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하서영 상담사님께 2차 상담 받은 후기입니다.
고라니
2017. 11. 28
안녕하세요 하서영 상담사님!
2차 상담 후 후기가 너무 늦어졌죠?ㅠㅠ 갑자기 바빠져서 이번주 내내 야근에 토요일 출근 일요일 당직... 퇴근하고 이제야 남깁니다.
전 1차 상담 후 곧 재회할 거 같아서 재회 후기 쓸 생각만 하다 보니 1차 상담 후기 이후로 지침 후기를 한 번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내담자는 재회성공후기만 보시는 거 같아서 재회한 뒤 몰아서 후기를 써서 안 묻히고 많은 분들이 보신 후 도움이 되길 바랐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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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2년 연애에 고프저신, 8월 5일 1차 상담당시 80% 확률을 받았고 11월 18일에 2차 상담을 받은 내담자입니다.
현재 저는 저보다 더 뛰어나신 내담자분들에게 어떠한 팁도 못드릴 거 같습니다. 상담 후 마음은 편해졌으니, 이제 며칠간 너무 복잡했던 머리를 정리할 겸 감사를 담은 후기를 남깁니다.
또, 제가 가장 먼저 찾아야 할 내담자 마인드가 1차 상담 당시의 제 모습이라서 후기에서 꼼꼼히 정리하다보면 우연히 라도 발견하지 않을까 싶어서 이기도 합니다. 저 혼자 맘 편해지자고 이런 이기적인 목적으로 후기 남기는 내담자분이 또 계실까요... 이번 후기가 아무도 관심없는 제 이야기가 큰 비중을 차지하겠지만 타임킬링용으론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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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첫사랑과 2년 연애를 하였다가 헤어졌습니다.
그 뒤로 약 3주간 매달리다가 후배에게 아트라스 소개를 받고 30분간 초코바 사진만 쳐다보다가 저도 모르게 재회심리학이란 단어를 떠올려 검색하여 블로그에 들어오게 된 게 제 2의 인생 시작입니다.
처음엔 글이 어려울 거라는 후배의 걱정과 달리 전 이론이 너무 재밌었습니다. 프레임이란 단어 자체도 낯설지 않았고 제 무의식적인 성향과 너무 맞아 떨어졌거든요.
매달릴 당시, 진심을 보여야 한단 생각에 싫어도 억지로 매달려 봤는데 프레임 이론을 알고보니 상대방의 차가운 반응과 똑같아서 이론에 더욱 확신하게 됐습니다.
제가 너무 빠져 들다보니, 상담으로 돈 날리지 말라던 후배의 경고에 처음엔 혼자 힘으로 해보려 했습니다. 제 나름 고프저신 판정을 내린 후 편지를 준비 했습니다. 그러나 재회를 앞당기고 싶고 편지 발송 타이밍 외에도 여러 호기심 때문에 후배 몰래 상담신청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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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상담 시작하니 무척이나 떨렸고 막상 상담사님의 고프저신 판정을 받으니 어떻게 상담사님이 저랑 생각이 같을 수가 있지 하며 저 저프 아닌가요 하고 되묻기도 하고...으이그
이론 이해도에 대한 칭찬과 더불어 하서영 상담사님의 완벽한 분석에 우와 와우 하며 감탄하며 배우는 재미에 내프는 엄청 치솟았습니다. 심지어 제가 썼다던 편지도 팬서비스 차원에서 피드백 해주신다니 너무 감사했습니다. 특히 깔깔 웃으시는 목소리가 너무 듣기 좋았습니다. 덩달아 제 기분도 밝아졌습니다.
훗날 피드백 답변으로 갑자기 ‘유망주 내담자’가 되어 내프 주체를 못할 정도였습니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소질의 발견 이였거든요.
