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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프리미엄 칼럼] 힘들다고 떠나는 연인, 진짜 사랑이 아니였던걸까요? (서바이벌 이론)
아트라상
2026. 10. 12
김도윤 상담사입니다. 오늘 글은 아트라상 장기 내담자분들 혹은 칼럼을 많이 읽어주신 분들만 이해할 수 있을거라 자신합니다. 만약 재회이론을 처음 접하신 초보 내담자 분들이라면 처음오신분에게 칼럼부터 먼저 읽고오시길 추천드립니다.
오늘은 상황적 신뢰감 하락에 대한 글을 써보겠습니다. 연인이 힘들어지면 떠나는 사람, 이 사람은 정말 사랑이 부족해서 떠난 나쁜 사람일까요?
우리는 흔히들 상황이 바뀌었을때 떠나는 사람을 보고 쉽게 욕을 뱉곤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무의식에 어떤 심리가 깃들어있었을지 안다면, 함부로 욕할 수 없게될지도 모릅니다. 오늘 10년차 연애 상담사인 제가 한번 글로 풀어보겠습니다.
만약 제목을 보고 반감이 들어 들어오신 분이 있다면, 역시 환영입니다.딱 1분만 집중해보세요. 그리고 여러분의 생각을 댓글로 적어주시길 바랍니다.

*오랜만의 심화 칼럼이라 편의상 반말로 작성해보겠습니다.
인간은 생존과 번식을 위한 생체 기계다. 흔히 '욕망의 진화'같은 책을 보지 않은 사람들은 남녀 간의 사랑을 말할 때, 번식 즉 '애정전선에만 신경쓰면 관계가 나아질거다.'라 생각한다. 더 잘해 주고 스킨십을 늘리면 된다고.
하지만 '생존 욕구'가 당연히 번식 욕구 위에 있다. 즉, 생존이 담보되어야 다른 욕구가 생긴다는 뜻이다.
생존 위기가 오면, 남녀는 반드시 서로를 탓하며 이별한다. 이와중에 불만을 가진 1명은 성장하고, 당하는 반쪽은 필연적으로 이 자본주의라는 서바이벌에서 도태된다.
예를 들어 보자. 잠자리는 기가 막히게 잘 맞는데, 실업급여 6개월을 풀로 받고 있는 남자친구가 있다. 이 커플의 번식 문제는 이미 해결되었다. 다만, 생존에서 한 명이 도태되었다. 현 상태론 1년을 버티기 어려워 보인다.
기존 연애는 이렇게 유지됐다. 연락한다. 만난다. 맛있는 걸 먹는다. 초반에 쌓아 둔 설렘 하나만으로 이 현상은 몇 달 유지된다. 연애 초반이었기 때문이다. 설렘을 선점해 둬서 몇 달을 생존한 것이다. 하지만 쌓아 둔 건 언젠가 바닥난다. 데이트 비용을 누가 낼지 눈치를 본다. "요즘 뭐해?"가 질문이 아니라 잔소리로 들린다. 그리고 실업급여가 끊기는 6개월째, 싸움이 시작된다.
"너는 왜 이렇게 태평해?"
"나도 면접 많이 보고있어. 왜 자꾸 몰아붙여?"
서로를 탓한다. 그리고 이별한다.

연애 초반은 끌림의 시대다. 좋으면 된다. 그런데 1년쯤 지나면 미래의 시대가 시작된다. '이 사람이랑 같이 살 수 있나'를 계산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잘생기고 몸좋고 잠자리에서 완벽한 백수 남친은 끌림의 시대엔 1등이었다. 하지만 미래의 안전성은 주지못한다.
아트라상은 사람의 감정을 둘로 나눈다. 본능과 이성이다. 본능은 지금 이 사람에게 끌리느냐다(=프레임). 이성은 이 사람과 미래를 그릴 수 있느냐다(=신뢰감).잠자리에서는 신인 백수 남친은 본능 만점, 이성 낙제다. 사람이 잘못한 건 없는데 깜깜한 미래, 즉 지금의 상황이 미래를 깜깜하게 만든다. 우리는 이걸 상황적 신뢰감 하락이 생겼다 부른다. 본능이 아무리 만점이어도 이성에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여기에 '등급 이론'이 적용된다. 연애는 여러 과목의 평균 등급이 비슷한 사람끼리 이어진다. 만약 6개월에서 1년 넘게 만났다면 두 사람의 등급은 사실상 같다는 연애 이론이다. 예쁜 여자 옆에 있는 못생긴 남자가 돈이 많을거라 짐작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등급이론의 실존을 반증한다.
그런데 생존 위기가 오면 이 균형이 깨진다. 한 명은 이직을 준비하고 몸을 만든다. 등급이 오른다. 다른 한 명은 그대로다. 오히려 내려간다. 등급 차이가 벌어지는 순간, 올라간 쪽의 뇌는 무의식적으로 이렇게 명령한다.
이대로는 서바이벌에서 탈락한다!
더 높은 등급의 사람을 찾아라.
연애 스킬은 이런 과정을 통해 늘어난다. 만난다. 맞춰 준다. 싸운다. 화해한다. 사람마다 편차가 있으나, 이 4단계를 많이 반복한 커플이 젤 오래간다. 근데 생존 위기는 이 반복을 한 번에 무너뜨린다. 맞춰 줄 여유가 없고, 화해할 체력이 없다. 그럼 그때 남는 건 뭘까. 그 사람 자체의 매력,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 말곤 없다.
상황적 신뢰감 하락으로 이별을 당한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말한다. "저 잘못한 거 없는데요." 맞다. 잘못은 없다. 다만 두 사람이 같이 크지 못했을 뿐이다.
다만, 답이 명확하다. 이제 두 사람에겐 각자 할 일이 하나씩 생긴다.
생존 위기에 놓인 쪽이라면, 사랑을 증명하려 더 이상 애쓰지마라. 더 잘해 주고 더 매달리는 건 본능 쪽 카드이고, 상대가 불안해하는건 이성 쪽이다. 당장 능력이 없어도 된다. 대신 날짜가 붙은 계획을 보여 줘라. '언젠가 잘될거야'가 아니라 '12월까지 자격증, 1월부터 지원서'.
이성은 다짐이 아니라 숫자와 기한을 더 믿는다. 남자는 지금 능력이 없어도 확실한 미래 비전이 있으면 신뢰감을 만들 수 있다.
상대의 상황 때문에 이별을 통보받은 쪽이라면, 크게 매달리지 마라. "힘들 때일수록 같이 있어야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 상대에게 그 말은 위로가 아니라 짐이되는 말일 수 있다. 그 시간에 내가 성장하는 쪽이 되어라. 운동이든 공부든 이직이든, 하나는 눈에 보이게 바꿔 둬라. 상대가 상황을 정리하고 고개를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보이는 건 그동안 자란 나의 모습이다.
만난다. 밥 먹는다. 영화 본다. 잔다. 라는 단순한 반복만 하면, 자본주의 체계의 괴물들 사이에 낀 인간은 반드시 도태 혹은 도태되고 있다는 생각에 시달리게 된다. 끊임없는 비교를 부추기는 인스타그램. 집안에서 친구들의 스토리만 봐도 절망감을 느끼는 시대이다. 싸우고, 화해하고, 헤어지고... 이 모든 과정이 지나고나면 결국 마지막엔 누가 자랐고 누가 멈췄는지는 반드시 드러나게 된다.
지금 내가 어느 쪽에 서 있는지, 딱 한번만 더 생각해 보자. 단 딱 한가지 더 기억해야할건, 우리네 인생이 서바이벌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글이 당신에게 울림이 되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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