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문서 상담 후기입니다.
봄잠바
2017. 06. 19
안녕하세요^.^
13년도 내담자였고 17년도에 다시 아트라상에 찾아오게 된 내담자입니다.
상담을 받은 닉네임은 너무 여러곳에서 쓰는 것이라, 부득이하게 후기는 다른 이름으로 남기게 되었네요.
먼저 13년도에 오주원 상담사님께 상담을 받은 것은, 제 연애에 엄청난 자산이 되었어요.
그때 저는 소개팅으로 만난 상대와 약 한달 반 정도를 사귀다가 카톡으로 이별을 당했고, 이별 그 자체보다는 스무살 이후부터 줄곧 100일도 못 넘기는 짧은 연애를 반복하고 늘 카톡이나 문자로 이별을 통보 받는 이 패턴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봤을 때 저에게 고질적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서 앞으로 더 나은 연애를 하고 싶어서 상담을 신청했었습니다.
오주원 상담사님은 저를 전형적 고프저신, 자존심이 센 여자 내담자 라고 하셨고 상담글만 봐도 그런 성향이 보인다고 하셨었죠. 그리고 음성 상담 동안 이런 경우의 전형적 연애 패턴을 알려주셨는데 정말 그렇더라구요.
당시 상담을 받았던 상대와는 이론을 체화하지 못해 재회에는 실패했습니다. 이론을 제대로 체화하지 못했던 제가 이중모션 단계에서 너무 큰 충족을 주었기 때문에ㅠㅠ 그랬는데도 이중모션 단계가 거의 다섯달 정도 지속되었고, 결국 제가 먼저 재회를 포기하고 상대의 연락을 완전히 차단하는 상태가 되었어요.
그런데 프레임이 정말 무서운 게, 그렇게 연락 두절이 되고 나서 1년 후 새해 덕담을 빙자해서 연락이 오더라구요. 어떻게든 얘기를 이어가려는 모습을 보면서 그렇게까지 충족을 주고 프레임이 깎였던 상태인데도 초반의 프레임 덕분에 이렇게 연락이 올 수도 있구나 하고 느끼며 지난 연애에 대해 나름대로 분석을 해봤습니다.
오주원 상담사님은 제가 얼굴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전화도 아닌 문자나 카톡으로 이별을 당하는 이유는 상대방이 저를 무서워하기 때문(...) 이라고 해주셨고, 생각해보니 정말 그렇더라구요. 어떤 말을 해도 화를 낼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굳이 얼굴을 보거나 전화로 목소리를 들을 필요는 없고 통보하고 바로 숨어버릴 수 있는 수단을 택하는 게 그쪽 입장에서는 당연하더라구요. 그렇게 이별을 통보받고 이런 식으로 이별 통보하는 것에 대해 화를 낼지언정 울면서 잡았던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자존심 때문에 헤어지고 난 후에도 대외적으로는 정말 괜찮은 척 하고 다녔습니다. 이런 이별 후의 대처 때문인지 항상 헤어진 후에 일정 시간이 지나면 상대에게서 연락이 왔지만, 이론을 알지 못했던 저는 이중모션 단계에서 번번이 화를 내며 신뢰감을 회복하지 못한 채 다시 헤어지기를 반복했습니다. 물론 그리고 나서 더 오랜 시간이 지난 후 프레임 때문에 상대에게서 정말 예상치도 못한 시기에 연락이 오곤 했습니다.
이런 과거의 연애를 볼 때, 고프레임의 성향이 강하니 이번에도 고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상담을 신청했지만 역시 사람인지라, 그리고 자존심이 강한 성향 탓에 내 생각보다 프레임이 낮을 수도 있다는 불안을 느꼈어요. 무엇보다도 연애 기간이 2주 이내라는 점에서 환불을 권유받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리 봐도 단기라고 하시는 분들 중에도 이렇게 짧은 사람은 없는 것 같아서ㅜㅜ
장문의 카톡으로 이별 통보를 받은 후 저는 알겠다는 짧은 답으로 마무리한 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상담을 신청했어요. 그리고 상담 신청 후 칼럼과 후기들을 열심히 읽고 또 읽으며 상담이 완료되기를 기다렸습니다. 두고 두고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좋아 문서 상담을 신청했고, 지금도 그 선택에는 만족합니다.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들어와 글을 여러번 반복해서 읽을 수 있으니까요^.^ 음성상담을 녹음해서 들을 때는 약간 제 목소리를 듣는 게 어색해서 열심히 듣지 않게 되더라구요.
