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잠수함 끌어올리기
치즈케이크
2017. 12. 22
제가 후기를 쓰게 될 줄은 몰랐네요. 그동안 블로그 찾아다니며 열심히 칼럼과 후기를 읽으며 도움을 받은 만큼 저도 도움을 드리고 싶어서 또한, 이한선생님께 감사드리고 싶어 남겨봅니다^^
제가 크게 느낀 점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첫쨰, 아트라상이 요리로 따지면 단순히 불고기 레시피만 주는 곳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불고기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곳이었습니다. 즉, 불고기에 들어갈 재료를 알려주고, 신선한 재료 고르는 방법, 재료를 손질하고 보관하는 방법, 조리하는 방법, 조리가 끝났다고 냄비 채로 그냥 먹지 않고 예쁘게 담아 격식 있게 먹는 방법, 요리 후 뒷정리 방법 등 이것저것 제가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려 노력하십니다.
둘째, 결국 상담을 받으러 온 후부터는 연애기간이 얼마나 되었는지, 어떤 이유에서 어떻게 헤어졌는지, 헤어진지 얼마나 되었는지, 이 사람과 어떻게 되고 싶은지조차 내담자에겐 하나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건 오로지 선생님들께서 신경 쓰실 영역이고 결국 모든 내담자가 할 일은 딱 한 가지, ‘내적프레임 상승시키기’인 것 같아요. 굳이 프레임이라는 어려운 용어가 아니더라도 평소에 내가 밤새 울고 있더라도 카톡에 티 안 내고, 상태메시지로 이것 보라는 감정표현 참아가며, 나 잘 지낸다는 사진을 올리면서 스스로에게 최면을 거는 겁니다. 실제로 새로운 일을 만들어서 바쁘게 지내고 몰입하다 보면 자존감이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이별의 우울을 잠시 잊게 되고 다른 것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이것이 어느 정도 높아져야 레시피를 받아도 따라할 수가 있는 것이고, 준비라는 것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 보면 의식해서 매달리지 않아야지 하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매달리지 않게 되고, 상대를 넓은 시야로 바라볼 수 있어 상대에게 말리지 않으며, 상대의 선택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잡으려 했던 상대이지만 다시 내가 재회할지 말지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상담을 받고 나면 상대를 위한 상담이 아니라, 내가 변화하는 나를 위한 상담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저와 가장 유사한 사례를 찾아가며 핵심이 드러난 후기라고 올려 주시는 게시물 만을 기다리며 블로그에 살다시피 했습니다. 그런데 경험해보니 오직 답은 ‘나의 자존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셋째, SNS 관리 꼭 하세요. 매일 자주 불필요하게 이것저것 바꾸라는 것이 아니라 나약한 모습을 절대 표현하지 마시고, 늘 활력 있고 예쁜 모습으로 관리하세요. 마음이 우울해도 이걸 억지로라도 하다 보면 자연스레 자신감이 생깁니다. 그것과 더불어 에피소드도 생길 수 있고요.
1. 상황
서로 결혼하려고 마음먹었던 상대와 잦은 다툼으로 지쳤던 찰나, 크게 싸웠고 그걸 계기로 잠수이별이 되어버렸습니다. 둘다 상황적인 문제나, 성격적으로나 신뢰감이 많이 깎여버렸던 상태였고, 제게 이런 대우를 한다는 것에 너무 화가 나고 자존심이 많이 상했던 상태였어요. 그래서 매달림 뿐만 아니라 연락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좋아하지 않아서가 아니에요. 더불어 너 때문에 힘든거 하나도 없다는 걸 보라고 카톡에 그렇게 징징대던 저는 절대 티 내지 않으며 즐겁게 웃고 여행하고 예쁜 사진으로 바꿨습니다.
2. 아트라상 상담신청
처음에는 오기로 연락하지 않았고, 그 후에는 왜 내게 연락을 안 하는 걸까를 상대의 입장이 되어서 정말 많이 생각했어요. 그래서 어느 정도 답을 내렸으나, 상황적 문제가 더해져 감당해야 할 슬픔과 고통이 너무 컸습니다. 결국 헤어진지 5주 후에 상담신청 글을 남기게 되었는데 이 글을 쓰면서, 너무 지쳤는데 속시원한 이별이라는 생각이 강해져 마음정리가 되었고,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닌 상담비용을 이 사람에게 투자할 가치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 아까워서 삭제합니다. (이별했을 때 멘탈을 잡으시고 상대를 적당히 원망하셨으면 반드시 우리의 연애를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헤어졌다는 끝맺음이 없던 이별이라 희망고문과 함께 계속 생각나는 것이 너무 괴로워 마음을 잘 정리하고 싶은 마음에 2주 후(이별 두달 후)에 다시 왔고, 이한선생님을 만났습니다.
3. 상담
처음에도 재회 여부는 상관없고, 자존심이 너무 상해서 상대방에게 절대로 먼저 연락하고 싶지 않고 연락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죠. 냉정한 분석을 해주시고 고프저신의 매우 심플한 케이스라고 강력지침 한방이면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처방해 주셨습니다. (여기서 느끼는 감정이 있죠, 선생님만 심플하게 보시지 저는 가장 심각하다는 것!ㅋ) 강력지침이라는 단어에 겁을 냈는데 제가 하고 싶었던 사이다 같은 말들만 쏙쏙 들어있는 거에요! 어쩜 제 속을 다 긁어모아 주셨는지, 문자보내는 날만 기다렸습니다. 이미 2개월간 고민의 시간을 가졌고 상대에게 그 어떤 자극도 주지 않았던 상태라 마음의 준비를 1주일간 하고 바로 보냈습니다. (저는 못했으나 상담내용을 녹음하고 계속 들으신다면 자존감 높이시는 데 도움이 많이 될 거에요!)