소질을 보인 분야가 처음이다 보니 잠깐이나마 대통령을 꿈꾸는 초등학생 마냥 막연하게 상담사에 대한 꿈도 잠시 가져볼 정도로 내프가 높았었습니다. 정말로.. 칭찬과 기대를 아낌없이 많이 들었죠 이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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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은 그렇게 잘 마무리가 됐고, 이미 상담글을 참고하여 녹음을 하였으나 통화 끝나고 보니 녹음 버튼 대신 추가 음량 버튼에 불이 들어와 있네요? 으잉?
어쩐지.. 목소리가 귀여우셔서 태연 이미지를 떠올렸으나 성량이 가수 김태우급이라 혼란스럽더라구요. 웃으실 때마다 고막이 움찔움찔 놀랬었구요.
만족스런 상담에 비해 지침을 받은 직후엔 다른 후기에서처럼 현란하지도 않고 너무 자극이 없어서 실망했었습니다. (처..처음에만요;)
‘뭐지.. 하서영 상담사님은 아직 경력이 몇 년 안 되셨는지 관록이 안보인다’ 란 무례한 생각이 들었지만, 상담 후 저의 지침을 계속 보다보니 ‘현란하지 않아 보이는 문자 지침인 경우 상황이 그만큼 쉽다는 거고 이 짧은 문자에 은근히 모든 이로운 요소들이 담겨 있구나’를 3일이 지나서야 깨달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제 기억에 1차 상담 후기에 감격을 표현했던 걸로 기억하고 감격은 생략하겠습니다.
1차 상담 이후, 회사생활도 완전히 뒤바뀌었기 때문에 한 단계 성장을 느꼈습니다. 후기에서의 모범적인 변화와 모습이 제게도 일어나서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음, 원래는 2주 공백기 후 1차 지침, 그 후 1주 뒤 만남제안 이였습니다. (아직 만남이 안이뤄진 현재 입장에선 엄청 쉬운 케이스였군요.)
1차 지침 후 만남제안을 하려다 ‘이걸 풀 수 없다면 지침 문자 보내지 마세요’ 칼럼을 발견했고...당황했고... 당연히 다음 지침을 수행할 수가 없었습니다.
2 3주 뒤가 지나서야 겨우 답을 맞췄고 상대방에게 답변이 곧 올 거 같다는 생각에 기다리다가 1차 지침 한달 후에 애프터 메일을 전송했습니다.
당시 재회의지가 묻힐 정도의 엄청난 학구열, 그리고 상대방의 심한 막말에 의한 자존심 발동으로 인해 빠른 재회가 싫었습니다. 괘씸해서 더 고생하길 바랬었죠. 게다가 빠른 재회는 안좋을 수도 있다는 칼럼을 읽고 더더욱 여유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1차 애프터 메일 답변으로 2차 지침으로 애매한 프레임을 더 올리자시던 상담사님의 작전에 초보 내담자가 ‘가능성 제시’ 라고 이의를 제시하였습니다. 당시에 전 가능성 제시할 정도로 프레임이 충분하다 판단했고 반응도 궁금했으니까요.
게다가 강한 축에 속한 상담사님의 지침으로 갖게 될 상대방의 질투심과 억울함을 재회 후에 풀어줄 자신이 없어서 망설였어요. 처음엔 골탕 먹이는 기분이 들어서 재밌겠다고 입맛을 다셨지만요.
상담사님께선 ‘가장 확률 높은 지침’을, 전 이래저래 망설여져서 ‘가장 무난하고 이행하기 쉬운 지침’을 각자 제시하였습니다.
뻔히 더 먼 길 돌아가는 거란걸 스스로 알면서도 제안하는 초보 내담자의 의견을 하서영 상담사님은 충분히 존중해주셨고 그것도 나쁘진 않다며 지침을 변경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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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침에 대해 상대방으로부터 밤늦게 전화로 폭풍 이중모션 반응을 받았지만 다른 후기처럼 멘붕이 오는 대신 헷갈리고 짜증이 났었습니다. 제 내프가 딱히 높은 상태도 아녔습니다.
이중모션이 안먹히는 이유에 대해 ‘내프가 높아서’ 외에 여기서 얻은 저만의 가설이 두 가지 였습니다.
