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하서영 쌤과 상담 후 1차 지침 후기
고라니
2017. 08. 10
안녕하세요 하서영 상담사님께 상담받은 고프저신 고라니입니다!
이전엔 재회 후 재회 후기를 적어야 겠다 했는데 웬지 재회하게 되면 후기가 너무 늦어질까봐 중간에 상담후기를 올려봅니다. 만약 재회하게 되면 퇴근 후, 주말 등 개인정비 시간이 최소 한달은 온전히 말살되서 후기가 늦어질거 같거든요.
저흰 2년 연애 동안 잦은 싸움으로 인해 서로가 고프저신이였어요. 둘다 공통점은 낮은 내프였구요. 그러다 상황상 얼굴을 자주 못보게 됩니다. 그러는 동안 여친은 저의 빈자리를 여러 사람으로 메꿨구요. 그러면서 여친은 서서히 저보다 더 막장인 내프가 살짝 역전하게 됩니다. 딴 남자들 좀 그만 만나라는 제가 불안해하다보니 서서히 매력을 잃었고 자존심 상한 전 각자 진지한 타협 중 서로 양보를 안하려는 모습을 보고 헤어지자 합니다. 그러고도 후회하며 헤어지고도 2주 가까이 띄엄띄엄 매달렸습니다. 돌아온 답은 뻔하죠. 떠나기 전에 잘했어야지 이미 늦었다고. 그나마 있던 프레임 다 날렸다 생각했죠. 자존심이 상한 전 나름 프레임이 약간 복구된 애매하게 깔끔한 마무리(?) 후 아트라상 블로그에 처음으로 입문하게 됩니다. 설마 나도 될까 하는 심정으로요.
5일동안 칼럼을 읽은 후 상담 신청을 했고 막상 사연을 적자니 내프가 요동 치더라구요. 그러나 상담을 기다리는 1주일 동안 점점 내프의 기복이 줄어들었습니다. 재회에 대한 희망보다도 제 자신의 변화에 만족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 뒤 상담을 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내프 & 외프 관리만 잘해도 리바운드가 오더라도 100% 재회 케이스구나 하는 근자감이 들었더래죠. 그러나 급한 성격 탓에 재회 기간을 단축시키고 싶어서 상담 신청을 했죠. 앞으로 한 달동안 고민하며 술값으로 30만원 낼 바엔, 한 학기 등록금의 10%로 대학에서보다 10배 이상의 인생 교훈을 얻고 발전하는 게 낫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속된 시간에 하서영 상담사님 전화가 왔습니다. 막상 상담을 시작해보니 머릿 속이 복잡해 지더라구요.. 뭔가 말은 해야겠는데 떠오르지가 않고 사연에 적었던 말들만 말하며 시간 낭비하고.. 필기한 거 보고 겨우겨우 묻기도 하구요. 결국 다 쓸데없는 걱정들이었지만. 상담사님의 매력적인 깔깔 웃음소리 덕분에 서서히 긴장이 풀리더라구요. 그리고 너무 든든 했어요. 정말 전문가는 다르구나는 말이 왜 후기마다 나오는지ㅎㅎ
근데 여전히 긴장했는지 불안해서 제가 말이 많아지더라구요. 상담사님 말씀하시는데 막 끊고 ‘제 생각은 이겁니다!’ 하고 휴리스틱 가득 찬 의견을 강조했고 약간 자존심도 부린거 같아서.. 참 상담사님께서 상담하시는데에 난항을 겪으셨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내담자 말이 맞다고 동조해 주시고... 정말 감동입니다 하쌤ㅠㅠ 정말 죄송합니다. 오해십니다.
제 친한 친구 ‘강박이’ 아시죠? 그 녀석과 온갖 칼럼을 다 뒤져본 결과 저만의 관점이 생기고, 그 관점 덕분에 하쌤을 만날 당시의 내프를 그때까지 유지해 왔던겁니다. 불과 열흘도 되기 전까진 막장 내프였었지만요. 제 주관적 관점이 내프의 버팀목인지라 “강박이가 그랬어요 제발 맞다 해주세요 쌤! 만약 제가 틀리다면 저 멘붕이에요 ㅠㅠ” 이런 절박한 설득의 심정이었어요. 막 잘난 척 하려던 것이 아녔습니다. 그래도 너무 예의 없었던 점 정말 죄송합니다..
