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눈 감고 뜨면 6개월 뒤면 좋겠어요..
제발꼭
2017. 09. 28
후기를 쓰게 된다면 재회후기를 쓰고 싶었는데.. ㅎㅎ
저는 길지 않은 연애였지만 마지막이라고 시작한 연애였어요. 직전의 꽤 긴 연애로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냈고, 다시는 이별 과정을 겪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강해서 1년을 넘도록 사람을 만나지 못하다가 시작하였어요.
그래서 굉장히 소중했고 신중했고 마지막이길 '다시는 헤어지지 않을거야' 라고 생각했어요. 사람이 함부로 마침표를 찍으면 안되는건데 전 큰 실수를 한 것 같아요..ㅎㅎ
굉장히 드라마틱한 시작이었어요. 수현쌤도 제가 환상에 너무 빠져있다고..알면서도 참 그게 맘처럼 안되네요.
상대의 엄청난 거짓말을 알게되어 관계는 끝이났습니다. 그걸 알게 되었으면 당연히 정 떨어지고 온갖 욕을 해도 부족한 상황이었지만, 이별의 겪고 싶지 않았고 마지막 사람이라고 확신해서 저는 정신을 놓고 그의 맘을 돌리려 했어요. 그사람이 나한테 노력해도 뻥 차야하는 말도 안되는 상황인데도, 갑이어야 하는 상황에 을이 되었어요. 역시나 을이 되는 것은 상황을 바꿀 수 없었어요.
다이어트의 최고의 방법은 마음고생이라는 말 뼈저리게 경험합니다. 긴 연애 후의 이별보다 더 크게요. 정말로 식음전폐 하였어요. 집에는 이야기 할 수 없었기에 부모님의 걱정은 점점 더 커져갔고, 말도 안하고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고...부모님이 억지로 병원을 끌고 갈 정도였어요.
우연하게 아트라상을 알게 되었고, 마법을 바라지 말라고 써있지만 마법을 바라고 상담신청을 했어요. 이한 상담사님의 1차 상담 후 지침을 받았습니다. 지침 보낼 생각에 참고 버티고 견뎠어요. 지침을 보냈는데 휴대폰 자체에서 차단 되었더라구요. 카카오톡은 차단인 줄 알았지만 번호 자체가 차단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기에 정신이 또 나갑니다. 애프터메일을 다 사용해도 나아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2차로 손수현 상담사님과 상담을 받았어요.
제일 괴로웠던 것은 그런 거짓말할 사람이 아닌데 내가 그렇게 만든 건가 싶었어요. 그런데 수현쌤이 저에겐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했어요. 여자가 잘못한 경우엔 솔직히 말씀해주시는데 제 경우엔 정말 잘못이 없다고...ㅎㅎㅎ 이게 씁쓸하면서도 슬프면서도 위로가 되기도 하고..
오히려 연애 잘해왔는데 프레임관리도 잘하고 이정도의 여자를 만났어도 그짓을 한건 그가 싸이코패스 수준이라고..
슬프네요...나의 마지막 사람이라고 내사람이라고 소중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그런 사람이라니...
전 모두 차단되어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어요. 수현쌤이 주신 지침은 처음엔 유치한것 같았지만 설명듣고 아예 이해가 안되진 않았어요.
어떤 짧은 시기에는 지침이 너무 잘 먹힐 거 같고 기분도 괜찮고 그러다가 그 짧은 시기를 뺀 나머지는 전혀 괜찮지가 않아요. 몇달이 흘렀지만 괜찮다기 보단 그저 참고 견디는거에요. 어쩔 수 없으니까. 정말로 이것 때문에 내 인생을 놓아버릴 수는 없으니까.
수현쌤이 이런 남자 다시 만나면 행복할 것 같냐고, 너무 화나고 상위 0.1%의 나쁜놈이라고...만약 수현쌤이 저의 친오빠라면 연을 끊을 각오를 하고 재회를 말릴거라고 하실 정도로 최악의 남자인거 아는데...알면서도 완전히 놓지 못하는 제가 너무 답답해요.
상담할 때도 너무 리액션 없어서, 우린 같은 팀인데 너무 하다고..수현쌤 내담자 태도 지적 잘 안하는데 지적하게 만들 정도로 리액션 없는 내담자였어요, 그런데 그건 제 스스로가 너무 답답하여 무기력했어요..ㅠㅠ
3개월 후 2차 지침은 보낼지 안보낼지 모르겠어요. 보내고 싶다가 아니다 싶다가 오락가락해요...
그 사람 다시 만난다면, 진짜 창피한 일이고 특히나 부모님께 죄짓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사람이 참..마음따로 머리따로 몸따로 이네요.. 누가 뭐래도 저에겐 그 사람 객관적가치가 높고 프레임도 높고 드라마같은 시작이 절 바보 멍청이로 만들고 있는 것 같아요. 수현쌤이 환상에 빠져있다고..맞아요..알아요..
시간이 흐르면 괜찮아지겠죠. 당시에는 식음전폐했지만 지금은 그정도 아니니까.
그런데 이번 사건이 너무나 제 인생에서 큰 충격이라 쉽게 잊혀지진 않을 것 같아요. 차라리 권태기가 와서, 사소한 것들로 싸워온 연인이었다면, 차라리 그런 헤어짐이 부러울 정도로 저는 정말 안좋은 이별입니다..
그런 생각 많이 해요. 왜 나에게 이런일이 일어난걸까. 나는 착하게 살았는데. 나는 그저 진심으로 사람을 대했을 뿐인데...
주변에서 그런 거짓말 빨리 알아서 다행이다,운 좋았다 라는 말 많이 했는데 하나도 와닿지 않아요. 운이 좋은건 그런일을 겪지 않는 거라고 생각하니까요...
그런데 계속 그렇게만 생각하면 인생 망한다고 해서 그렇게 생각 안하려고 노력해요.
재회하여 마지막 끝을 제가 내고 싶어요.
나쁜짓한 그 놈은 잘 먹고 잘 살텐데 피해자인 내가 왜 이 모든 고통을 온전히 겪어야하나 억울해 죽겠어요.
수현쌤이 걔도 괴롭게 만들어주겠다고 할 때 울컥..
전 감정적이고 굉장히 느린 사람입니다. 사람들이 이제는 괜찮지라고 물을 때가 제일 괴로워요. 사실 안 괜찮은데 너무 또 오래 안고 있는 사람 바보 취급하니까..ㅎㅎ
그런데 김제동씨가 그런말 한 적 있어요. 20-30분 먹은 밥도 소화되는데 5시간 이상 걸린다고. 그런데 몇달을 만난 사람을 어떻게 한번에 정리 되겠냐고...
빨리 제자리 찾아가는 멋진 내담자분들도 있겠지만, 저처럼 굉장히 느린 내담자분들도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느린 우리를 너무 자책하지 않았음 좋겠어요. 이건 제가 제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해요. ㅎㅎ 자책하지 말아요 우리.
전 뭐라고 읽으면 좀 나은것 같아서 후기 전체 다 읽고 두세번 또 읽으면서 많은 시간 보냈는데 제 후기도 누군가에게 아주 조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우리 꼭 행복해져요. 행복해집시다.!
게시글 삭제
게시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