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한층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비블리오티오켓
2017. 02. 08
안녕하세요. 저 역시 올해 서른의 남자내담자입니다.
오주원 상담사님에게 1차 상담 받았습니다.
저는 취업준비 중에 첫사랑과 이별하게 되었죠.
첫사랑, 첫이별, 대체자를 찾을 환경도 안되는 상황, 취업준비라는 험난한 조건에서 너무 힘들었습니다. 통화만 하면 돌아올 것 같고, 아직 전여친도 날 좋아할 거라는 혼자만의 생각에 전화를 너무 하고 싶었어요. 이미 전여친에게 새로운 남자가 생겼는데도 말이죠.
그때마다 연애 경험 많은 저의 형이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너는 어떻게 헤어지고 망하는 코스를 그렇게 정석대로 밟아가려하냐’고 비아냥거리더군요. 그리고 저를 말렸습니다. ‘너부터 여유를 찾고, 이별의 원인인 문제의 상황을 바뀔 때 인연은 다시 돌아올 수 있지, 지금은 절대 못돌아온다’라고 얘기하더군요. 연애에 있어서 형에게 의지하던 저는 연락을 참고 참았죠. 하지만 결혼하고 회사일에 바쁜 형에게 이 답이 없는 상황을 의지할 수 없었고, 오주원 상담사님의 블로그를 발견하게 됩니다. 칼럼과 후기를 보면서 형이 평소에 말하는 연애가 조금은 더 구체적으로 보이더군요. 상담을 하면 제가 원하는 재회도, 그리고 연애를 배울 수 있다는 생각에 상담을 신청하였습니다.
상담사님에게 전여친의 성향, 심리상태, 저희 관계에 대해 얘기를 듣고, 지침을 받았습니다. 후기와 칼럼을 많이 읽었는데도, 잘 이해가 안되는 지침이었어요. 무엇보다 전여친에게 항상 자상한 모습만 보여왔고, 철든 이후 누군가를 깎아내리는 말과 행동을 하지 않던 저에게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지침은 사용하기가 두려웠죠. 상담사님은 지침이 이해될 때 보내라고 하셨지만, 결국 전 보내지 않았습니다. 두려웠습니다. 지침을 안보내도 취업시험이 지나고 가도 가능성이 크다는 상담사님의 말과 지침문자를 이해하지만 자칫 너만 우스운 꼴이 될 수 있다는 형의 말에 지침을 안보냈죠. 지침도 두려워서 안보낸 이유를 상담사님과 형의 말에서 스스로 정당화한 꼴이죠. 사실 지금은 지침의 내용이 제가 전여친에게 하고 싶은 말이 되었지만, 찌질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혹시 실기(失期)하지 않았나해서 안보냈습니다.
상담종료 며칠 후 전여친이 저에게 헤어짐을 고할 때 흔들린다는 남자와 바로 사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의 배신감과 분노, 동시에 비참함과 슬픔은 아마 겪어보신 내담자들은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오주원 상담사님에게 재회포기를 선언하였습니다.
하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계속 마음이 바뀌더군요. ‘만나고 싶다’, ‘넌 자존심도 없냐’라는 속마음과 아름다웠던 기억들, 힘들었던 기억들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마음은 분명 전여친에게 남아있으니 후회없이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2차 상담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쩌면 지침을 받고도 마음이 안가면 안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1차상담때처럼 두려움에 물러서진 않을 겁니다. 다만, 취업준비에 매진하는 상황에서 음성상담을 하고 녹음파일을 계속 듣는게 무리라고 판단하여 문서상담을 신청한 상황입니다. 재회도 재회지만, 마음을 다스리고 싶다는 말을 상담신청서에 강조했는데, 이강희 상담사님을 믿고 있습니다..ㅎ
한편, 칼럼과 후기를 읽고 또 읽으면서 점차 저의 이별의 원인이 보이더군요. 저는 프레임관리에는 괜찮았던 것 같은데, 신뢰감을 주지 못했어요. 상황적 신뢰감이라고 표현이 되는데, 취업준비라는 상황에서 애인에게 지속적으로 신뢰감을 주었어야 했죠. 하지만 여자친구가 저만 바라보는 상황에서 저는 아무걱정안하고 오히려 취업에 집중했죠. 전여친이 저에게 가지고 있었던 신뢰감이 고갈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남자가 대쉬를 하였고 결국 이별이 되었던거죠.
재회가 되거나 혹은 다른 인연을 새로 만나든 자신이 있습니다. 이별과 프레임과 신뢰라는 두 가지 축으로 설명되는 사람관계를 알게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이성의 마음을 어떻게 얻느냐는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이별 후 한 달이 지나고 친하게 지내는 여동생을 만나서 데이트를 하는데, 그 친구가 저한테 그러더군요. ‘오빠는 헤어진 사람같지 않아. 내 주변에 헤어진 친구들은 진짜 그 힘듦이 얼굴에 다 나타나는데 오빠는 뭔가 밝아.’ 제가 제 부족한 점을 깨닫고, 개선점을 알게 되었으니 표정에 다 드러나는 것이겠죠. 근데 이거 어디서 들어본 것 같지 않나요?ㅎㅎ 오주원 상담사님의 칼럼 ‘항상 실패하는 사람, 더 나아지는 사람’이라는 제목이었던가요. 거기에서 오주원 상담사님이 들었던 말과 같아요. ㅎㅎ 신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2차 상담 잘 받고, 마음이 있을 때까지는 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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