 찌질한 남자들의 표본이 넘치고 흐르구요. 나와 만나줘서 고맙고, 나에게는 너무 과분한 사람이고. 그게 찌질하고 저자세인 연애가 맞습니다.
근데 조금 더 넓게 볼 필요가 있어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위와 같은 저자세는 정말 극단적인 예입니다. 저런 상황이 아니라도 충분히 찌질하고 저프레임으로 인식될 수가 있어요.
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상대방과 나이 차이가 조금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상대가 무슨 행동을 해도 어리광으로 보이고 떼쓰기로 보였죠. 그걸 저는 다 받아줍니다. 상대방이 저와 다투다가 홧김에 헤어지자고 하면 저는 속으로는 '또 시작이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그러면서도 돌아서려는 상대를 붙잡죠. 상대도 그걸 바라고 하는 행동이구요. 그리고 화해합니다. 이후 저는 상대방에게 이야기합니다. 아무리 마음에 안들고 화가 나더라도 헤어지자는 소리는 함부로 하지 말라고. 만일 또 그런 소리가 나오면 정말 끝이라고. 하지만 다음 번에 다툴 일이 생기면 또 같은 양상이 벌어지죠. 상대방은 헤어지자는 소리를 내뱉고, 저는 붙잡고.
속으로 저는 다시 생각합니다. 얘가 아직 어려서 이러나보다. 자존감이 많이 낮은 아이니까 내가 받아줘야한다. 상처 받기 쉬운 아이니까 이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내가 먼저 이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피해야겠다.
솔직히 저는 아트라상에 오기 전까지 이게 잘못된 행동이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했습니다. 일차원적인 논리로는 맞다고 생각했거든요.
그 생각이 깨진 것은 이별한 뒤에 아트라상의 '당근과 채찍' 칼럼을 읽은 뒤였습니다. 그걸 읽고 나는 얼마나 상대에게도 나에게도 힘든 연애를 해왔던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국 저는 상대방의 눈치를 보는 연애를 한 거니까요.
비단 다투는 상황만이 아니었습니다. 전 여자친구는 나쁘게 말하자면 조금만 힘든 일이 있어도 저에게 징징댔어요. 푸념하는 얘기는
항상 정해져 있어요. 미래에 대한 불안감, 교우관계에 대한 불신, 아르바이트에서 발생하는 고충 등. 어떻게 보면 굉장히 일상적인 얘기죠. 하지만 저는 그 문제가 전 여자친구에게는 굉장한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항상 들어주고 치켜세워주기 바빴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세상에 힘들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냐. 너 이외의 다른 많은 사람들도 다 그렇게 살아가는데. 아직 어려서 그래.' 물론 사람의 힘든 일의 가볍고 무거움을 어떻게 논할 수 있겠느냐,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전 여자친구의 푸념을 들으면서 항상 이런 생각을 했어요.
입 밖으로는 절대 꺼내지 않는 말이죠. 프레임 이론을 떠나서 해서는 안되는 말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구요. 하지만 그럼에도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수 없고, 저는 겉과 속을 다르게 하여 전 여자친구를 대합니다. 나는 너의 투정을 받아주는 사람이고, 네가 무슨 짓을 해도 나는 이해하고 받아주는 사람이다. 네가 사는 세상이 참 힘들겠지만 그래도 나만은 항상 네 편이다.
결국 겉과 속이 다른 괴리감 때문에 저도 힘들거니와, 그 괴리감에서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저자세가 저를 저프레임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프레임이라는 것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던 저는 연애는 신뢰감만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했고, 결국 프레임이 없는 상태로 이별을 맞이했습니다.
저프레임의 내담자가 이별통보에서 듣는 말을 제가 다 들었다고 보시면 됩니다.ㅋㅋ
근데 참 아트라상을 몰랐더라면 대참사가 일어날 뻔했는데, 헤어진 와중에도 저는 상대방에게 흔히 말하는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서 위에서 얘기한 찌질한 짓을 또 해버립니다. 자세히 적기는 그렇지만 결국 내용은 같아요. '나는 널 이해해, 너는 그래도 잘 할수 있을거야.'
이한 상담사님이 상담을 해주시면서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지금 내담자분은 신뢰도를 생각할 필요도 없어요. 지금 이 상황에서 신뢰도를 높인다? 그건 자살행위에요.'
아트라상을 찾기 전에 이미 저는 자살을 했었네요.ㅋㅋㅋ
연애를 시작하기 전 저는 정말 마이웨이로 살면서 자존감이 높던 사람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하고, 하기 싫은 일은 절대 안하고. 제 인생에서 저에게 모자라다고 생각한 것은 단 하나도 없었으며 제 잘난 맛에 살던 놈이었습니다.
근데 왜 그렇게 늦은 나이가 되도록 연애를 못했냐 라고 물으면 좀 대답이 궁하네요. 연애라는게 귀찮고 힘들었다고 밖에는 이야기할 수가 없네요. 여성으로부터 대쉬도 정확히 세번 받아봤지만, 설령 연락이 이어지더라도 제가 싫증을 느끼고 일방적으로 상대방을 차단하면서 연애로 이어지질 않았습니다. 남자분들이라면 이해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연애 말고도 재밌는게 정말 많거든요...
