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재회 후 4개월
칠성사이다
2017. 03. 20
안녕하세요 주원쌤, 수현쌤, 그리고 여러 내담자 여러분.
재회 후 많은 시간이 지나고서야 이렇게 후기를 올리게 됐습니다. (주원쌤, 수현쌤 죄송해요 힝)
저는 8월에 주원쌤의 첫 상담을 시작으로 그 뒤 수현쌤께 2번의 상담을 더 받고, 11월 재회, 현재는 재회 후 4개월이 지났네요.
재회를 하게 되면 다른 분들처럼 “재회했습니다~^^ 역시 내프 올리기가 중요해요. 제일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입니다.” 라는 성숙한 후기를 남기고 싶었지만, 저는 재회 후 매일 매일이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거든요. 그래서 좀 안정된 상태에서 후기를 쓰겠다 마음 먹었죠. 그러다보니 이렇게 시간이 많이 흘렀네요. (쌤들 죄송..저의 내프를 봐서라도 이해해주세요 힝)
간략한 상황 소개를 해드리자면 2년 연애를 한 여자 내담자로, 초초고프 초저신의 소위 말하는 X년이었습니다.(주원쌤이 음성으로 날려주심. 정신 차리라고)
상대에게 화내고 진상 부리고 연락 씹기는 기본이고 헤어지자는 말을 즐겨하는, 상대를 정신적으로 괴롭게 하는 진상녀였죠.
상대는 그런 저를 받아주며 한없이 내프가 하락하고 자신감도 자존감도 깎이게 되는 상황이었답니다.
또다시 제가 헤어지자고 하고 일주일도 안돼서 울며불며 매달려봤지만 생전 처음 보는 모습으로 절 내치던 상대.. 더 이상은 힘들었겠지요. 게다가 그렇게 프레임 높던 제가 매달리는 모습에 자존심 발동 걸렸을 테고요. 아차 싶어서 그 자리에서 눈물 뚝 그치고 이게 너한테 하는 마지막 연락일 테니 잘 살아라 하고 돌아섰어요. 그 뒤 이틀정도 다른 빌미로 그 사람에게 연락이 왔지만 그것도 제가 끝내버렸구요.(이게 모든 가능성의 차단이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됨)
그 뒤 폐인의 모습으로 오주원 블로그를 찾게 되었습니다. 사실 선생님들껜 창피해서 말씀 안 드렸었는데요, 제가 아트라상을 알기 전에 다른 업체 3군데를 돌다왔거든요. 타 업체에서 받은 지침으로는 나의 잘못을 뉘우치는 구구절절한 메시지를 추억과 함께 엮어서 스스로 작성해서 보내는 방식이었습니다. 받자마자 느낌이 왔죠.“와 안된다. 이렇게 하면 백퍼센트 망.한.다.”
그런데 오주원 블로그를 탐방하다보니 점점 확신이 들었습니다. 여기서 이 사람한테 상담 받아야겠다고.
저는 네 번의 지침을 보냈고, 워낙 고프기 때문에 프레임을 높이기보다는 신뢰를 주는 식의 지침을 사용하기로 했고, 주원쌤, 수현쌤 두 분께 받은 확률은 100%였습니다. 확률에 보수적인 수현쌤도 자기가 100%을 부르겠다고 걱정 말라고 장담하셨습니다.
그런데 내담자 입장에선 그게 귀에 잘 안 들리죠? 저도 그랬어요. 에프터 메일로 난 재회 못한다고, 아닌 거 같다고, 이 사람은 날 그리워하지 않고 끝났다고, 다시 못 만난다고 난리쳤죠.
그도 그럴 것이 1,2차 지침 때는 무반응, 3차 때는 엄청난 이중모션이 보여 제가 자존심 상해서 끊어버리고..
에프터 메일로 경과보고 하며 찡찡거리면 선생님들 대답은
“남자분 내프가 너무 낮아서 겁내고 있어요. ^^상황이 좋네요, 걱정 마시고 기다리세요.”
휴.. 상황이 뭐가 좋아요.. 얼마나 쌤들이 얄미웠는지, 아닌 거 같은데 자꾸 상황이 좋다고만 하고.
근데요, 상황이 진짜 좋은 거였어요. 재회 후 물어보니 제 생각나서 힘들 때 어떻게 알고 그렇게 감싸주는 연락을 했냐고 묻더라구요, 그리고 의미심장한 그 문자의 내용 때문에 미치는 줄 알았다고. 쌤들이 좋다고 하면 진짜 좋은 거예요.
마지막으로 받은 지침은 그냥 전화하기였어요. 여태 앞의 지침들로 신뢰를 잘 쌓아왔기 때문에, 그리고 본래 프레임이 크게 남아있기 때문에 전화해서 만남유도로 만나기만 하면 바로 재회라고 하셨죠.