4. 1차 반응
늘 헤어진 사람과는 절대로 다시 만나지 않는다고 말하던 사람이었어요. 2개월간 연락 없던 사람이, 논리 있게 까는 내용이었음에도 지침문자 보내자 마자 1시간 만에 덕담을 담은 답문이 오더라고요. ‘너도 똑같은 사람이구나’를 느끼며 지금 진짜 이별을 했다는 생각에 처음 이별했을 때보다 더 펑펑 울었습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지침을 수행하세요. 당장이 아니어도 효력은 반드시 있습니다.)
5. 1차 애프터
선생님께 좋은 이별은 없는 건지도 여쭤보고, 오히려 잊고 있던 상대가 다시 큰 자극을 주어 더 힘들어서 상대가 많이 그리워졌어요. 정말 이렇게 끝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또 연락은 안 오겠죠, 저 아직도 헤어질지 재회할지 너무 고민 되어요 하는 불안이 가득한 메일을 드렸습니다.
그러한 과정 속에 시간이 흐르니 마음정리가 지침 수행 전보다 더 빠르게 잘 되더라고요, 그래서 아예 상대를 잊고 제 개인적인 생활에 몰두하고 새로운 공부도 시작하고 주변 환경도 바꾸며 아주 잘 살고 있었어요. 조만간 선생님께 감사메일 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요. 없어도 살만 하구나를 느끼며 이 일에 자꾸 신경쓰는 감정소모가 너무 커서 오히려 짜증났어요. 그러다 1차 후 5주 정도 흘렀는데, 이렇게나 시간이 흘렀는데 상대가 가능성제시에 응답할지 궁금해서 상대를 상징하던 사진을 프사로 바꿨습니다. 그렇게 바꾼지 1시간도 안 돼서 상대에게 매달림의 카톡이 오기 시작합니다.
6. 2차 애프터
예상치 못한 일이었고, 당장 반응하고 싶은 마음이 없던 터라 선생님께 메일을 바로 드렸어요. 마음이 동요된 건 사실이지만 예전만큼 심하지 않은데 너무 신기하다, 지금 연락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지만 조금 보고싶은 마음은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했고, 재회든 아니든 앞으로 이 사람으로 상담받지 않겠다는 확신으로 감사인사를 드렸죠. 선생님께서는 제가 인내의 시간을 잘 버텨준 것에 대한 보상이라며 많이 칭찬해 주셨어요. 여행지에서 받은 답장이라 더욱 오랫동안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정말 감사합니다^^!!
7. 그 후
선생님의 예상대로 저는 가만히 있어도 연락이 계속 왔습니다. 며칠은 안읽씹했고, 그다음은 읽씹했더니 장문의 메시지가 줄줄 오더라고요. 그래서 대화하다 보니 제가 차단한줄 알고 속마음을 그대로 보냈던 카톡과 문자들이었어요. 제가 많이 그리워서 일부로 더 연락 안 하고 참았으니 서운해 하지 말라고, 지침문자를 받고 자기가 너무 미안했고, 새 남자친구를 만난다고 하니 더 참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더 이상 연락하지 않았는데, 못참고 결국 연락했다며 미안하다고요. (지침의 효력, 또 느꼈습니다.) 늘 제가 잘지내는지 너무 궁금해서 카톡을 계속 봤고, 남자친구 생겼으니까 지금 매달려도 다시 만나는 건 아니겠지, 그 사람과 잘 되길 바란다면서도 미안하지만 연락 한번 더 해도 되냐고 이중모션을 보이네요. 지침에서 질투유발을 했는데 그걸 남자친구가 생긴 걸로 생각하더라고요. 다른 남자를 만나도 자꾸 상대와 비교만 되어 더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저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짧고 담백하게 대화했습니다.
2차에서 주신 지침을 버리기 아까워서 대화 중에 지침도 수행하면서 신뢰감 높이는 말과 진심으로 제가 사과하고 싶었던 부분들을 함께 말했더니 정말 고맙다면서, 지난날 본인의 잠수가 너무나 후회되고 많이 미안하다고 사과하더라고요. 이 사과를 받고 싶었는데, 그동안 마음고생한 부분이 다 녹더라고요.
지금은 급하게 새로운 연애를 하고 싶지도 않고, 이중모션에 휘둘리며 왜 만나자고 안 하지 하고 전전긍긍하는 마음도 없습니다. 저는 운명론자라 이렇게 흐르는 대로 두다가 다시 만나면 만나고, 아니면 각자의 길로 가는 선택을 하려고 합니다. 사실 지금 몸이 많이 안 좋은 상황이기도 하고, 이럴 때 의존하게 되면 더 싸우고 지쳐갈 거고, 우리가 다시 함께 할 때 무엇이 힘들지 너무나도 잘 알고, 나이도 있으니 시간낭비도 될테고요.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에요. 지금도 좋아하지만 사랑만으로는 안 되는 거구나라는 걸 너무나 많이 느껴 힘드네요. 그리고 상대가 없어도 지낼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잖아요. 그러니 좀더 자유로워진 거겠죠.
제 글이 부디 여러분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지금 너무 슬프고 힘들고 아픈 시간을 보내고 계시겠지만 너무 조급해 하지 마세요! 그 아픔을 그동안 하고싶었던 것들을 하나씩 하시면서 그 속에 던져보세요. 곧, 여러분에게 노크하기 시작할 겁니다. 여러분은 정말 멋진 사람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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