첫째는 이중모션 시전자가 본인 마음도 잘 모를 때. 상대 프신이 애매하다보니 이중모션의 조건인 고프저신 혹은 저프고신 어느 곳에도 해당이 안되는 거죠. 전 프레임이 높은 편이나 상대방은 대체자 환경이 아주 좋은 편이고, 상대방에게 들은 얘기입니다만 상대방에게 아주 헌신적이나 싸울 땐 180도 변해서 두렵고 재회해도 어차피 같은 이유로 다시 헤어질 거 같다는 결론입니다.
둘째는 이중모션 당한 상대방 지능이 낮을 때...
음 아직 가설이지만 특히 후자가 제 얘기가 아예 아니진 않은 거 같네요 하하;
전화를 끊고 나서 생전 들어본 적도 없는 오주원 상담사님의 “기뻐하세요. 다 왔습니다.”는 말씀이 환청 들려서 잠들지 못한 밤이였습니다.
통화할 때 잡은 만남약속은 다음 날 상대방의 문자로 없던 일이 돼버렸고, 다 왔단 생각에 조급해진 저는 약간 긴 문자로 살짝 미련을 보여 프레임을 낮춰버렸습니다.
만남 실패에 실망한 지 1주일 뒤, 설상가상으로 고프란 확신에 지침 중에 안 생길 거 같던 리바운드랑 꽁냥거리는 걸 코앞에서 목격하고 기절할 거 같았습니다. 손이 차갑고 떨리고...
다음날 꾹꾹 참다가 상담사님 ㅠㅠ 하며 찡찡 애프터를 보내드렸습니다. 전 안그럴줄 알았는데 후우... 상담사님도 무척 안쓰러워 해주셨어요...
아직 가능성 제시를 해도 된다는 말씀에 이번엔 제 나름 상담사님의 2차 지침을 참고하였습니다.
참, 제가 이 당시 여기서 가장 착각한 사실인데 ‘강한 지침=상대방 기분나쁘게 하는 나쁜 프레임올리기’ 로 착각했었습니다.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한 당사자가 본인인지 타인인지 완전 다르단 걸 깨달은 건 몇 달 뒤 2차 상담에서 였습니다.
2차 가능성 제시 중, 그 와중에 프레임이 필요하단 판단에 다른 후기들에서 얻은 팁들을 활용해 제 나름 엉뚱하게 강력 지침을 보냈었습니다. 반박 못할 짧고 강렬한 가치 비하 문자를요.
근데 워낙 ‘리바운드 제거’에 급급해 한 이유로 마지막 문자 이전에도 비아냥이 좀 심했더라구요. 제 나름 여유 유지차원인데 지나치게 쿨한 척 한 것이 실수였습니다..
마지막 문자 후 3일 뒤 상대방의 SNS에선 ‘전남친의 심리’, ‘전남친 마음 되돌리기’를 좋아요 한 흔적이 있었습니다. 흡족해 하던 중 받은 상담사님의 분석결과는 공백기 최소 50일... 응?
‘프레임의 늪’에 빠진거죠. 상담사님은 이때도 안타까워 하셨구요...
하지만 이때 문자 발송 직후 1주일간 상담사님의 분석이 틀렸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상담사님들은 너무 바쁘시잖아요? ‘매달리면 돌아올거야’가 아닌 ‘곧 연락오겠지?’ 하는 소망적 오류 속에 상대방 연락을 기다렸습니다. 공백기의 절반이 지날때쯤, 그제서야 상담사님 말씀을 믿게 됐습니다; 충분히 프레임이 높을텐데 이렇게 참는거면 얼마나 제가 상대방의 이성의 벽을 높여놨는지 가늠이 안됐습니다.
내프는 여전히 못 올린 채, 오직 이론에만 의지하며 하루 이틀 지나고 나니 어느새 공백기가 며칠 안 남았었고, 이때쯤 1차 상담 당시 발동 중이던 제 자존심도 어느새 이성의 힘이 꺾여 있었습니다.