뻔뻔하게 전화 걸고 뻔뻔하게 통화한 뒤, 뻔뻔하게 만났습니다. 만나서 뻔뻔하게 밥 먹고 카페 가자고 졸랐죠. 사는 얘기, 짜증났던 선배이야기, 맛있었던 맛집 이야기 등 왕뻔뻔하게 친구 대하듯 즐겁게 수다 떨고 놀았습니다.
대신 나는 너와 헤어지고 힘들었지만 이제는 이겨내고 성숙해졌다 고맙게 생각한다는 식의 신뢰도, 프레임 높이기를 시전했구요.
상대는 가시세우고 경계하다가 제 성숙해진 모습과 여유로운 모습을 보니 자기도 마음을 열더라구요. 그리고 적당히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 오늘 즐거웠다고 일어나자고 했습니다. 좀 아쉬워하라고.
여러분, 전 그때 이중모션의 끝판왕을 봤습니다.
본능을 억누르지 못하고 제 손을 덥석 잡더니, 그 순간 이성이 나왔는지, “안돼!” 하며 손을 놓더라구요. 다시 본능이 튀어나와 제 머리를 쓰다듬더니 “아.. 안돼!”하며 이성으로 본능을 눌렀어요. 마침내는 저를 꼭 안고 있으면서 입으로는 안 된다는 말을 중얼거리는 이성과 본능이 공존하는 상태가 되더군요. 참나
저는 이론을 아니까 이 사람이 이러는 게 웃겨 죽겠더라구요. 물론 티는 안냈죠. 부처와 같은 미소를 지으며 바라봐주기만 했어요.^__^
그 뒤로 연락을 계속 주고받았는데 다시 만날 때까지도 친구처럼 편하게만 대하니까 화를 내며 물어보더군요. “도대체 우리 무슨 사이냐고” 모르겠다는 식으로 대답하자 그게 무슨 책임감 없는 소리냐며 그의 대분노와 함께 저희는 재회했습니다.
다른 좋은 이야기들은 저보다 성숙하고 똑똑한 많은 내담자들께서 해주실테니, 저는 그냥 제가 느꼈던 솔직한 이야기만 해드릴게요.
1. 자존심이 너무 상하실 필요 없어요.
저는 내프가 최하위인만큼 자존심이 너무 강해서,
제가 재회를 위해 상담을 받고 지침을 받고 지침에 대한 답장도 못 받은 것이 너무 자존심 상했거든요. 그리고 제가 먼저 연락을 해서 재회한 것이 너무 자존심 상했어요. 근데요, 재회한 후에 그의 얘길 들어보니 이번에도 자신이 절 잡았다고 억울하다고 분개하더라구요. 제가 잡은 게 아니라요!
저처럼 고프레임 자존심 높은 여러분 걱정하지마세요. 상담사님이 상담을 통해 절대 프레임 떨어지지 않게 지침 잘 짜주십니다. 내담자 특성을 잘 고려해서요.
2. 상담사님께 찡찡대세요.
내프가 하락해 불안해서 돌발행동을 하고 싶을 때, 그냥 상담사님들한테 찡찡대세요. 돌발행동 하지마시구요. 상담사님께 진상부리고 찡찡대도 웃으면서 이해해주시고 안정시켜주시니 돌발행동으로 상황을 악화시키기 보다는 상담사님을 붙들고 늘어지는 게 나의 재회에도, 상담사님에게도 낫다고 생각해요. (상담사님 저 때문에 참 힘드셨죠..? 죄송)
3. 프레임이 떨어질 거 같아요.
성향이 저와 같은 고프레임인 분들에게 드리는 말씀입니다.
저는 그에게 하는 모든 언행에 프레임이 떨어질까 조심스러워 하고 무슨 실수라도 할까 전전긍긍 했어요. 하지만 본래 생겨먹은 게 고프레임으로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우리는 자존심에 1이 스크래치나면 3을 돌려주잖아요? 본능적으로 그렇게 대처하게 되어있죠.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진심을 담아 있는 그대로 행동하셔도 될 것 같아요. 절대 프레임 떨어질 행동은 안 하실 테니까요.^__^
저는 재회를 했음에도 여전히 완벽한 안정을 찾진 못했어요. 이건 아마 아직도 저의 내적프에임이 낮아서이겠죠. 평생을 이렇게 살아왔는데 한 번에 고치는 것은 힘든 것 같아요.
대신 순간의 대처능력이 생겼죠. 참을성도 생기고, 큰 그림을 보는 능력도요.
앞으로 살면서 몇 번의 큰 위기가 더 찾아오겠지만, 이제는 겁나지 않아요.
상담을 통해 제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었고
아트라상이 옆에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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