지침을 받았을 당시엔 어리벙벙 했습니다. 뭔가 공격적인 지침을 기대했었거든요. 근데 공감 능력을 약간만 갖고 제가 이 지침을 들었다 생각하니 와.. 뇌 안에서 메아리가 오래 치겠더라구요. 이때 소름 돋았습니다. 음 뭔가 제 축구팀에 수비수 미드필더 짱짱한데 공격수가 없어서 상담 신청 후 공격수 아무나 영입해도 좋겠다 했는데 호날두가 영입됐다고 해야할까요. 그러면서 제가 놓치고 간 이론이 있었구나 반성하고 이론 공부 후 지침을 계속 쳐다보니 완전 보면 볼수록 창의적이고 치밀한 지침 이였습니다. 전 급하지만 전문가님의 ‘천천히 단단하게 재회하자’ 라는 의도라 추측하고 가감 없이 지침을 보냈습니다. 아 물론 문자할 때 전 ㅆ 받침을 잘 안쓰지만 그냥 보냈어요ㅋㅋ (단, ‘네가’ 는 ‘ㅇㅇ이가’로 수정했습니다.. 헤어진 지금까지도 ‘너’란 말 대신 이름 불러줬거든요. 너무 누가 대신 써준거 티날까봐서요.)
현재 원래 12일날 1차 지침보내기로 했는데요. 하쌤이 말씀하신 조건이 성사된 지 이틀뒤인 9일날 보내구 바로 짬짬이 후기를 썼습니다ㅎㅎ 카톡 말고 문자로 보냈습니다. 혹시나 카톡차단어플을 상대방이 알고 있을까 싶어서요. 답장은 ‘문자’ 보낸지 15분 뒤에 두 마디 정도 짧은 덕담이 왔고 카톡 프사가 바로 없어졌네요. 그동안 잘 사는척 다 하며 이쁜 사진으로 올려놓더니 전부 제가 매달려주길 바랬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매달리면 프레임이 낮아져서 본인이 비교적 맘이 편해진다는걸 감잡았나봐요. 날 희망고문하여 이용해서 혼자만 이별 쉽게 하려 하다니. 이런 괘씸한 생각이 들며 반응 확인 후 바로 번호 차단해뒀습니다.(물론 반대의 의도지만, 저도 상대방 심리를 괴롭히는건 피차일반입니다.) 반응이 예상 범위 안이라서 안심하고 있습니다. 근데 한편으론 2차 지침 있기 전까진 꾹 참고 1차 지침에 대한 질문을 안할거 같다는 살짝 불안감도 들긴한데, 이상하게 맘은 편합니다. 왜냐구요?
우리 내담자 모든 분들은 지금 상대방과 바둑 수싸움 중입니다. 옛정 이런거 없이 지금은 철저히 남남이며, 다시 생각해봐달라고 한수 물러달란 식으로 매달리는 등 항복이 용납이 안되는 적입니다. 근데 저희 옆엔 상담사님들, 즉 프로 기사들이 훈수를 둬주십니다. 어엇? 이게 맞어? 싶다가도 상담사님의 큰그림을 기대해보잔 생각이거든요. (물론 저처럼, 이제 겨우 돌 색깔 구별할 줄 아는 주제에 ‘아 그정도 수는 저도 생각했어요’ 란 식 태도는 절대 따라하시면 안됩니다. 알면서도 조급한 맘에 생각보다 쉽진 않아요)
제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건 상대의 반응 아랑곳 않고 내프 관리 하며 가만히 있는게 낫겠더라구요. 가만히 있으면 본전이라도 간다란 생각으로요. 더 이상 아무생각 나는게 없습니다 껄껄. 머릿 속으로 재회 상황을 꿈꾸며 드라마 소설을 쓰고 있는 중입니다. 안되면 어쩌지 하고 막장 소설 써서 내프 깎아먹는 거보단 덜 나쁠거 같아서요.
한번씩 내프가 흔들릴 때가 있습니다. 뜬금없이 매우 사무치게 그립죠. 그때 이렇게 억지로라도 내프에 신경쓰다보면 도움이 되더라구요. 그리고 좀 덜 힘들어지면 다시 “후회는 네 몫” 이란 생각으로 자신 삶에 전념하시면 됩니다. 아트라상 입문 전만 해도 회사 생활에 흥미가 없었는데 지금은 매우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다닙니다. 사람들과도 많이 웃고요.
글을 회사에서 짬짬이 쓰다보니 두서가 약간..이 아니라 아예 없네요 하하. 막 생각 나는대로 썼거든요.
이상 하서영 상담사님께 상담받은 고라니 였습니다.^^ 글을 너무 못써서 욕먹을까 살짝 겁먹었지만 다들 편하게 봐주세요. 다음 지침 이후 또 후기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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