옛날의 막말 문자를 오랜만에 봐도 상대방 마음을 헤아릴 수 있고 화가 나지 않는 등 아량이 더 넓어진 건지 뜻대로 되질 않았습니다.
..정말 상대방의 이성의 힘이 강해지면 공백기를 왜 길게 둬야 하는지 비로소 깨닫게 됐습니다. (왜 상담은 제가 받는데 이론 상 더 힘든 입장인 상대방의 고통을 제가 일일이 겪어 볼까요ㅠㅠ바보라 그런가)
50일이란 시간이 결코 쉽게 흘러가진 않았습니다. 그 동안 좋은 프레임 올리기와 메타 신뢰감 올리기에 대한 감을 익히며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드는 생각이 ‘1차 상담 이후 인생이 바뀌었는데,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됐는데 왜 여전히 이론 공부만 하며 벌써 몇 달째 피폐한 삶을 살고 있지? 재회의지를 내려놔야 되는데 아직 못 내려놨구나’하는 생각에 과감히 이론 중독을 끊고자 했었습니다. 블로그를 더 이상 들어오지 않았고, 며칠 뒤 공백기가 끝났습니다.
마침내 온 지침의 날이라 이번엔 실수하면 안된다는 강한 부담에 떨리면서 지침 문자를 발송했습니다.
...3시간 답장이 없어서 전화를 걸어보는 실수를 하였고 여기서부터 제 머릿 속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전화를 검(프레임 하락 의심)->상대방은 여유로운척이 아닌 진짜 여유로움(하락 확신)
-> 대화 분위기상 저프레임 상황에서 애매하게 좋은 프레임 올리기 하고 있는중이라 판단
( 제가 통화 중에 떠오른 칼럼입니다. http://blog.naver.com/wishia/220863358028
혹시나 이글을 아직도 읽어주시는 분들 계실까봐서요.)
-> 칼럼에 나오는 특징 중 3가지를 저도 모르게 저질렀단 생각에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서 갑자기 제가 질투유발.
-> 잘 달래주고 풀어주다가 프레임 하락상태이므로 조심히 프레임 카운터 반복.
아... 한순간에 80%에서 0%로 말아먹을 뻔했다가 질투유발로 나쁜 프레임 올려서 그나마 30%까진 회복됐겠다 싶었습니다. 멘붕와서 “아오 환불권유는 없겠지 설마”하며 결국 2차 지침때 저의 선택으로 여기까지 왔고 저 맞춰주시면서 고생해주신 상담사님 으로부터 도망치려 했죠. 뭣보다 뇌 과부하 상태라 싹 다 없던 일로 처음부터 다시 하고 싶었습니다... 제 선택을 책임진다던 다짐은 안보이고 후회만 남았습니다.
이로써 1차 상담 후 여정이 끝났죠. 시작과 달리 내프 만신창이에 실망한 ‘나’에게 “네가 그럼 그렇지.. 공부한 게 뭐냐 대체. 다 망쳤어 아 창피해 병X인 너 때문에”라고 위로대신 욕을 얹어줘서 더욱 위축된 상태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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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자전적인 글은 끝났고 이제 상담 후기 본론인거 같습니다.
11월 18일 2차 상담을 받았습니다.
결국 관리자님의 센스(!) 덕분에 2차 상담도 하서영 상담사님과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굉장히 죄송스러운 마음과 50일 공백기를 망친 제 자신에게 엄청난 질타와 욕설을 퍼부운 상태라 의기소침한 상태였습니다. 물론, 상담사님께 죄송하단 작별인사도 한 상태였죠..휴
상담 당일 일찍 일어나 뭘 준비 해도 떨렸지만 상담사님의 전보단 살짝 차가워지신 목소리를 들으니 덕분에 멘탈을 잡았죠. 제발 주눅 들지 말라는 말씀을 여러 차례 해주셨으나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이때쯤 되니 정말 제가 멋진 내담자라고 칭찬받은 적이 언제적 이였는지 모르겠더라구요..ㅋㅋ)
제가 상황을 다 망쳤단 생각과 반대로 상담사님의 분석은 또 질투심 건드렸고 같은 상황에 대한 분석이 저와 반대였습니다.