관리자님이 미리 알려주신 상담 완료일 오전 이강희 상담사님께서 짧은 인터뷰를 위해 전화하셨는데, 잠시 자리를 비웠던 터라 받지는 못했어요. 사실 지금와서 말씀드리지만 부재중 전화에 뜬 <발신번호표시제한>이 아트라상일 것이라고 예상했고, 확률이 너무 낮아 환불을 권유하는 전화일 것이라 생각해서 다음 전화를 조금 우울하게, 떨면서 받았습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상담글만으로는 알 수 없는 이별 당일의 상황에 대해 조금 더 정보를 얻기 위한 인터뷰 전화였고, 글이 아닌 제 말투로 그 당시 상황을 전달 받으신 후에 신뢰감 문제라고 딱 찝어주셨어요. 예전에도 고프저신이셨죠? 라고 물으시며 저는 몇 번을 와도 아마 강력지침은 받지 못할 거라고 (ㅠㅠㅠㅠㅠㅠ) 무조건 신뢰감이라고 하시며 짧은 인터뷰를 끝냈어요.
저는 고프저신의 상태로 이별을 맞았고, 연애기간은 짧지만 초기 프레임이 높고 상대가 저를 오랫동안 짝사랑한 이력이 있기 때문에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높은 확률(70%)을 받았습니다.
처음 지침을 본 소감은 이걸 어떻게 해요.....였어요. 오글거릴 수 있다고 미리 주의를 주셨지만, 그런 주의를 받고 나서 봐도 정말 이걸 보내야 하나 생각했습니다. 다음날에 다시 읽고, 또 그 다음날에 다시 읽고, 중간에 칼럼이나 후기도 다시 읽고 하면서 지침 문자를 다시 보니 처음처럼 거부감이 들지 않고 이렇게 하는 게 맞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예정된 공백기가 지나고, 지침 문자를 보내야 할 때가 된 지금은 다시 아 진짜 이렇게 보내도 되는 것인가 라는 걱정이 스멀스멀 듭니다. 그동안 제가 하던 방식이 틀렸다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스스로의 인지부조화라고 생각해요.
사실 저는 재회가 간절하지는 않아요. 상대와 짧게 만났기 때문이 아니라, 지금까지 늘 어떤 연애를 하건 아주 길게 내 몸이나 마음이 지나치게 상할 정도로 슬퍼하지는 않았어요. 물론 롤러코스터를 타기도 하고, 문득 울컥하는 순간들도 있긴 했지만 평소에는 그냥 이별 전과 다를 것 없이 잘 지냈어요. 그러면서 내가 정말 이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어하는 건지, 아니면 그 당시에 느꼈던 설렘이 그리운 것인지 생각해보곤 했어요.
이번에 상담을 받은 상대 직전에 3년 가까이 만난 장기 연애의 상대가 있었는데 이 상대와 헤어졌을 때도 마찬가지였으니 연애의 기간은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게다가 장기 연애 상대가 자신의 프레임과 신뢰감을 모두 낮추면서 매달리는 것을 보며 반면교사로 삼았어요. 진심을 다하면 된다는 말을 저는 믿지 않아요. 그 진심이 상대에게는 엄청난 부담일 수도, 혹은 위협으로 느껴질 수도 있으니까요. 결국 그 진심의 표현이란 건 상대가 아닌 자신 위주고, 상대는 그런 모습에 더 질릴 수 있다는 걸 절실히 느꼈습니다.
지금도 사실 이번 상대를 정말 다시 만나고 싶은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듭니다. 다시 만난다 해도 행복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기도 하고, 상담사님께서 지적해주신 대로 은연 중에 저에 대한 열등감을 느낄 정도의 상대와 굳이 다시 만나야 할지 고민하게 되네요.
하지만 선택권이 상대가 아닌 저한테 있기를 바라기 때문에 지침문자를 보내려고 해요. 아마 지침문자를 보내고 나면 스스로의 인지부조화 때문에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순간도 있겠지만 이론을 체화하는 좋은 경험이 될거라고 생각해요.
1차 지침 전, 마음을 다잡기 위해 후기를 써보았는데 아무래도 후기는 사연만큼 열심히 천천히 쓰지 않아서 중구난방이네요. 이강희 상담사님이 사연 보고 글 잘쓴다고 해주셨는데, 후기 보고 실망하시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ㅜㅜ
다음에 재회 후기 혹은 재회 성공 직전 '내 의지로' 포기한 후기로 찾아올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오주원 상담사님, 이강희 상담사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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