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재회후기 / 동갑커플 / 장거리·장기연애 / 정유현 상담사님 감사합니다.
초코붕어빵
2025. 03. 12
안녕하세요, 몇 개월간 후기 게시판에 지박령처럼 있던 사람입니다. 제가 지금 후기를 쓰고 있다니 가슴이 벅차기도 하네요. 장거리 연애에서 이별을 겪은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와 남친은 대학교 CC였고 3년간 아무 탈 없이 연애했었습니다. 하지만 상대에게 꿈같던 해외 석사 기회가 주어졌고 저도 그 애를 응원하며 장거리연애를 시작하게 되었죠.
처음에는 모든 게 괜찮았습니다. 아니 그런 줄 알았죠. 매일매일 영통했고, 카톡도 한국에 있을 때와 다름없이 똑같이 했고 서프라이즈 선물도 종종 할 만큼요. 서로 관계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6개월, 1년이 지나가면서 점점 저희 사이에 오해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서로에게 쏟는 시간은 줄어들고 갈등은 커졌습니다.
마지막 헤어지기 전, 그 날 싸움은 정말 웃길 정도로 사소한 것부터였습니다. 남친 생일에 맞춰 깜짝 방문을 하기로 했던 제 계획이 무산된 게 시작이었습니다. 자기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고 느끼는 듯 했어요. 하지만 저 역시 제 상황을 이해못해주는 그 애가 미웠습니다. 1년에 한번 얼굴 보기도 힘들 지경이니 결국 이렇게는 못하겠단 말이 절로 나오더라구요. 결국 그렇게 장장 5년의 장기연애가 막을 내렸습니다.
그렇게 이별하고 2개월 뒤 말은 안 했지만 속은 곪아 있던 저를 어떻게 알았는지, 친구가 아트라상을 추천해주더군요. 그렇게 정유현 상담사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상담이 시작되자마자 유현 상담사님이 하신 말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시종일관 제 옆에서 우리의 만남과 이별을 모두 지켜본 친구?같은 느낌이었어요. 쌤은 제가 그 애를 너무 존중한 나머지 표현이 부족했고, 그게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하셨죠. 그리고 장거리 때문에 생긴 불안감이 더해져 서로의 신뢰감이 무너져 내렸고 그게 차츰차츰 프레임에도 영향을 미친 거라 하셨습니다.
1차지침은 단순해 보였지만 핵심을 짚고 있어 날카로웠습니다. 다행히 제가 크게 매달리지 않았기에, 지침은 이해가 되면 바로 보내도 좋다고 하셨고 저는 그 날 저녁 그 애의 시차에 맞춰 지침을 보내고 차단한 채 바로 잠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후로는 유현쌤의 말대로 내적프레임을 다스리는데 온 힘을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힘들 때마다 제가 좋아하는 '내적 프레임'칼럼을 읽었습니다. 힘들 때마다 칼럼을 읽는 게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SNS염탐도, 카톡 차단도 풀지 않고 그렇게 공백기를 잘 보냈습니다.
그렇게 한달이 지나고 차단을 풀었고, 애프터메일로 받은 2차 지침을 보냈습니다. 1차 지침도 놀라웠지만 교묘하게 가능성 제시가 들어간 2차 지침이 더 예술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놀랍게도 10분만에 답장이 오더군요. 잘 지내냐고, 제 생각을 자주 했다면서요.
그렇게 대화가 다시 시작되었고 소소히 근황 토크를 했습니다. 지침대로 대화를 길게 하지도 않았고, 제가 먼저 잘 마무리하고 끝내려고 했어요. 근데 마무리하려던 제 말을 급히 끊더니 곧 한국에 들어올 일이 생겼다면서 보자고 먼저 선수?를 치더라구요.
만나기 전 마지막 애프터메일을 사용했고, 유현쌤은 재회에 대한 확신을 주지 않거나,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다짐을 받지 않는다면 절대 재회를 하지말란 말과 함께 여러가지 팁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벌써 일주일이 지났네요. 헤어지자고, 그렇게 전화로 모질게 저를 상처 줬던 사람의 얼굴을 마주하자 눈물부터 나더라구요. 하지만 상담사님의 조언을 잊지 않고 감정을 추스리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그 날 밤새도록 이야기했어요. 서로 얼마나 두렵고 힘들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할 예정인지. (얘기를 하면서 상대가 계속 지침에 대해 집요할 정도로 물었는데 정말 소름이었어요.) 그리고 결정했습니다. 그 애의 석사 생활이 끝나는 내년까지는, 다시 만나보자고요.
내년까지는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겠지만, 지난 5년보다 마음의 거리가 더 가까워졌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남친은 INFJ고 저는 INTJ인데, 그동안 서로 배려를 한답시고 솔직하지 못하고 벽 아닌 벽을 쌓아두었단 생각이 강하게 들더라구요. 유현쌤이 해주신 모든 말이 맞았던 겁니다.
유현쌤,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계속 믿는다 믿는다 말씀은 드렸지만 쌤께 불안 아닌 불안을 전가드렸던 적이 있던 것 같아 죄송한 마음도 듭니다. 단순 재회가 아니라 상대와 더 건강한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방법을 배운 것 같아 쌤을 만난 것은 어쩌면 제 일생에 큰 행운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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