전화를 검(프레임 전혀 문제X. 전 초기프레임이 충분히 높은 편이라서요)
-> 내담자가 지나치게 여유를 의식해서 상대도 따라함. 둘 다 유치하게 대화한 부분 다수.
-> 저프레임 안됐으므로 오히려 제가 애매했다 생각한 대처가 좋은 대처, 애매한 썸녀 발언도 아주 좋았음.
-> 잘 달래주고 풀어주다가 핀트 엇나가서 주춤주춤 나쁜 프레임 올린 바람에 자존심 발동.
...결국 좋은 프레임 올리기 연습한 건 써먹지도 못하고
상대 펀치 날라오면 눈 감지 말고 차분하게 대처해야 하는데
전 눈 감고 허우적 허우적 나쁜 프레임만 휘두른 셈이였죠..
그렇지만 다행입니다. 확률이 10%도 안떨어졌을 거 같아서요.
통화 중 제가 진짜 멘붕 온 이유 중 다른 하나는 상대 내프의 분석 이였습니다. 상대방 심리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길래 통화 중 상대방이 말해준 근황을 잘 살펴봤습니다.
- 봉사 활동, 힐링 서적 독서, 대체자 만날 좋은 환경, 일과 바쁘게 하기, 친구들과 많은 약속, 통화 중 용건만 간단히 말함 (절 저프라고 인식하는 줄 착각 했어요)
-> 높은 내프 요소 및 저프에 대한 반응
- 자존심 부리기, 40분 간의 긴 통화 하기, 뚝뚝 대화가 끊어지면서도 용건이 너무 많음, 결정적으로 이별을 전부 제 탓함.
-> 낮은 내프 요소 및 고프에 대한 반응
전 상대 내프가 도대체 얼만지... 이것도 제게 너무 혼란을 줬습니다.
상담사님께선 내프 상태를 신경 쓰기 보단 제가 고프레임 행동을 할때의 상대방의 반응을 보고 제가 고프란 걸 확신해라 하셨습니다.
어휴 알고보니 제가 가던 길 도중에 샛길에서 지나치게 파고든 뒤 헤매는 중이였던거죠.
아는 것도 없는데 헤매기 까지... 못났단 생각이 드려던 찰나에 상담사님이 과도기가 온거고 실수하는 건 너무 당연하다 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역시 무너지기 직전 이였는데 눈치가 좋으십니다 짱.
(상황과 내담자 성향에 따라 마음가짐과 지침이 다른 거 같습니다.) 일단 저 같은 경우는 프레임 너무 신경쓰지 말라 해주셨습니다. 무조건적인 친절과 푸근하고 넉넉한 이해심..끙..
어느새 상담 끝 무렵, 전 그 동안 아무에게도 못한 속사정을 털고 싶어서 근황을 말씀드렸습니다. 재회 상담보다 근황에 대한 심리 상담이 더 급했었는지 훨씬 마음이 편해지더라구요. 이럴 줄 알았으면 상담사님의 분석 이전에 다 털고 시작했던 게 나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상담사님께서 주말에 대해 말씀하시는데 머릿 속으론 ‘와 토요일 까지 일하시는구나 ㅠㅠ’ 하며 기운내시라는 말씀 들어드리고 싶었는데 너무 정신이 멍해서 입 밖으로 말이 안 나왔습니다. 쭈뼛쭈뼛 “다음 상담도 열심히 하세요” 라고 들으면 서운해 할 법한 말로 간신히 마무리 인사 드린게 아직도 맘에 걸립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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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끝나고 한 맺힌 녹음파일(드디어!)을 설레는 맘에 들어봤습니다.
