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확률 40%, 나의 재회 성공 일지 (하서영 상담사님/저프고신/남자 내담자)
사랑의자유
2025. 05. 09
Day 1
2년 연애가 끝났다. 이별의 이유는 "나의 무관심."이란다. 인정하기 싫지만 맞는 말이었다. 승진 준비하느라 정신 없었고, 그녀는 계속 기다려줬는데.. 내가 너무 늦게 알았다.
Day 3
그녀 집 앞에서 4시간을 기다렸다. 비도 오는데. 결국 나오긴 했는데 제발 그만하라는 말만 듣고 아무 수확이 없었다. 진짜 끝인가.
Day 5
블로그를 검색하다가 아트라상이란 곳을 발견했다. 처음엔 뭔가 이상한 곳이다 싶었는데 내용이나 후기들이 심상치 않다. 칼럼을 읽어봤는데 ... 충격이다. 지금 내가 하는 행동들이 모두 최악이라니.
Day 6
망설이다 음성 상담을 신청했다. 글로는 내 감정을 다 못 담을 것 같기도 했고,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었다. 솔직히 기대반 의심반이었다. 이게 진짜 될까?
Day 14
상담사님 목소리가 생각보다 편안하고 발랄했다. 내 상황은 '저프고신'이란다. 듣고있자니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다. "진짜 무관심때문에 헤어진거라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에 순간 멍해졌다. 확률은 40%. 내 생각보다 높았다. 진짜 희망적이시다. (나중에 보니 이게 마냥 낮은 건 아니었음.)
Day 16
이틀 고민하다 지침문자 보냈다. 솔직히 말하자면 첫 문장부터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문장 속 남자는 내가 아닌 것만 같다.
하지만 나랑 비슷한 후기들을 보니 모두 나랑 똑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본능을 역행하기 싫어서 토씨 하나 안바꾸고 그대로 보냈다.
솔직히 마음 한구석은 불안하다. 답장이 올까? 아니면 카톡 차단을 당할까. 내 멘탈은 멀쩡할지. 아님 아예 무시당하면 어쩌지?
Day 17
자고 일어나니 카톡 올차단이 되어있다. 프사까지 차단당했다. 예상했던 반응이지만 멘붕이다.
바로 에프터 썼다. 답변이 오려면 이틀이나 기다려야한다.
Day 18
인스타 스토리를 올리는데 그녀가 내 스토리를 확인했다. 헤어지고 2주만에 처음이다. 카톡은 차단당했는데, 스토리는 본다. 이게 뭐지..
에프터 취소해달라고 하고 수정해서 다시 보냈다.
연락하고 싶은 마음 참기가 너무 힘들다. 상담 녹음해놓은걸 무한 반복해서 들으며 겨우 버틴다.
Day 19
에프터 답변이 왔다. 예상대로 좋은 반응이 맞았다. 마음이 조금 진정된다.
Day 22
매일 인스타 스토리에 일상 사진을 올린다. 운동, 책 읽는 모습, 카페에서 노트북 작업하는 사진들. 과시는 아니지만 '잘 지내고 있다'는 느낌을 주려고 노력 중. 며칠째 그녀는 항상 첫 번째로 스토리를 본다. 조언대로 SNS는 관리하되 연락은 절대 먼저 하지 않고있다.
Day 24
드디어 카톡 차단이 풀렸다. 프로필 사진도 보인다. 연락할까 고민했지만 서영쌤 말씀대로 참았다. 그날 밤, 술 마시다가 연락할 뻔했는데 친구가 핸드폰을 뺏어갔다. 고맙다.
Day 30
우연히 영화관에서 그녀를 마주쳤다. 친구들과 함께였는데, 순간 정적이 흘렀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 당황했지만, 평소처럼 인사하고 웃으며 지나갔다. 그날 밤 먼저 카톡이 왔다.
Day 34
며칠의 카톡 후 드디어 만나자는 제안을 받았다. 바로 에프터를 사용했다. 만났을 때 행동 지침을 체화하고 몸에 익히려고 엄청나게 노력했다.
Day 35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았다. 예전 같았으면 바로 사과하고 매달렸을 텐데, 상담사님 조언대로 현재 얘기만 하려고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 승진한 이야기, 새로 시작한 테니스 이야기... 그녀가 내 눈을 자꾸 피하는 게 느껴졌다. 좋은 건가? 나쁜 건가?
Day 37
두 번째 만남. 이번엔 좀 더 편안했다. 웃음도 많이 나왔고. 헤어질 때 그녀가 "너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그 말에 묘한 희망이 생겼다. 하지만..너무 기대하지 는 않으려 한다.
Day 38
세 번째 만남인데 갑자기 그녀가 눈물을 보였다. 헤어질 때 너무 서운했던 마음, 내가 변한 것 같아 기쁘다는 마음...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 "고프고신"이 이런 거였구나 싶다.
Day 42
그녀의 생일이었다. 이전처럼 너무 진정성만 있게 가기보다는, 조금 더 화려한 선물도 같이 준비했다. 함께 준비한 편지에는 그동안 느낀 점, 감사함, 그리고 앞으로의 바람을 솔직하게 적었다. 그녀는 편지를 읽고 울었다.
Day 44
오늘 그녀가 먼저 "우리 다시 시작해볼까?"라고 물었다.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하지만 상담사님 조언대로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조금만 더 천천히 가보자"고 했다. 그녀의 눈빛이 더 간절해졌다.
Day 45
공식적으로 재회했다. 하서영 상담사님께 감사 메일을 보냈다. 에프터가 아니라 답장은 기대도 안했는데, "재회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니 앞으로도 상담에서 말씀드린 것들을 잊지 말라고" 해주셨다.
예전과는 확실히 다르다. 내가 달라졌고, 그녀도 달라졌다.
서로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매일 감사함을 표현한다. 이별이 오히려 우리 관계를 더 깊게 만들어준 것 같다.
상담사님, 이 일지를 쓰는 지금도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상담 시작할 때만 해도 제가 이런 결과를 얻을 거라고 상상도 못 했기 때문입니다.
가끔 상담 녹음본을 다시 들어보는데, 그때의 저와 지금의 제가 정말 다른 사람 같이 느껴집니다.
지금 이별로 힘들어하시는 분들, 저처럼 "이게 될까?" 의심하시는 분들, 용기 내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혼자서는 보지 못했던 길이 보일 거라 감히 자신합니다.
일상을 사느라 너무 늦은 후기 죄송합니다. 당시 제가 썼던 일기를 쭉 이어 붙여보았습니다.
후기들을 보니 상담사님들은 아침에 후기를 읽으며 하루를 시작하신단 얘기가 있더군요.
이 후기가 상담사님께 보답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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