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우리는 사실 알고 있습니다.
배나무
2017. 10.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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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현 상담사님께 총 두 번의 상담을 받은 남자 내담자입니다.
남자 내담자의 비율이 적어 도움이 될까 적어보려고 해요.
2년을 만난 상대와 이별을 하고 4개월 뒤에 반년을 더 만났습니다.
그리고 다시 이별 후, 지금 이렇게 두 번째 상담의 후기를 적고 있네요.
저는 장기연애 케이스에 속하지만, 사실 상대와 제가 그 시간동안
남들이랑은 비교도 안 될 만큼 깊은 사랑을 주고 받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어떤 건 너무도 잘 맞았고, 어떤 건 너무도 안 맞았죠.
한 없이 감싸주다가도, 조금만 틀어지면 서로 날을 세웠죠.
그렇게 정말 매일같이 싸웠습니다.
연애 초반에는 제가 흔히 말하는 나쁜 남자도 아닌 ,
그냥 나쁜 사람이었습니다. 싸울 때마다 막말, 잠수를 일삼았죠.
상대는 항상 울고불고, 저는 냉정하게 "네가 잘 할 자신 있으면 만나주겠다"는 소리.
아트라상을 만나기 전까지 재회 이론을 접하지 않았던 저와 여러분은,
사실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
내가 어떤 행동을 할 때, 상대가 날 갈구하게 되는 지를.
혹 너무 상대에게 열중해 당시에는 깨닫지 못했을지라도,
아트라상을 만난 후에 끼워 맞추어지는 그림이 보입니다.
그렇게 연애가 길어지면서 저는 점점 소중해진 상대에게 헌신했고,
그게 당연하고 서로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비참한 이별. 상대는 저와 마무리 짓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 떠났죠.
저보다 잘난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을 택한 상대를 보며 혼자서 열등감만 쏟아냈습니다.
손수현 상담사님께 첫 상담을 받을 때, 프레임 관리 부족 진단을 받은 저는
문자치짐을 보내놓고, 최대한 예전의 마음가짐을 가지려고 애썼습니다.
제 자신에게 관심을 돌리고, 일단 관심사인 옷부터 왕창 샀어요.
꾸미면서 자기만족을 느끼고 여러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 사람들의 외모나 매력과는 큰 관계 없이,
이성을 만나는 것 자체가 정말 별 재미가 없었어요.
다들 비슷해 보이고, 뭔가 쉽게 얻는다는 생각에 감흥이 없었던 것 같아요.
내심 뿌듯했던 기억은 많지만요.
그러던 와중에 2차 지침에 대한 반응이 왔습니다.
진짜 말도 안되는 쌍욕이 하루동안 몇 시간 간격으로 날아왔습니다.
상담이 없었다면, 전 이 때에 아마 울고 있었을 거예요.
"2년 간 사랑했던 우리가 왜 이렇게 됐을까" 하면서요.
하지만 이론으로 무장한 저는, 바로 받아쳤습니다.
그러자 밤에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겉을 욕으로 덮어놓기는 했지만, 누가 봐도 절 그리워하고 있는 내용.
저는 그 때, 점점 재회에 가까워진다는 느낌과 함께
힘들어하는 상대를 보며 복수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네요.
이렇게 지내다보니, 사실 재회에 별 집착이 안생기더라구요.
헤어지고나서 몇 주간 정말 미친 듯이 아팠는데도요.
하지만 저는 졸렬하게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찾는 나를 버리고
환승이별을 택한 상대가 얼른 돌아와 제게 매달리는 모습을 어떻게든 보고 싶었습니다.
다들 같은 마음일거라 생각해요.
남은 지침을 시행하는 일에 뭔가 어려움이 생긴다면,
저는 이 모든 걸 그냥 좋은 경험삼아 제 인생을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고 재회를 포기하려 했어요.
하지만, 상황은 제 예상보다 훨씬 쉽게 흘러갔습니다.
손수현 상담사님의 말대로 하나하나 맞아떨어지는 상황을 보면서
짜릿함을 느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네요.
정말 연락이 오더라구요, 별 것 한 게 없는 기분인데도.
이별기간 동안 총 두명의 남자를 만나고 나서야
4개월 만에 돌아와 제게 전화와 문자를 남발하던 상대는
제게 바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며 재회를 바랐습니다.
저는 "네가 잘 할 자신이 있으면 만나겠다" 라고 답했습니다.
그렇게 반년을 전보다 더 성숙하게 만났습니다.
물론 몇 번씩 싸우기는 했습니다. 전의 문제가 반복되는 양상이 보이기도 했구요.
그러다 저와 상대의 멘탈을 박살내는 기막힌 상황이 발생했고,
저는 프레임 유지의 끈을 아예 놔버렸습니다.
자세하게 말씀드릴 순 없네요. ㅜㅜ
그렇게 이별을 통보받게 되고, 다시 상담사님을 찾았습니다.
상담을 받고 몇 주 간 칼럼과 후기만 잔뜩 읽었던 기억이 있는 저는,
스스로 이겨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곧, 상담사님의 객관적인 분석과 함께
마음을 제대로 다잡을 필요가 있다고 다시 생각했습니다.
어떤 힘든 일이 오더라도 그게 제 연애의 발을 잡을 수 없도록 만들고 싶었거든요.
그 사람도 힘들어하고 있어요.
오기 부리지 않으면 돼요.
이런 게 사랑이라며, 이렇게 하다보면 돌아올 거라며,
자신을 놓는 모습을 허락하지 마세요.
사실 본인이 제일 잘 알고 있으니까요.
결국 실수의 반복으로 다시 상담을 받게 된 제가
재회 이론에 통달한 듯 후기를 남기는 게 창피하네요.
한 번의 재회성공의 기쁨과 그 과정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이번에도 저는 의심이 없어요.
손수현 상담사님과 저를 믿거든요.
다시 만나게 되면 훨씬 더 성숙해지려고 합니다.
다들 힘 내시고 자신을 사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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