ㅋㅋㅋㅋ
정말 상담사님 말씀 그대로 시작하자마자 저 이불에 숨어서 으아 안돼애 하며 들었어욬ㅋㅋ 와... 그 동안 회사에서 누구와든 항상 자신감 넘치게 대화하고 다녔는데 제 목소리가 너무 새삼스러웠습니다.
더듬더듬 횡설수설... 어우 창피했어요. 듣고 보니 제한된 시간 안에 뭔 할 말이 그래 많았던지중간중간 상담사님 말씀 끝나자마자 무시하고 다음 얘기 하기도 하고..(결국 너무 사소한 내용이 대부분) 너무 죄송합니다.
그리고 주눅들지 마란 말씀을 훨씬 더 많이 해주셨네요? 안타까워 하시는 상담사님의 말씀... 그 외에도 잘했다는 칭찬도 가끔 있었지만 (전 들은 기억이 없습니다..)
그걸 전부 무시하고 전 다음 질문. 대화도 안이어지고.
정말 제가 기운 빠지게 해드렸단 생각에 이제 더욱 제 원래 마인드 되찾고 더욱 기운 내려합니다. 요새 잠 안오면 음성파일 재생하고 오글거려서 이불 속에 있다가 맘이 편해져서 15분만에 꿀잠자서 효과 아주 좋습니다. 문제는 그 뒤에 중요한 말씀들을 못 듣고 맨날 앞부분만 들어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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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여담으로, 상담 끝나고 상담사님께 등 떠밀리다시피 전 외출했습니다. 소모임을 열심히 보다가 광고로 또 샛길에 빠져서 (거의 프로 샛길러) 소개팅 어플을 해봤습니다.
상담 후 한 달 정도면 재회될 거 같은 맘에 친구하자고 딱 선 그은 후 그날 바로 저녁만 먹기로 했습니다.
음... 편하고 친절한 이미지로 첫인상을 줬지만 상대방은 언제 봤다고 막 트집잡고 틱틱대네요? 계속 미안행 하고 웃으며 사과만 하기 급급했습니다.
끝없는 제 사과에도 제 태도가 재수없단 상대방 말을 듣고 제 전여친의 내프가 막장이면 어쩌지 하던 걱정이 싹 사라졌습니다. 이 정돈 되야 하는구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던 중 초면인 상대에게 도저히 할 수 없는 실례에 저도 비록 꿋꿋이 웃고 있지만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사회적 지능을 떠나서 그냥 지능이 낮다는 판단이 서자마자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 가설에 대한 실험군을 찾았단 생각에요. (1차 상담 전 실험도 그렇고... 저 좀 문제있는 거 같습니다. 이 와중에 미친 호기심 발동)
다시 여유를 찾고 오늘 기분 안 좋은 일 있어서 예민하냐고 달래듯이 물어봤더니 아니라더군요.
오 떡밥 물었구나 싶어서 “어이쿠~ 오늘만 예민한 줄 알았는데 성격이 안좋은거였구나? 껄껄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ㅋㅋ” 이라며 우선 자존심 회복 좀 한 후, 아주 정직한 이중모션을 날렸죠.
“너 얼굴은 진짜 이쁜데 (사실 그닥..) 네 성격 다 못 맞춰주겠다 우린 안맞아 이쯤에서 그만 쫑내고 먼저 일어날게”
했더니 반응이, 그래서 잘하고 싶단거냐 그만 하잔거냐 왜 사람 헷갈리게 하냐 이랬습니다.
... 가설.. 맞나봐요... 역시 저도ㅋㅋㅋ
집은 잘 찾아갈 수 있는지 따뜻한 염려를 마지막으로 인사한 뒤 뭔가 하나 얻은 기분으로 뿌듯하게 귀가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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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후 상담의 별미인 교육자료(!)를 봤습니다.
와.. 잘못된 연애습관에 관한 실험과 가능성 제시에 관한 실험 두 가지를 접목하니 이런 심화 공식이 되네요? 상황에 맞는 적절한 벌과 간헐적인 보상... 명심하겠습니다.
