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최시현 상담사님 상담후기
JS
2017. 03. 04
최시현 상담사님.
제가 꼭 후기 남기겠다고 말씀드렸었지요. 중간 후기를 남깁니다.
전 약 열흘 전에 상담했던 여성 내담자입니다.
상대와 헤어진 지 열흘 정도 만에 상담을 받았지요.
서로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어 일주일 정도 생각할 시간을 가지고, 만나 헤어지게 된 상황이었습니다. 상대는 헤어짐 당시에도 이중모션을 보였고, 전 프레임 떨어지는 것 없이 나름 깔끔하게 처리해놓은(?) 상태였습니다.
최시현 상담사님은 제가 몇 번이나 수정해 첨부한 PDF 파일들을 보고 강박적 성향을 눈치채셨더군요.
그렇습니다. 전 평범한 고프저신 저내프 내담자였습니다.
지나치게 착하다는 약간의 특이성을 빼면 일반 남성의 표본이라 할 만한 상대에게 철옹성 같은 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다 상대의 자존감을 막장까지 치닫게 만들었다는 분석을 들었습니다.
상대와 헤어지고 나서도 이렇게 마음 아프지 않았는데 상담이 끝나고 있는 그대로의 상대를 사랑해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눈물이 나오더군요. 상처 입은 상대가 가엾고 보듬어 주지 못한 자신의 어리숙함을 깨달았지요.
전 상대와의 재회보다 자신을 개선해나가기 위한 부분에 초점을 두었었기 때문에 상담사님도 이에 대한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재회와 새로운 만남은 그저 일시적인 위안일 뿐이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상담을 통해 강박적인 성향의 사람이 왜 세상을 힘들게 받아들이고 타인을 수용하지 못하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확실히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정적인 감정을 흘려보내는 연습의 시작이 되었지요.
제 분야가 섬세함과 예민함을 요구하는 분야라 사실 이런 제 성향을 싫어하지 않아 왔어요. 하지만 제 직능적 부분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부분이라 해도 인간관계에서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또렷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 난 성격적인 부분에 결함이 있어 하지만 이건 내 재능이기도 해.’ 라고 자기암시를 걸어 자신를 바꾸고자 하는 의지와는 다르게 타성에 젖어있던 절 타파하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추천해주신 글과 블로그의 칼럼을 매일 보며 이론에 대해 깊게 그리고 단단하게 이해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실제 적용을 위해서는 이론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그에서 오는 자신감이 있어야 할 것 같기 때문입니다.
전 마음이 쓸쓸해질 때면 주신 문자내용을 봤습니다. 길지 않은 문자 안에도 제가 놓친 신뢰감과 앞으로 지혜롭게 유지해나가야 할 프레임, 내적 프레임에 대한 핵심적인 단서가 있었거든요.
그리고 어제 상담 열흘 후 보내야 했던 1차 지침을 보냈습니다.
보내주신 내용에 상대의 이름만 더해 그대로 전송했습니다. 상대가 아직은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네요.
상대의 반응이 무척 궁금했기 때문에, 답을 기다리지 않는다면 거짓이지만 제 마음조차 재촉하지 않으려 하고 있습니다.
아트라상의 이론을 숙지해나가니 헤어진 상대뿐 아니라 타인을 대할 때 여유가 느는 것을 실감합니다.
상대가 무응답으로 일관하더라도 많이 불안하진 않을 것 같아요. 제 착각일 수도 있지만, 상대의 마음이 전해져 오는 거 같거든요.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정진하며 천천히 상대를 기다려보렵니다. 항상 제가 채근해 상처를 입은 상대에게 이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일 테니까요.
2차 지침을 사용할지는 결정하지 못했어요. 좀 더 고민하고 발전하며 남은 5주를 보내려 합니다.
살아온 관성이 얼마나 무서운지 깨닫는 매일입니다. 여전히 전 매사에 예민하고 까다롭습니다. 다만 타인을 대할 때의 자세에 대해 항상 인식하고 제 속에 묵혀둔 무거운 짐들을 조금씩 내려놓는 중입니다. 하나씩 내려놓을 때마다 대부분 제가 만든 허상이었다는 것을 마주해요. 과거에 머물러 있던 어린 자신을 깨닫게 됩니다.
이제 가벼운 몸으로 서서히 뛰어나갈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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