그러던 와중에 정말 제 맘에 쏙 드는 사람이 나타났으니 어떻게 보면 저자세의 연애를 하고 이별하는 것이 정해진 수순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한 상담사님으로부터 상황을 타개할 만한 무기로 1차 지침문자를 받았고, 2주 간의 공백기를 가진 후에 전송하게 됩니다. 다른 분들은 어떤 지침을 받는지 모르겠으나 상담사님이 강력지침이라고 했으니 강력지침이라고 하겠습니다. 상담사님은 이 지침문자로 저의 프레임을 극도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이야기했고 저는 사람이 정말 프레임 이론대로 움직이는 것인가에 대해 혼자 두근두근 하며 들뜬 상태에서 공백기를 갖게 됩니다.
2. 지침문자 이후 반응
상대 반응은 상담사님이 예측하신 것과 동일합니다. 사실 상담사님의 예측보다 훨씬 더 강한 반응이 돌아와서 제가 부담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프레임 이론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이론입니다. 마치 컴퓨터 프로그래밍 같았어요. 엑셀에서 함수에서 각 변에 대응하는 변수를 넣으면 해당 값이 나오죠? 거의 그 수준입니다. X+3 이라는 공식에서 X에 1을 대입하면 4라는 값이 나오고, 5를 대입하면 8이라는 값이 나오는 것과 같이 상대방 반응이 나옵니다.
근데 조금 변수가 생긴 것이, 상대방 반응이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했다는 겁니다. 어떤 내용인지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요약하자면 상대방의 자존심을 확 뭉개버리는 내용의 문자였습니다. 만일 제가 상대방으로부터 그런 문자를 받았더라면 '에라이 퉷' 하고 말텐데, 상대방은 그게 아니었나봐요. 진짜 미친듯한 반응이 나옵니다. 이게 정말 헤어지고 연락 한 번 없던 사람이 할만한 행동인가? 싶을 정도로요. 모든 문단에 욕을 집어넣어도 위화감이 없을만한 문자 폭탄이 제 핸드폰에 남겨지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지침을 어기고 맙니다.
원래 지침은 지침문자를 보낸 후 상대의 반응을 일절 무시해버리면서 저의 프레임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방안인데, 상상 이상의 반응이 나와버리면서 그 지침을 지키지 못하게 되고 저는 1차 애프터 메일을 써 버립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주욱 공백기를 갖고 있네요. 애프터 메일의 답장으로도 상대방의 반응을 무시하고 가만히 있으면 저의 높아진 프레임에 상대방은 괴로워할 수 밖에 없다고 상담사님이 이야기했으니 잘못된 선택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후로도 아무런 일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저는 프레임 높이기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3. 저의 생각에 대한 요약
아마 남들이 봤을 때 저는 상대방에게 훌륭한 남자친구였을 겁니다. SNS에 흘러 넘치는 글귀들 있죠? 그걸 다 지키는게 저였다고 보시면 됩니다. 술담배 안하고, 자기 할 일 똑부러지게 하고, 연락 문제로 속 썩인 적도 없고, 뭘 하면 좋아해줄까 맨날 고민하고, 편지쓰고, 선물하고, 다른 여자한테 눈 돌린 적도 없고.
저는 심지어 제가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저에게 들이대던 여자도 있었는데 정말 칼같이 끊어내고 제 여자친구에게만 집중했던 사람입니다.
그래도 차입니다 여러분. ㅋㅋ 프레임 관리, 쉽게 말하면 매력 관리가 안 되면 결국 그냥 '좋은 사람'으로 남고 끝납니다.
이한 상담사님께 상담받으면서 정말 기분 나빠진 적이 있습니다. 상담사님 때문에 기분이 나빠진게 아니라, 이한 상담사님이 전 여자친구의 심리에 대해 이야기해주셨는데 그걸 듣고 정말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아마 전 여자친구가 '헤어지고 나서도 너는 나를 계속 그리워하고 힘들어 할 거야' 라고 생각할 거라는 상담사님의 말에 뒤통수를 얻어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이 무슨 쓰레기같은..
솔직히 말하면 재회보다도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크네요. 그냥 저 때문에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ㅋㅋ
상담사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내가 상대방에게 해 준 것들에 대한 보상이 돌아오지 않았으니, 그만큼의 보상심리를 바라는 이기적인 욕망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트라상을 알게 되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다음 연애는 어떤 사람과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해 방향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일단 애정결핍에 자존감 낮은 사람과의 연애는 절대 못하겠네요.
제 후기가 상담을 주저하는 분들, 혹은 재회를 바라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마음의 안정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살랑살랑 봄 냄새가 나는 계절이 모두들 힘내시고, 굳이 연애와 재회가 아니더라도 즐거운 일은 수 없이 많으니 즐거운 하루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불철주야 고생하시는 상담사분들과 관리자님께 감사의 말 전하면서 후기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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