아직은 점조직적인 제 지식들을 어서 시간이 다 연결해주길 바랍니다. 이번 자료 외에도 얼마든지 심화이론이 무수히 많을 거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자료는.. 이건 자습서가 아니라 거의 답안지 같은데요? 막연히 조급해지지 마란 말을 떠올리며 살던 제게 정도를 알려주는 글입니다. 감 잡은 거 같아요. 뭔가 푸근하고 친절한 절오빠 느낌? 친절한 말투, 그리고 지적할 땐 더욱 나긋나긋 조심히 말해야 할 거 같습니다.
사실 상담일 저녁에 한 번 훑어보고 쭈욱 시간이 없어서 못 읽어 봤습니다. 딱봐도 최신 교육자료에 대한 느낀 점이 짧죠? 우선 급한 후기 얼른 써놓고 며칠 뒤 회사 평가준비 마친 후 여유 있을 때 재차 읽어보겠습니다. 녹음파일을 들으며 제가 실수로 했던 좋은 대처들이 뭐였는지 발견해내서 다시 분석하겠습니다. 차후에 생길 다른 느낀 점 및 질문들은 애프터로 여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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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상담 끝난 후 관리자님과 상담사님 덕분에 마음은 편해졌지만 머리가 안 편했습니다. 과도기 단계라 그런가 생각이 너무 많아져서... 머리가 가벼워질 때까지 다다다 쏟아 부었더니 양이 어느새..어우 제 기준엔 거의 자서전 급입니다. 쇼핑 후기엔 5글자 이상 써본 적이 없었는데...
친구는 전부 타지 갔고, 헤어진 후 5개월 동안 진솔한 대화를 해본게 10번도 안됩니다. 겉으로만 밝게 웃고 떠들었던 회식은 자주 있었지만요.
헤어지고 너무 힘들단 말은 딱 두 명한테 밖에 못 해 봤습니다... 그 뒤로 몇 달동안 거울 속 제 자신에게만 속풀이 했지만 이제야 좀 후련해집니다.
혹시나 제 긴 글이 다른 내담자분들 복잡한 심기를 건드리셨을까 란 걱정보다 머릿속을 더 복잡하게 해드린 건 아닌지가 더 앞섭니다. 그래도 짧지 않은 글 보며 얻는 건 없지만 시간은 잘 갔다고 해주실 분들은 정말 감사합니다. 두서없던 제 얘기를 들어주셔서 제가 더 감사합니다.
다음에 다른 후기로 또 찾아뵙겠습니다. 글솜씨와 재미는 여전히 부족하겠지만, 엉뚱하기만 하고 기발하진 못한 제 나름의 팁과 좀 더 피식할 수 있는 요소를 담아 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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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관리자님... 재회 후기를 위해 할 말 많이 아꼈는데도 이 정돈데 어떡하죠; 애프터 분량규정 때문에 맺힌 한 때문인지 글 분량이ㄷㄷ 좀 걱정됩니다.. 글의 맞춤법 등의 수준은 잘 수정해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정말 은인이신 하서영 상담사님! 제가 상담 마지막에 “1차 상담 땐 베스트 후기를 목표로 야무지게 후기 쓰려고 했으나 이미 올라와서...” 하고 말끝 흐린 바람에 후기 안 쓸거라고 오해시켜 드렸습니다... ‘떠도는새’님이 제 숙제를 해결해줬으니 맘 편히 재회 상담을 쓰겠단 거였는데ㅎㅎ 솔직히 다른 베스트들 보니까 도저히 엄두도 안나요.
저보다 훨씬 바쁘신데도 정말 따뜻한 제 버팀목이 되어 주시는 하서영 상담사님 그리고 관리자님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자괴감 완전 극복했습니다. 1차 애프터로 곧 뵙겠습니다.
건강하시구 다른 업무도 잘 풀리시기 바랍니다. 식사 전에 손도 꼭 깨끗이 씻으시구요!
다른 내담자 분들도 다같이 파이팅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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