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하서영 상담사님 ) 공백기 끝+1차 애프터메일 후기
리세드
2024. 10. 07
안녕하세요. 먼저 제 상황을 요약하자면
10개월 연애 / 고프저신 / 리그의 교란(등급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제 권위적인 말투와 워딩으로 저신뢰도) / 지능이 낮은 상대 / 60%
10년차를 바라보는 강박 남자 내담자입니다.
1차 지침 반응은 '짧은 덕담' 이었습니다.
공백기 후기를 시작합니다.
1. 이제까지 몇 번의 공백기 동안, 상담사님과의 통화 내용을 들으며 내프를 다잡았는데, 이번엔 그 방법이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더라구요.
왜 그랬을까요? 저는 이번 상담에서 거의 혼나기만 했기 때문입니다.
편집 프로그램으로 상담사님 음성만 남겨서 듣습니다만,
'(저)님 잘못 했어요' '(수준이 맞지 않으니 여자를) 다른 분께 양보해주세요' '나쁘게 했어요!' 등
제 걱정, 꾸짖음이 많이 있더라구요.(물론, 저를 위한 진심 어린 마음에 하신 걸 알고 있습니다.^^)
전 남자 중에서도 자존심이 '정말정말' 강한 성향이기 때문에, 제 잘못을 후벼파시는 상담사님 말씀을 들으면 들을수록 내적프레임 하락 + 자존심 발동에 음성 속의 상담사님에게 불쑥불쑥 화가 날 때도 있었습니다.
웃기죠? 상담 때는 내프 낮아가지고 그렇게 상대에게 미안해서 울어놓고, 내프 10%정도 회복되자마자 서영쌤한테 자존심 발동하고 있는 모습이ㅋㅋ..
저는 새로운 목표를 세웁니다. '오히려 더 녹음을 듣고 내 마음을 후벼 파자, 상담사님 지적을 듣고 욱하지 않을 정도 되면 애프터메일과 2차 지침을 보내자'
저는 원래, 미해결과제가 생기거나 화가 나면 그 생각을 미친 듯이 해서 뇌를 피곤하게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입니다.
둔감해질 때까지 계속 뇌를 찌르는거죠. 결론은? 성공했습니다. 여전히, 상대를 놔 주라는 상담사님의 음성을 들으면 슬프긴 하지만, 적어도 '서영쌤 나한테만 뭐라 하는거 아니야?' 하는 생각은 안 하게 됐어요.
2. SNS는 꾸준히 했습니다. 식단도 꾸준히 하고, 운동도 주 6일 출석해서 추가 공백기 끝날 때쯤은 복근이 보일 것 같네요.^^;
다만 SNS 하려고 사진작가까지 고용해서 핫플을 다녔는데, 상대가 제 카톡을 보지 않는 것 같아 아쉽네요.
상대의 SNS 염탐, 하지 않는 게 국룰이지만 너무나 무반응이라 인스타라도 봐야 살 것 같았습니다.
어떤 게시물은 제 내프를 흔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다년 짬 채운 내담자라고 혼자 속앓이는 해도 공백기를 어기지는 않았습니다.
흔들리지 않을 자신 있으시면 저처럼 답을 꼭 알아야겠다. 보셔야겠다 하는 분들은... 그래도 보지 마세요.
정작 저도 본능을 반만 억제해서 상대 인스타 보고 고통받고 있지만...^^
아무튼, 제 인생에서 몇 없는, 역대급으로 긴 8주였습니다.
애프터메일 후기
일단 제 목표는 공백기 끝나기 하루 이틀 전까지는 무조건 참자였습니다.
중간중간 내프 흔들릴 때 충동적으로 애프터메일을 쓰고 싶었던 순간이 매우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어차피 지침은 보냈고, 반응은 있었으니 럭키비키고, 이제 진인사대천명이다. 지금 내가 흔들리는 건 그렇게 상담사님이 보지 말라고 했는데 상대 SNS를 염탐한 내 탓이고, 잡고 싶은 본능 때문이다 라는 생각으로 정신줄을 잡았습니다.
대신 애프터메일을 보내기 전에 이틀에 한 번은 수정했던 것 같습니다.
용량 제한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깔끔하게 '정말 모르는 것만 물어봐야 한다는' 강박도 있었지만,
흔들리던 내프가 시간이 지나면 안정되고, 나를 괴롭히던 미해결 과제가 칼럼도 읽고 하다보면 해결되는 부분이 많아 해당 내용을 삭제하고 다듬으며 공백기를 보냈던 것 같네요.
다만 답변에서 저는 상대를 지능 낮고, 돌아서면 감정이든 추억이든 잊어버리는 로봇으로 평가하고 있었는데, 제 기준이면 이 정도 지능도 진짜 낮은 거였는데,
상담사님은 그 정도도 제가 고평가하고 있다 하셔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지능이 낮은 사람을 만났다는 건가 하는 충격과 동시에
'과연 이렇게 지능이 낮은 사람과도 재회를 할 수 있을까?' '지능이 낮다는 건 어찌 보면 축복이 아닐까. 헤어지고 돌아서면 잊을 수 있으니?' 등의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냥 MBTI가 N인 사람의 넋두리입니다. ㅎㅎ)
칼럼을 보면, 지능이 낮은 경우엔 4개월 정도 공백을 주신다고 하셔서 그걸 물어봤는데, 상대가 그 정도로 공백을 줘도 되는 지능이라는게 너무 개탄스럽네요...
일단 추가 공백기를 한 달 가량 더 받았습니다. 2차 지침 타이밍이라 생각해서 좀 쉬고 있었는데, 다시 열심히 SNS 플레이 해야죠.
2차 지침은 굉장히 심플하지만, 행동 지침 면에서는 굉장히 디테일한데, 제가 이 지침을 체화할 수 있도록 계속 공부해야겠습니다.
거부감이 든다기보다는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드네요 ㅋㅋ
그리고 머릿속으로 '성질 자랑 하지 말자.' '지적하지 말자' 늘 새기고 남은 한 달 보내보겠습니다.
메일에서는 너무 차분하고 따뜻하게 말씀해주시는 서영쌤. (상담 때 차갑다는 뜻은 아니예요 아시죠 ㅋㅋ)
솔직히, 성질을 죽인다, 성격을 바꾼다는 건 기질이라 불가능할 것 같고, 이성의 힘을 더 키우고 올게요. 2차 지침 수행 후 다시 오겠습니다.
남자 내담자분들, 혹은 자존심이 강한 다른 내담자분들께도 제 후기가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영쌤은 적극 반대하셨지만, 이 친구와 단 한번의 재회만 해 보길 바랍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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