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지침 후 공백기를 견디고 있을 모든 내담자들과 정수아 상담사님께
피치피치어피치
2017. 04. 22
안녕하세요.
저는 3월 말 정수아 상담사님께 1차 상담을 받고 지침 수행 도중 자꾸 롤코를 타는 내프로 인해 2차 상담을 받은 내담자입니다.
지침은 확실하게 수행했는데 자꾸 애매한 반응만을 보여주는 상대방으로 인해서 '아 이러다 정말 내가 사고를 치겠구나' 라는 생각에 급하게 2차 상담을 신청했네요. 신청글 써놓고 1시간 간격으로 댓글이 달렸나 안달렸나 확인하는 나를 보면서 '난 아직도 갈 길이 멀었구나~'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새벽 1시 반에 달린 관리자님의 댓글....설마 하는 마음에 들어가서 확인했다가 새벽 잠이 후다닥 달아났다지요 ㅋㅋㅋ 이 시간까지 안자고 계시냐는 질문에 관리자님 왈 [제 댓글을 기다리고 계실 내담자들이 계신데 제가 어찌 잠을 자겠습니까..ㅠㅠ] 감동 찌링찌링... 아트라상 관리자님 정말 최고입니다.
1차 상담때도 그랬지만 2차 상담도 여전히 만족 대만족이었어요. 사실 애프터 메일로 여러가지 상황들에 대해 미리 말씀드린 것들이 있어서 상담하면서 할 말들이 없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내담자들의 무한한 궁금증은 그냥 뭐, 다들 아실거에요. 상담 녹음한 내용을 오늘 다시 들어보는데 했던 질문을 또 하고, 또또 하고 그럴 때마다 우리 천사같은 정수아 상담사님은 제 내프를 안정시켜 주시기 위해 무던히 애써주셨습니다. 제가 '1차 지침을 했는데 확률이 오르기는 커녕 상대방이 반응이 없으니까 오히려 이제 정말 끝인가? 확률이 사라졌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라는 바보같은 소릴 하는데도 수아 상담사님 왈 '왜 그런 생각을 하세요~ 제가 있는데!'
와우... 그냥 뭐...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었어요. '그래 너 어디 두고봐라. 내 뒤에 수아쌤 있으니까 넌 다죽었어~' 뭐 이런 느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이래도 뭐 나중에 2차 지침 할 때쯤 되면 다시 불안에 떨 것 같기는 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그래도 저 한마디에 없던 용기도 막 생겨나고 그러더군요.
제목에도 썼듯이 지침 후 공백기를 견디고 있을 모든 아트라상 내담자들과 이 후기를 함께 나누고 싶었어요. 다들 알다시피 상담받고 나면 정말 좋은데 지침을 수행하기까지의 공백기나, 1차 지침 후 있는 그 공백기를 견디는 시간이 생각보다 더디고 힘들잖아요. 아 물론 내적프레임 관리 정말 잘하시는 분들은 예외겠지만 저처럼 롤코타는 분들은 그 불안감, 초조함, 다들 쉽게 연락이 오고 반응이 오는 것 같은데 나만 예외인 것 같은 그 마음 때문에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고 그러시지 않나요? [나만 그런가..]
저 또한 그래서 2차 상담을 받은 거였고, 사실 저 지침 수행한지 한 달도 안되었거든요 ㅋㅋㅋㅋㅋㅋ 공백기는 두 달인데 허허.. 정말 상담사님께 공백기의 중요성, 공백기 설정 기준, 뭐 이런 제목의 칼럼 써달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었어요 ㅋㅋㅋㅋㅋㅋ저 농담처럼 드린 말씀이지만 써주시면 안될까요? ㅋㅋㅋ 아마 모든 내담자들이 원하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제 스스로 이 공백기가 왜 필요한 걸까? 열심히 나름대로의 답도 내려가면서 있다가 심리학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오랜 친구와 프레임 이론에 대한 대화를 나누게 되었어요. 상담받은 것은 얘기하지 않았고 지침 문자에 대한 내용을 이야기했는데 공백기를 보내는 것에 대해 초조해 하니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이 비유가 맞을진 모르겠지만 한 번 들어봐. 너가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주사기에 약을 20ml 넣어서 치료를 해줬어. 그럼 그 약이 효과를 볼 때까지 시간을 두고 봐야하는 거잖아. 당장 하루 지났는데 효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주사를 또 놔달라고 떼를 쓰거나 이 의사 돌팔이라고 소문을 내면 그게 맞는걸까? 시간이 좀 지나면서 효과가 없으면 그 때가서 약을 좀 더 넣거나 더 쎈 약을 처방받거나 해야하는 거잖아. 넌 지금 너무 조급해. 너 말대로 프레임이라는 것이 지금 올라가고 있는 거라면 상대방이 너에 대해서 충분히 생각하고 그리워할 시간을 좀 주는 게 어때?'
순간 뒷통수를 맞은 것처럼 띵하더군요. 그리고 이어지는 친구의 말.
'그리고 넌 지금 그냥 그 재회라는 것에만 너무 매달려있는 것처럼 보여. 나는 이대로라면 다시 만나더라도 문제가 생겨서 금방 헤어질 것 같아. 걘 분명히 너가 그리울거야. 아니 그리워지고 있는 과정일거야. 그 그리움의 수치가 만땅이 될 때까지 충분히 시간을 주고 대신 상대방이 그렇게 돌아왔을 때 너를 보면서 실망스럽지 않게 너 스스로도 변하는 시간이 바로 지금이야'
...... 할 말이 없었습니다. 아트라상 내담자도 아닌 제 친구는 모든 칼럼을 정독한 저보다도 본질을 꿰뚫고 있는 것 같더군요..
맞아요. 공백기는 그런거라고 생각해요. 나의 마음과 상대방의 마음이 완전히 똑같지는 않아도 어느정도는 비슷한 위치에 도달할 수 있게 되는 그 시간,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내 프레임이 올라가고, 그에 따라 상대방이 나를 보고싶어하고 그리워하게 되는 마음이 점점 생겨나는 바로 그 시간들요. 그리고 그 시간은 그저 하루하루가 흘러가기만을 달력에 X를 그어가며 보내야 하는 날들이 아니라 나에게도 다시 오지 않을 스스로의 변화를 위한 귀한 시간이라는 거지요..
물론 이래놓고 또 많은 변수들이 생기면 저 또한 애프터 메일로 열심히 징징댈 모습이 보이지만, 그래도 우린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내일보다 더 먼 미래가 점점 나아질 것을 기대하며 살기로 해요. 힘내자는 말은 하지 않을 거에요. 그저 '기대'하면서 이 시간을 보내다 보면 꽃길을 걷고 있을 겁니다 :)
p.s - 끝까지 내 편이 되어주실 정수아 상담사님. 늘 힘내주세요!♥ (+관리자님도, 아트라상 모든 상담사님들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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